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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5年 12月 14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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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61회 작성일 15-12-15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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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51214

 

 

    무척 흐린데다가 비가 왔다.

    아침, 신문에 실린 어떤 기사였다. 평화(平和)라고 할 때 화()자에 관한 내용이 내가 알고 있는 것과 달라 적어본다. 나는 화()자가 벼 화()자에 입구()로 벼가 입에 있으면 화목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졌지만, 이것은 엄연히 틀린 생각이다. ()는 피리를 분다거나 피리를 뜻하는 말의 약자 변형체다. 피리 약()에다가 벼 화()를 붙여쓰기도 한다고 했다. 그러니까 벼 화()는 발음요소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피리를 불 정도면 화목한가 보다. 그 피리 약()자가 변형되어 입구()로 줄여 쓴 게 화()자가 된 셈이다. 한자 한자에도 내심 중국 철학을 볼 수 있었다.

 

    은행에 다녀왔다. 마침 전무님께서 계셔 원두커피 한 잔 마셨다. 전무님은 인사차 요즘 어떤지 또 상황은 어떻게 돌아가는지 물으신다. 지금껏 매출은 작년에 비하면 조금 낫지만 12월 매출만은 못한 것 같다며 얘기했다. 아직 월말에 이르면 또 어떻게 될지는 모르는 상황이라 거저 지켜볼 뿐이다.

    전무님께서는 청도에 전유성 선생께서 운영하시는 빵집을 소개했다. 한번 가보라는 얘기다. 말씀이 나오자 은행 일보고 곧장 다녀왔다. 상호가 씩스팩이었다. 적 벽돌로 이룬 2층 건물이었다. 가게 앞은 연지안 연못이 있고 바로 뒤는 산이다. 가게가 산 가장자리에 있는 셈이다. 가게 문 앞에는 금색으로 도금한 불도저가 있었는데 벤츠 타는 농부가 됩시다.’라는 팻말이 세워져 있다. 오늘 월요일이라 쉰다며 문 앞에 세워둔 팻말도 있었다. 아까 전무님께 궁금해서 물었다. 씩스팩이 뭐냐고 했더니 운동 잘한 남자들 복근이라고 했다. 그러니까 여섯 주머니인가! 빵은 살 수 없었지만, 사진으로 본 것은 아닐 비자로 그어 구운 듯해서 재밌다. 나는 꼭 뭐같이 보았다만, 이것이 씩스팩이었구나! 역시 전유성 선생님은 남다르신 데가 있다니깐!

 

    오후 5, 조회했다. ‘사람은 외모와 마음으로 판단합니다. 여러분들은 모두 외모가 준수합니다. 예쁘고 멋있는 분입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의 마음은 겉으로는 알아보기 힘듭니다. 그러나 말을 나누게 되면 그 속을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근래 어떠한 일로 실망이 아주 컸습니다. 말을 하실 때는 생각해서 삼가야 할 때를 가려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한 달 또 수고가 많았습니다. 매출이 **** 이상은 상여금이 나갔습니다만 지난달 매출은 이에 미치지 못합니다. 하지만 모두 상여금을 예전처럼 넣었습니다. 다른 어떤 카페보다도 대우가 좋은 카페로 만들고 싶습니다. 여러분들도 조금 더 분발해서 도와주시길 바랍니다. 앞으로도 마찬가집니다. 여러분을 위해서 보수는 반드시 올리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산 시민만 애용하는 카페가 되어서는 안 되겠지요. 이 본부장도 대외적으로 카페다운 카페로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할 것을 약속합니다. 여러분도 최선을 다해서 보조해 주시고 노력해 나갑시다. 몇 가지 공지하겠습니다. 직원 간에, 직원과 상사와의 관계도 서로 인사는 반드시 나누도록 합시다. 간혹 인사를 놓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언행을 삼가고 가려서 하도록 노력합시다. 내가 모르는 사실을 예측하거나 미리 짐작해서 말을 하는 것만큼 큰 실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연차를 우리 카페는 적용합니다. 물론 월급제를 도입하고 나서 일의 형평을 맞추기 위해 들였지만, 하루 더 노시라는 개념으로 넣은 건 아니니 혹시나 의미가 변질할까 미리 말합니다. 저는 여러분들 얼굴을 매일 보고 싶습니다. 여기는 우리가 생활하는 곳이니 될 수 있으면 카페 나오시는 것을 꺼리지 마시라는 뜻에서 말씀드립니다. 이상입니다. 여러분들 보고報告 있으면 하시길 바랍니다.’

 

    동원이가 왔다. 이 실장의 지인으로부터 가구 견적을 받았나 보다. 견적서를 내보였다. 금액이 만만치 않다. 물론 평수 대비 어느 정도는 들어갈 거라 생각했지만 역시나 금액은 상당했다. 동원 군은 내심 마음에 들었나 보다. 모 가구공장 사장도 있는데 한 번 만나보겠니 하며 물었지만, 시일이 촉박해서 이분께 맡기려고 하는 마음이 보였다. 그러고 보면 사람은 첫인상이 중요하다. 내부공사 들어가기 전, 장 사장과의 관계는 첫인상은 좋았지만, 그 뒤 견적에서 믿음을 얻지 못했다. 이 실장은 여러모로 믿음을 안겨줄 수 있는 대안을 보였다. 결과는 어느 쪽이든 금액은 비슷하게 들어가기 마련이다. 그만큼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얼마만큼 호감을 보이느냐에 따라 계약은 결정된다. 호감은 대체로 디자인이다. 내 몸 가꾸는 것도 내 속 가꾸는 것도 어찌 보면 디자인이며 고객으로부터 이 카페가 각인 되는 것도 디자인에서 결정된다. 모두 예쁘고 멋있고 유창하며 세련되며 넉넉한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는 곳이라면 어찌 선택되지 않을까! 첫인상은 오래간다. 그래서 남자는 첫사랑을 평생 간직하며 가기도 하며 또 어떤 것은 병적인 집착으로 심리적 결과를 낳기도 한다. 영화 더 콜 The Call'은 아주 평범한 직장인으로 보이는 어떤 남자의 범행 이야기다. 이야기가 딴 데로 샜다. 하여튼 그렇다는 얘기다. 그러니 카페가 고객으로부터 이목을 끌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필요한지 호감 가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곰곰 생각하자. 동원아!

 

    동리 신재효 선생을 알 게 되었다. 본점장 성택군 덕택이었다. 지금은 자본주의 시대라 남녀구별이 없어진 지 오래되었지만 절대왕정 시대는 여자라는 이유로 제재가 많았다. 영화는 그때 시절을 너무나 잘 표현한 것 같다. 선생은 여자도 판소리 할 길을 열었다. 최초의 여성 판소리 명창으로 진채선의 삶도 엿볼 수 있었는데 산 능선 어딘가 사랑가 한 대목 부르는 장면에서 그만 눈물 콱 쏟았다. ‘사아랑 사랑 내 사아랑아! 으화두웅둥 내에 사랑아경복궁 낙성 기념식이 1868년에 있었으니 지금으로부터 147년 전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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