鵲巢日記 15年 12月 04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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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46회 작성일 15-12-05 01:14본문
鵲巢日記 15年 12月 04日
맑았다.
사동, 오늘은 감돌이가 와 있었다. 나는 얼른 문을 열고 개장한다. 물을 주전자에 담아 끓인다. 뒷문을 열고 고양이 밥그릇을 가져와 뜨거운 물에 한 번 헹궈 버리며 닦는다. 고양이 밥 한 옴큼 담는다. 바깥에 내놓는다. 어라! 어디서 왔는지 몬순이도 와 있었다. 이 녀석도 따로 담아 내놓는다.
장 사장이 아침 일찍 왔다. 건물 바깥에 설치한 등 때문에 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등뿐만 아니라 바깥에 크리스마스트리 모양을 내는 것도 견적을 넣은 바 있었는데 그 금액이 무려 400여만 원쯤 나온다고 했다. 금액에 그만 이건 아니다 싶어 그만두기로 했다. 바깥 등만 바꾸기로 했다. 오후에 다시 전화가 왔다. 우리나라 제품은 17만 원 하며 중국산은 4만 원쯤 한다고 했다. 등이 모두 13개니 고민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점심을 사동에서 먹었다. 한참 책을 읽었는데 배 선생께서 라면 삶고 있으니 한 그릇 드시라며 얘기한다. 마침 동원이도 와 있었다. 배 선생, 예지, 동원 군 모두 넷이 작은 만두가 들어간 거기다가 아주 면발이 굵은 가락국수도 있는 라면 한 그릇이었다. 오늘은 바깥 바람이 몹시 차다. 이 뜨거운 라면 국물이 몸에 착 감는다.
오후, 은행에 다녀왔다. 전에 설치했던 원두자판기 커피 맛이 진해서 맛을 낮춰 달라는 전화다. 들렀을 때 오 대리 있었는데 자판기 맛 조절 방법을 일러주었다. 커피 한 잔 마시며 얘기했다. 요즘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아주 재밌어, 한마디 했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에 비하면 우리는 저 원두자판기를 다루는 기술이 다분한 것은 분명하다. 돌도끼만 사용하다가 수학과 물리, 자연, 사회를 아우르며 만든 일종의 삶의 도구가 아닌가! 책 읽다가 가만 생각하면 정말 대단한 발전을 이룬 셈이다. 그러니까 오 대리는 싱긋이 웃으며 한마디 했다. 우리 종씨입니다. 그러고 보니까 성이 오 씨다. 이름은 스트랄로 피테쿠스고, 웃음이 좀 일었다. 오 대리는 진화를 믿지 않는다고 했다. 창조를 믿는다. 그는 교회 다닌다고 했다. 나는 우스갯소리로 한마디 했다. 공부하기 싫어 창조를 믿는 거죠! 했더니 한바탕 웃었다. 나갈 때 바깥에 나와 인사했는데 마지막 한마디 덧붙인다. 사장님 오바마도 있어요. 아!
본점 오후 5시, 영업회의 가졌다. 본점장 성택군과 김 군과 함께했다. 안건은 매출에 관한 일이다. 명색이 본점이지만 이웃 카페보다 매출이 상당히 떨어졌는데 좀 더 신경 쓰자는 내용이었다. 출퇴근 시간을 분명히 하자는 것과 마감에 관해 일부 조정할 일을 전달했다. 본점에 관한 일은 아니다만 사동에 쓸 판촉용으로 코인 본보기를 보였다. 김 군은 아버님께서 조폐공사 다니신다고 했다. 본보기용 코인을 보더니 아버님께서 퇴근하시면 이런 메달을 하나씩 가져오실 때가 있다고 한다. 나는 금속만 다루는 기업체만 만드는 줄 알았다. 조폐공사도 이런 상패나 메달에 관한 일도 하는 것을 알 게 되었다. 본점장 성택군은 적절치 않게 받아들였다. ‘이런 거 말라고 합니까?’ 호! 그러게 말이다.
그리고 본부에 왔다. 아까 잔소리 같아 미안한 감도 들어 문자 보냈다.
"집에 잘 들어갔니? 성택아, 한 번씩 잔소리하고 나면 마음이 참 괴롭네. 요즘은 꽤 힘들기만 해. 그냥 그러느니 넘기시게. 푹 쉬고. 내일 조심히 오시게“
“마치고 친구랑 저녁 약속 있어서 만나서 따뜻한 돼지국밥 한 그릇 했습니다. 직원 입장으로도 매출 보면 답답합니다. 본부장님이 보시기에 오죽하면 그러셨겠습니까. 다 이해합니다. 출근 시간 지키려고 노력하고 손님께 상냥하고 위생 면에서도 청결하게 하고 있습니다. 곧 나갈 정석이지만 그래도 저녁 시간에 오시는 손님들은 제 손님이라 생각하니 가만있지 못하고 짧게는 30분 정도 실력 좀 잡아주고 가려고도 하고요. 가끔 지나가는 길엔 꼭 들러서 한번 확인도 해보고 있습니다. 신경 쓰는 만큼 매출도 올라주면 좋은데 그러지 않아서 살짝 맥이 빠지긴 합니다. 그래도 내일은 다른 손님이라도 꼭 들러주길 기대합니다. 제 자리에서 맡은바 열심히 하겠습니다. 조금씩 더 나아지겠지요. 본부장님 너무 상심해 하지 마세요. 잘 될 겁니다. 남은 하루 파이팅하시고 내일 또 뵙겠습니다. 수고하세요. ”
저녁, 윤 과장 다녀갔다. 요즘 이웃은 어떻게 지내는지 묻는다. 공장 매출도 떨어졌다. 도매상도 대부분 매출이 저조하다는 얘기다. 더 중요한 것은 일을 이끄는 대표들이 갈 길 잃은 마냥 기운 없는 것이 더 안타깝다고 했다.
공자의 말씀이다.
군자유어의君子喩於義 소인유어리小人喩於利
방어이이행放於利而行, 다원多怨
군자는 의에 밟고 소인은 이로움에 밟다.
이로움 행하는데 뜻을 두면 원망이 많다.
이로움보다 옳은 일이 우선이다. 道는 義를 바탕에 두어야지 利에 바탕을 두어서는 안 된다. 도에 뜻을 두는 자 거친 옷과 거친 음식과 불편한 자리를 탓해서도 안 된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보다는 오바마가 의를 행하였다고 볼 수 있는가? 그렇다고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도를 행하였는가? 사회는 상대적이다. 이 글을 적는 나도 어찌 보면 소인배나 다름없다. 일말의 그 어떤 리利를 추구했다면 말이다. 호! 하지만 일 년에 단 몇 권의 아량만이 있으니 그나마 나를 살려주는 게 아니겠는가! 나는 단지 물속 깊이 헤엄치며 가고 싶을 뿐이다.(吾只,想游到水的深處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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