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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계시는 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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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진흙피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3회 작성일 23-05-25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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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은 남의 터에 또 무엇을 심으려는지,12개의 이랑에 뒤집어 씌운 비닐이 햇볕을 받아 눈물처럼 

글썽입니다. 힘겹게 비료 몇 포대를 수레에 싣고 있습니다. 살아 계시는 아버지 하나님! 아홉시 삼십분이면 출근을 해야하는 저는 머리에 천정이 닿는 벙크 침대에 앉아 아버지께 편지를 씁니다.

제가 예수님이나 여호와 하나님하고 부르기를 좋아하는 까닭은 아버지! 라고 부르면 저와 오빠와 엄마를 먹여 살리느라 평생 뼛골이 빠졌던 이 무성씨가 떠올라, 예수님께서 죗값을 다 치러신 죄들이 새삼스럽게 소환 되는 까닭입니다. 살아 계시는 예수님! 사람들은 이 세상이 죄와 더러운 욕망으로 가득찬 타락한 장소라고 말하지만, 저는 예수님께서 여호와 하나님과 함께 만드신 이 세상이 더할나위 없이 아름답고 신비롭습니다. 도화지에 따라 그리기도 힘든, 세계를 살아있게 만드는 온갖 생명의 형상들과 그 생명을 받들어 섬기는 산과 들과 강과 바다는 얼마나 장엄하고 압도적인지, 사람이 호화로운 왕궁에서 살거나, 단속 없는 길가에 텐트를 치고 살거나, 이 세계는 차별을 두지 않고 진실한 아름다움들로 우리를 에워싸고, 오히려 더 많이 가난한 자들 가까이에 풍요로운 품을 열어 줍니다. 사람들이 가지려고 하는 것들이 조금만 곰곰히 들여다보면 있어도 되고 없어도 그만인 것들에 지나지 않습니다. 냉장고도 텔레비젼도, 차도 집도 옷도 옷장도

없을 때도 살았던 것들이고, 그냥 사용해도 손색 없는 것들을 자꾸자꾸 새로 더 좋은 것으로 장만하느라 돈을 쓰고 더 많은 노동을 하는 것입니다. 사람 사이에서 사람의 자랑이 우리들의 짧은 인생을 바쁘게 만들고 곤고롭게 소모하게 만듭니다. 더 좋은 것들이 필요하다고 미디어는 우리들을 믿게 만들고, 정작 자유를 누리는데 쓰여야 할 우리들의 코 묻은 돈들은 쏠쏠하게 우리를 빠져 나가 누군가의 견고한 힘과 권력의 원천이 되어 갑니다. 사람과 사람들 사이의 자랑에 우리가 집착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리 어렵지 않께 주님의 영광을 보게 될 것입니다. 사람은 사회적인 동물이라는 전제가 사람을 사회적인 인정을 받지 않으면 불행하거나 무의미하게 만든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은 사회의 동의와 인정이 없어도 언제 어디서나 사람으로 존재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고요한 골방에 홀로 신과 마주할 때, 우리는 사람들의 동의와 인정 없이도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애초에 하나님께서 사람을 해어 동물로 창조 하셨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신과 말이 통하는 존재 입니다. 신과 통하고 있을 때 우리는 사회 구성원들의 억수 같은 박수 갈채를 받을 때보다 더 열렬히 존재의 가치를 인정 받게 됩니다.


오 하나님! 출근 합니다. 아침의 기도는 저녁의 기도로 바꾸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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