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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삼하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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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3회 작성일 22-07-05 04:11

본문

 삼삼하다는 것 


 그것은 미늘을 물고 늘어졌다가 자동 방생을 꿈꾸는 참돔의 비행운

 아귀를 벗어난 아가미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다가 그 광기로 

또다시 미늘을 냅다 물어버리는 

 입질이었다, 활대가 고래 힘줄로 휘어진다 

 아, 그 싱거운 손맛

 우리집 점박이와도 비교가 안될 뇌 용적을 가진 어류의 불가사의, 숙

명이랄까

 시즌은 아니었지만 혓바닥엔 마츠카와 타이의 맛깔스러움이 대통령 

기록물로 영구히 기록, 저장, 보존되어 있었다

 주문을 하고 아이들과 오랜만에 빙 둘러앉아 점심을 했다 

 식사 중 생선가시가 미늘처럼 목구멍을 옭아매 쿡쿡 쑤시는데  멱통은 

점점 더 조이고 구사일생으로 전생에서 현생으로 가시를 소환하는데 

제서야 접시 위, 흰 생선살이 꼬물거렸다

 아뿔싸!

 아, 죽어서도 살점과 내장과 껍질까지 아낌없이 내어주는 거룩한 어체여!

 이른바 사신의 보시여!

 아, 육신 공양이여!

 죽음이란 묘지에 버려진 나무토막 같은 것*

 식사를 마치고 아이들을 바라보는 순간 등줄기로 붉은 지느러미가 솟아

오르고 식탁 위로 참돔의 희멀건 눈알이 데굴데굴 굴러다니고 온몸에 에

메랄드빛 보석알들이 박히고 사시나무처럼 파닥거렸다

 화엄경 한 페이지가 홍조 띤 얼굴로 벌겋게 달아올랐던 그 여름날의 오후 

 

*불교 경전 <아함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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