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삼하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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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7회 작성일 22-07-05 04:11본문
삼삼하다는 것
그것은 미늘을 물고 늘어졌다가 자동 방생을 꿈꾸는 참돔의 비행운
아귀를 벗어난 아가미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다가 그 광기로
또다시 미늘을 냅다 물어버리는
입질이었다, 활대가 고래 힘줄로 휘어진다
아, 그 싱거운 손맛
우리집 점박이와도 비교가 안될 뇌 용적을 가진 어류의 불가사의, 숙
명이랄까
시즌은 아니었지만 혓바닥엔 ‘마츠카와 타이’의 맛깔스러움이 대통령
기록물로 영구히 기록, 저장, 보존되어 있었다
주문을 하고 아이들과 오랜만에 빙 둘러앉아 점심을 했다
식사 중 생선가시가 미늘처럼 목구멍을 옭아매 쿡쿡 쑤시는데 멱통은
점점 더 조이고 구사일생으로 전생에서 현생으로 가시를 소환하는데 그
제서야 접시 위, 흰 생선살이 꼬물거렸다
아뿔싸!
아, 죽어서도 살점과 내장과 껍질까지 아낌없이 내어주는 거룩한 어체여!
이른바 사신의 보시여!
아, 육신 공양이여!
죽음이란 묘지에 버려진 나무토막 같은 것*
식사를 마치고 아이들을 바라보는 순간 등줄기로 붉은 지느러미가 솟아
오르고 식탁 위로 참돔의 희멀건 눈알이 데굴데굴 굴러다니고 온몸에 에
메랄드빛 보석알들이 박히고 사시나무처럼 파닥거렸다
화엄경 한 페이지가 홍조 띤 얼굴로 벌겋게 달아올랐던 그 여름날의 오후
*불교 경전 <아함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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