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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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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1회 작성일 23-05-11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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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정

 

 

    곱지도 않은 곶감 얹은 손바닥

    결국 먹지도 않고 곪아 내 던진

    안부 괜찮습니까 허허 웃지요

    어쩔 수 없이 일면 까고 봅니다

   23.05.11

 

 

    아침 일찍 어머니 만나 뵈러 갔다. 어머님 모시고 북삼 여러 일을 보고 집에도 다녀왔다. 모처럼 어머니와 대화를 나누었다. 어머니 마음을 이해하면서도 잘 받쳐 주지 못하는 자식 된 마음이 못내 아프기만 하다. 몸이 망가진 이후의 세계를 잘 대변하는 어머니, 그 마음 이해한다고 해도 내가 얼마나 이해할 것인가?

    대구 부동산 영업하는 동생도 만났다. 사실 나는 만나보고 싶지 않았지만, 구태여 가자는 어머니 말씀에 거역할 순 없어 잠시 모셔다드렸다. 자식은 뜯어 가는 자지 좀체 보태는 이는 없다. 그렇다고 동생을 탓할 순 없지마는 어머니가 어떻게 처신하는지 그냥 곁에서 지켜보았다.

    저녁, 술을 마셨다. 경산 옥산 2지구에서 마셨다. 경산에 그렇게 오래 살아도 어디가 1지구인지 2지구인지 분간이 안 간다. 분간해 가며 다녀본 일이 없어, 오늘도 택시기사께 1지구 어디라고 하니까 거기는 2지구라 한다. 횟집에서 비싼 안주 삼아 마신 술 맥주 서너 병, 소주 서너 병, 꽤 마셨다. 택시를 불렀지만, 배차가 없어 임당까지 걸어왔다.

    경산이 좋은 건, 사실 어디든 다 좋겠지만, 그래도 걸어 한 시간이면 족히 갈 수 있는 시가지다. 걷는 게 뒤 안주다. 너무 마셔 꽤 힘든 몸이었지만 그래도 걸으니 뒤 시간이 편안하다. 오늘은 시를 읽고 평하는 시간도 없었다. 거저 나의 재미고 반성이었는데, 내내 걸으며 어머니와 통화를 가졌다. 아주 사소한 일로 또 어머니는 마음 아파했다. 막내 동생 일로,

    쌀 한 가마니, 참기름 한 병이 뭐 대단한 거라고 꼬투리 잡으시고 얘기하시는 모습, 가만 생각하면 조선 태종 이미 죽은 자의 묘비를 들고 누가 썼느냐 쓴 내용을 트집 잡아 분란을 일으킨 적 있었다. 태종의 마음은 이웃 나라 을 생각해서 한 내용이었지만, 신하는 목숨이 간당거리는 문제였다. 죽어서도 문자 하나로 생사가 좌지우지하던 시대였다.

    그 생각이 언뜻 지나간다.

    오늘 마음이 꽤 좋지 않았다. 그러고 보면 일 년 중 나는 마음이 꽤 좋은 날은 몇이나 될까 나라가 약소하고 경제가 약소하니 약소국답게 놀아야 하는데 너무 분에 넘친 것 같아 마음이 못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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