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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모닝! 예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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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콜키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7회 작성일 22-08-15 08:23

본문

어제는 갈치 상자 화단의 화초와 열매 맺는 채소들이 너무 우거져서 한 아름을 뽑아 버렸습니다. 

남편은 제가 일을 가지 않는 어느 휴일이나 늦게까지 잠을 자고, 저는 저에게 주어진 어느 휴일이나

일찍 일어나 무엇인가를 합니다. 대체로 남편의 눈으로 보면 쓸데 없는 짓들을 제가 하는 것인데,

쓸데 없는 짓들을 부지런히 하는 것보다 푹 자는 것이 쓸데가 있는 짓이라는 그의 생각에는 저의 생각도

동의를 합니다. 그러나 모두들 타고난 몸이라는 것이 있어서 쓸데 없는 짓을 부지런히 하더라도 깨어서

움직이는 것이 저의 몸을 근질거리지 않게 하기도 합니다. 따지고 보면 봄이 왔다고 따 쪄낸 떡시루의 떡처럼

겨우내 굳었던 흙들을 갈아 엎고 무엇인가를 심는 것도, 어느새 여름이 깊어 치렁치렁 뒤엉키도록 우거진

무엇인가를 뽑아내고 정돈하는 일도 모두 쓸데가 없는 짓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쓸데란 쓸 수 있는 돈이 되거나

쓸모가 분명한 물질적인 성과를 내는 것을 말할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먹고 사는데 소용이 되는 일을 대체로 쓸데가 

있다고 판단하는 것 입니다. 그 쓸데가 다 충족이 되고나면 사람들은 대체로 쓸데가 없는 일들을 시작하는데

저는 그것이 문학, 미술, 음악, 무용, 영화, 과학, 이른바 우리가 문화라 일컫는 일련의 도락들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쓸데 없는 말을 만들어 내는 것이 문학이고, 쓸데 없는 소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 음악이고, 쓸데 없는 동작을

만들어내는 것이 무용이며, 쓸데 없는 이미지를 만들고, 그 모든 쓸데 없는 것들의 복합체가 영화라는 생각도 합니다.

냉장고 텔레비젼 세탁기, 지금은 우리가 필수, 절대로 쓸데 있는 것들의 품목이 되어 있는 것들이 이전에는

세상에 존재하지도 않았던 시대가 역사의 대부분이였다는 것을 생각하면 쓸데 없는 것들을 만들어 내고

쓸데 없는 짓을 해서 쓸데의 지평을 넓혀가는 것이야 말로 사람의 위대함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이전에는 없어도

살던 것들을 이제는 없으면 못살 것으로 만들어 가는 능력에 스스로 빠져들어가는 천재적인 바보들을 우리는

사람이라 부르는 것 같습니다. 쓸데 없는 생각은 쓸데 없는 짓을 동반하게 되는데 무슨 까닭인지 온 종일

쓸데 있는 짓을 할 때보다 좋은 기분이 되는 까닭은 알 길이 없습니다. 처음 방울 토마토를 심던 봄날, 어쩌면

우리는 방울 토마토가 우리에게 줄 수 있는 기쁨의 대부분을 수확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모종 화분에 빽빽히

꽂혀 있는 작은 묘목이 무사히 일주일을 넘기고 이주일을 넘기고, 처음으로 새파란 열매를 맺을 때, 우리는 그것이

빨갛게 익어 담너머 까지 주렁주렁 넝쿨을 늘어 뜨린 것을 작은 바구니에 딸 때보다 더 많은 기쁨을 맛본 것 입니다.

행복은 쓸데 없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 입니다. 방울 토마토도 들깨와 방아도 서로 뜯고 싸우듯이 뒤엉키고

우거져서 우리가 상상했던 쓸데 있는 성과들을 더 이상 방치하고 싶어지지 않게 되고 만 것입니다. 그래도 이 초라한

마당에 뿌리 내리고 꽃 피우고 열매 맺고 살아줘서 고마웠고, 그래도 남은 목숨들이 있는데 뿌리 뽑아도 될 것인가를

두고 쓸데 없는 고민을 하기도 했지만 그 화단에 뿌리 내렸던 것이 그 봄, 나의 욕심이기라도 한듯이 거의 절반을 다

뽑아내고 나니 화단은 이전보다 정결하고 참해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아침 저녁으로 돌볼고 가꿀 시간이 없는 것을

이제사 생각하고 여기 저기 화분에 심겨 격리 되어 있던 연산홍과 육손이와 작은 나무들을 화단에 옮겨 심고, 올 봄에

고성 장에서 한 그루 사왔던 무화과에게도 큰 자리 하나를 내어 주었습니다. 아마 나도 쓸데 없는 짓에 지쳐서 꽃이

예쁜만큼 손도 많이 가는 한 해 살이들을 저의 화단에서 밀어 내고 있는 모양입니다. 내가 이런 짓들을 하고 산다고 하니 나보다 한 두 살 많이 먹었을 뿐인 언니들이 아직 제가 젊어서 그런다는 말을 합니다. 그러니까 내 삶에서 쓸데 없는 짓거리들의 목록이 줄어들고 있다면 분명히 내 영혼이 늙어가고 있다는 증상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람이 늙어서 죽을 때가 되면 딱 쓸데 있는 짓들만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먹고, 자고 시간이 그렇게 남아돌아도 딱 육체를 연명하는 일들만

하게 되는 것입니다. 


살아 계시는 하나님, 그리고 항상 우리를 위하여 기도해 주시는 예수님! 제가 먹고 살기 위해서 일하는 시간을 보면 저는 정말 많이 먹고 사는 사람 같습니다. 쓸데 있는 일을 너무 많이 하고 산 사람들을 역사 속에서 찾아 보면 그들의 신분은 노예였거나 노비나 평민들이였습니다. 그런데 쓸데 있는 일들을 그렇게 하고도 정작 그들은 가장 잘 먹고 잘 살지 못한 사람들 입니다. 그들이 그렇게 쓸데 있는 짓들만 죽어라고 해서 차려 놓은 밥상에 숫가락도 들어 주어야 겨우 쳐먹고 산 사람들은 더욱더 쓸데 없는 짓을 많이 하고 살기 위해 그들이 더욱 더 쓸데 있는 짓들을 많이 하도록 쥐어 짰던 사람들이 소위 지배층이며 감히 우러러 볼 수 조차 없었던 그들 입니다. 쓸데 있는 짓들만 하던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궁전에서 쓸데 있는 짓만 하고 사는 사람들의 음식들을 다 뺏아 먹던 쓸데 없는 존재들이 하나님의 은총을 받은 자들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저는 하나님께서 애굽의 종살이에서 하나님의 백성을 건지시는 구절에 이르면 눈물이 납니다.

왜 저는 이 쓸데 있는 존재들의 지난한 종살이에서 건져 주지 않는 것인지 원망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 아침에 생각을 합니다. 종살이를 하거나 왕궁에서 살거나 하나님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만이 자유로운 것임을 생각 합니다. 모세는 왕궁에서도 살았고, 살인자가 되어 쫓겨 살기도 하였으나 하나님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에 진정한 자신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제가 이 세계에 쓸데가 있을 동안 저와 동행하여 주시면 저도 쓸데없는 존재들의 쓸데 없는 자유를 느낄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나님과 함께 하나님의 시각에서 저의 일들을 굽어 볼 수 있게 되면 얼마나 좋을까요? 출근을 하고 방수 앞치마을 두른 이후로 단 한 번도 발에서 나를 내려 놓아 본 적이 없는데, 밥이라도 한 숟가락 먹으려고 모처럼 앉는 시간에 된장 찌게 하나 먹을거라고 오는 손님을 진정으로 가엾게 여기고, 배 고픈 아이를 맞는 엄마처럼 애틋하게 바라볼 수 있기를 기도 합니다. 네 명이 둘러 앉아 각각 다른 메뉴를 주문하는 손님들에게 "씨발 새끼들, 저러니까 남북 통일이 않되는 거다"하며 마스크 안에서 욕하지 않게 하여 주시옵고, 추가 반찬 자꾸 달라는 여자 손님에게 "이년아, 니 쳐먹는거 전부 살로 가라"로 저주 하지 않게 하여 주시옵고, 사천원 짜리 소면을 두 그릇 시키면서  한 사람은 찬 육수 한 사람은 따뜻한 육수 달라는 부부에게,"너그들, 참 많이 싸우겠다" 하며 구시렁대지 않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 식당이 제가 운영하는 식당이라고 여기며, 어떤 진상 손님이라도 기껍고 소중한 마음이 들게 하여 주시옵소서! 사랑이신 하나님 아버지, 하나님과 동행한다는 것은 제 마음이 사랑과 함께 한다는 것입니다. 저의 쓸데 있는 모든 기도는 하나님께서 이미 알고 계실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늘 쓸데 없는 것만을 기도 드리게 됩니다. 뜯어서 나물 무쳐 먹을 것도 아닌 꽃들에게

물을 주고, 햇볕을 잘 받을 수 있게 키 큰 수풀들을 잘라 주듯이 저의 쓸데 없는 기도 들을 들어 주시옵소서, 사랑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오늘 만나는 누구라도 제게 주어진 모든 것들을 아끼지 않게 하여 주시옵고, 욕하지 않게 하여 주시옵고, 진정으로 따뜻하고, 위로하게 하여 주시옵고, 금방 들었던 밥숟가락을 놓고, 남의 배고픔을 위해 달려가야 하는 마음들이 고달프지 않게 하여 주시옵소서, 손님에게 따뜻한 밥을 먹이기 위해 나는 식은 밥을 먹어야 하는 순간을 감사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 식은 밥숟가락에 하나님의 숨결을 불어 넣어서 제가 먹은 모든 것들이 소화 되어 사랑이 되고 용서가 되고 감사가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살아 계시는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간절히 기도 드립니다. 주님께서 하늘에서 이루신 사랑이 이 땅과 제 안에서도 이루어 지게 하여 주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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