봄밤 > 편지·일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편지·일기

  • HOME
  • 창작의 향기
  • 편지·일기

☞ 舊. 편지/일기    ♨ 맞춤법검사기

  

▷ 모든 저작권은 해당작가에게 있습니다. 무단인용이나 표절을 금합니다

봄밤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48회 작성일 22-04-12 12:47

본문

동백이 어느 집 딸 아이가 십년 공부 하면서  

펑펑 터졌을 코피를 닦은 휴지 뭉치처럼 떨어지는데

그믐밤, 달빛을 물어 뜯는 개거품처럼 거리 거리에

부글부글 피어오르는 꽃을 사쿠라라고 부르고 싶은 밤이다.


그 아비는 재작년 겨울 폭설에 부러져 설해목이 되었다 하나

설해목을 말려서 장작을 지피면 아궁이에 불이 잘 붙는다하니

훗날 아랫묵에 앉을 때마다 그 이름 기리겠지만

기계톱으로 밑동을 켠 나무처럼 쓰러진 아내와 

사방 팔방 36방에 쳐놓은 거미줄에 걸려든 딸아이만 애꿋다


사쿠라라는 것이 본디 푸른 잎을 모르고 덥석 꽃을 피우다

채 봄이 무르익기도 전에 조락하는 꽃인데

피떡처럼 검은 버찌를 품기 위해 마지 못해 잎을 두더니

푸른 잎 아래 하루도 머리 두기 싫다며

이내 비늘이 다 떨어지고 뱀이 될 용처럼 남의 굴을 가로채고는

실눈을 뜨고 살모의 꿈을 꾸는 밤이다.


귀가 시들어 햇빛을 들을 수 없는 누런 잡초들이

햇빛을 향해 떡잎을 여는 파릇파릇한 새잎들을 가리고

바람이 불면 서걱서걱 잎마른 소리를 내며

진실이 내는 생명의 소리를 가려도

마른 땅에 피를 뿌려주려고 오월은 어김없이 오는 법,


아직 4월이 다 가기전에 이미 부서져서 흩어지고 있는

색바랜 꽃이여!

사쿠라가 분분히 지고 있는 봄밤이여!









추천2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270건 14 페이지
편지·일기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3880 景山유영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 0 05-05
3879 景山유영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 0 05-04
3878 이동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 2 05-03
3877 景山유영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 0 05-03
3876 景山유영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 0 05-02
3875 景山유영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 0 05-01
3874 景山유영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 0 04-30
3873 景山유영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 0 04-29
3872 景山유영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 0 04-28
3871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 0 04-26
3870 景山유영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 0 04-26
3869 景山유영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 0 04-25
3868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2 0 04-24
3867 景山유영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 0 04-24
3866 景山유영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 0 04-23
3865 景山유영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 1 04-22
3864 景山유영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 0 04-21
3863 景山유영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 0 04-20
3862 景山유영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 0 04-20
3861 景山유영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 0 04-19
3860 景山유영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 0 04-18
3859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 0 04-17
3858 景山유영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 0 04-17
3857 景山유영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 0 04-16
3856 景山유영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 0 04-15
3855 景山유영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 0 04-14
3854 景山유영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 0 04-13
3853 신광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 0 04-13
열람중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9 2 04-12
3851 景山유영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 0 04-12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