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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반신을 불구로 만드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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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콜키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53회 작성일 22-09-18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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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그러니까 국가나 사회 혹은 가정이 거푸집을 씌운 굳은 틀에서 딱 찍힌 사고를 신주단지처럼 받들고 사는 사람을 보면 불쌍한 생각이 든다. 우주가 폭발하고, 팽창하고 별들이 돌고, 별들의 주변을 행성들이 돌고, 그래서 시간이 흐르고 물이 흐르고 바람이 불고 구름도 흐른다는 사실을 전혀 숙지하지 못하거나, 굳은 신념으로 그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다. 가끔 불교에 공감을 느끼는 것은, 친구를 만나면 친구를, 아버지를 만나면 아버지를, 여자를 만나면 여자를,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라는 그 과학적인 사유체계 때문이다. 종교라기 보다는 과학에 가까운 집요한 존재론적 건축물 같다. 사람의 팔은 오른 쪽 왼 쪽 두 개인데 죽어도 한쪽 팔만 필요하고, 한 쪽 팔만 옳고 한쪽 팔만 쓰야 한다는 편향된 생각을 가진 어느 한 쪽 잡이는 요즘의 뇌과학으로 보면 어느 한 쪽 뇌가 딸리는 불균형 상태다. 옛날엔 왼손잡이는 자주 어른들에게 숟가락으로 손등을 맞아야 했었다. 그러나 지금 왼손잡이들은 오히려 우뇌가 발달한 사람으로 분류가 된다. 그리고 아이들이 오른 손만 쓰지 않도록 어른들은 양손을 골고루 쓰도록 교구를 주고 훈련을 하기도 한다. 오른 손을 쓰는 사람은 오른 쪽이 아닌 왼쪽 뇌가 발달했고, 왼 손을 쓰는 사람 또한 그 반대쪽의 뇌가 발달한다. 반대로 오른 쪽 뇌를 다친 사람은 오히려 신체의 반대편을 쓰지 못하게 되기도 한다. 우편향적인 뇌성마비 상태에서 움직이지 못하게 되는 것은 신체의 오른쪽이 아니라 왼쪽이다. 오른쪽이나 왼쪽이나 신체를 못쓰게 되는 것은 그 개인의 어마어마한 손실이며 병이다. 지금 정신의 오른 쪽이 어떤 고착 상태에 빠져서 이 세계와 주변의 흐름을 감지하지 못하고 있다면 그의 왼쪽들은 심각한 마비를 앓을 것이다. 얼마전 뇌출혈로 인해 왼쪽을 쓰지 못하게 된 지인을 만난적이 있다. 왼쪽으로는 아무런 신경물질이 전달되지 않는지 오른쪽 만으로 끌고 나가는 몸은 얼마나 심각한 불구인지,  


거울을 자주 보기를 권한다.

자꾸 오른쪽만 쓰다듬고 오른쪽만 보듬고 오른쪽과만 대화하는 당신의 왼쪽에 당신의 뇌에서 분비되는 신경물질이 전달되고나 있는지, 왕의 오른 쪽에 앉았던 왕당파들의 추억은 너무나 낡았다. 오른쪽이 하는 일을 왼쪽이 모르게 하라고 했다. 오른쪽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를만큼 오른쪽이나 왼쪽이나 굳이 다른 뜻을 갖지 말라는 말로도 들린다. 무거운 물건을 들 때 오른 손과 왼손이 오랜 합의를 보지 않는다. 본능적으로 함께 든다. 그것이 건강한 신체다. 오른 손과 왼 손의 진지한 합의가 필요하고, 오른 손과 왼손이 서로 하는 일에 왈가왈부하다보면 우리들의 모든 동작들은 뇌성마비를 앓는 것처럼 동작이 뜨고 어눌해질 것이다. 저울이 균형을 잃었다면 저울을 바꾸어야 한다. 요즘엔 오른 쪽 왼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전자저울이 좋다. 정확하고 편리하다. 정확하고 편리하고 합리적인 것에 대해 옹고집을 피우는 것은 살아가는 자의 증상이라기 보다는 죽어가는 자의 증상이다. 법정 스님은 돌아가시면서 자신이 쓴 책들을 더 이상 출판하지 말라는 유언을 남겼다. 그릇된 생각들은 세상에 짓는 업이다. 더우기

어느 한쪽이 적의를 향해 기울어진 생각은 다리가 기운 밥상처럼 식구들의 밥그릇을 뒤엎는 업이다. 


주술과 미신과 맹신이 당신의 왼편을 계속 저주하고 있다.

그기서 깨어나지 못면 당신의 반신은 불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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