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견,짐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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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견
승강기 앞에 서서 기다린다. 오름과 내림의 기다림 끝에서 탑승한다. 문이 닫히고 제자리에 서서 바깥을 본다. 버스가 지나가고 사람들이 모였다. 점점 작아지는 것들, 점점 뚜렷한 하늘, 들어 올리는 것과 내려다보는 것의 그 중간점에서 발을 내딛는다.
활짝 열린 문을 통과한다.
처음이었다. 간호사는 아주 반기는 듯했다. 여기 인적사항 적어주시고요. 뭐 때문에. 오십견. 아, 여기 오십견 잘 봅니다.
소파에 앉아 있었다. 얼마나 기다렸을까?
한 룸에서 비명소리가 나고, 바깥은 나많은 어른들 옹기종기 붙어 얘기 꽃을 피우고, 마스크 낀 환자와 아주머니
호명을 한다. 흰 가운을 입은 의사는 물었다. 오래됐나요,
한 1년요. 보이시다. 마우스에 액을 바르고 어깨에 갖다 된다. 물이 좀 고였습니다. 주사 몇 방 놓을 겁니다. 좀 아플 거예요. 바늘 들고 어깨 찌른다. 아아~~어허이 그렇게 움직이면 안 돼요. 간호사 다른 주사, 사정없이 찌른다. 얼핏 봐도 양이 좀 돼 보였다. 물컹 들어가는 느낌 이제 팔 한번 들어보세요. 여전히 굳은 팔, 올려본다. 아 여기까지요 더 올리면 좀 힘듭니다.
간호사 주사,
아니,
이제 괜찮습니다
전기충격 좀 받으시고 목요일 봅시다.
두 팔을 올려본다. 여전히 한 팔은 뻣뻣하고 한 팔은 시체 같고 뭐라도 집어야겠다는 구름의 군무 같고 그러나 여태껏 두 팔을 잃지 않은 작은 희망은 여린 눈동자를 보며 가끔은 졸다가 언뜻 늙고 초췌한 얼굴에 패드 한 장 얹을 수 있다는 것
그러면서도 뽕잎처럼 이불 한 장 당길 수 있다는 것
짐밥
회관에 사람이 빡빡하이 한기다. 지언이 대문에 짐밥 한 개하고 뭐 달아났더라꼬, 이거 거다가 전지 놔두고 오늘 무것다. 가마이 낳또라 지대로 놔두면 알아서 잘 산다. 저엉여이 신경 쓸까봐 전화도 안 했다. 아들 원망도 자랑도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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