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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5年 12月 15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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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76회 작성일 15-12-16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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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51215

 

 

    대체로 맑았다. 바람이 좀 불었다.

    조감도 압량에 들렀다. 아래 주문받았던 커피를 어제 드려야 했으나 양이 얼마 되지 않아 볶지를 못했다. 오늘 아침에 갖다 드렸다. 압량은 광고 목적으로 운영한다. 직접 관리가 어려워 오 씨에게 운영권을 넘긴 지 석 달 되어간다. 겨울 비수기라서 꽤 힘들 것이다. 오 씨에게도 큰 이득은 없을 것이지만 나에게도 카페리코라는 이름을 내보이는 것 말고는 아무런 실익이 없다. 이런 홍보는 큰 효과를 보고 있거나 뚜렷한 이득 보는 게 아니라서 이 시스템을 가지는 것도 꽤 부담이다. 언젠가는 빛을 발할 때가 있을 거라며 믿어보자.

 

    사동, 조회했다. 오늘은 예지가 쉬는가 보다. 점장과 배 선생께서 나오셨다. 점장께 논어라는 책을 소개했다. 틈나는 대로 좀 읽어보시라는 뜻에서 권했다. 공자는 살아생전에 말을 참 아꼈던 분이다. 공자께서 쓰신 책으로는 유일하게 춘추뿐이다. 이 춘추를 제자들에게 넘겨줄 때 공자께서는 이렇게 말했다. 후세에 나를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면 이 춘추때문이며 나를 비난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역시 이 춘추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공자께서 살았던 시기까지가 이 책을 빌려 춘추시대라고 한다. 논어는 공자의 제자들이 스승의 말씀을 따로 모아 엮은 책이다. 이 논어를 보아도 공자께서 얼마나 말씀을 아꼈는지 눈여겨볼 만한데 거의 제자와 질의·응답에 간결한 답변만 놓고 있다. 한마디로 불필요한 말은 하지 않으셨다. 다산 선생께서도 죽을 때까지 읽어도 모자람이 없다고 한 책이 논어다. 틈나는 대로 읽었으면 해서 권했다.

 

    병원에 다녀왔다. 커피 배송이었다. 점장께서는 내년 2월이 점포 기한이다. 후임자가 있으면 이 가게를 넘기고 싶다. 병원 측에서 부당하게 올린 임대료가 문제인 것도 있지만, 이제는 쉬고 싶다. 대구 모 병원에도 가게가 하나 있어 양쪽 모두 신경 쓰는 것도 버거운 일이다. 계약조건을 아침에 들었다. 후임자가 있으면 추천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점장께서 제시한 월세는 150이었다. 150이면 할 만한 자리지만, 보증금이 문제다. 2억이라는 돈은 서민이 구하기에는 많은 금액이다. 물론 계약이 성사된다면 은행에서 받을 수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다.

 

    영주에서 컵이 왔다. 8톤 트럭으로 한 차였다. 종이컵 서른 상자는 그리 많은 것은 아니지만, 작년 시월 부로 문 닫은 가맹점만 10여 개가 넘는다. 더욱 테이크아웃 전용 카페였던 경산역점이 폐점한 이후로는 종이컵 소진할 때가 그리 많아 보이지는 않지만, 몇 개 남은 점포를 위해서 들였다. 1년 이상 쓸 것 같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오후, 사동에서 두 시간가량 책 읽었다. 카페에 * 형님께서 오셨는데 반가웠다. 지난주 시마을 모임에 참석하지 않아 송구한 말씀을 드렸다. 모임에 있었던 일, 이모저모를 친절히 얘기해 주셨다. 형님은 문학에서도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그 목표를 향해 노력하시는 형님이 자랑스러웠다. 옆에서 지켜보는 것만도 기분 꽤 좋다. 카페 바깥에서 담배 하나 태우시면서 얘기하셨다. ‘작소야 요즘, 시 왜 안 쓰냐?’그러니까 시를 늘 생각하며 시와 관련한 문장만큼은 잊지 말았으면 하는 충고였다. 부동산에 관한 사업도 이모저모 얘기하셨다. 나는 거저 겨울 초입에 이파리 다 떨어졌겠지 하며 남천만 바라보았다. 짜리몽땅하게 남은 가지와 발갛게 무르익은 이파리가 듬성듬성 나 있음을 확인했다. 개업 때 조경으로 심었던 관목이었다. 여태 살아 있었다니, 곁에는 관리 안 한 지 오래라 잡초가 무성하게 나 있었다. 언젠가 목장갑 끼고 저 잡초를 뽑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바람이 조금 불었는데 윗돌이 지퍼 바짝 올렸다.

 

    저녁, 카페 단물고기에 다녀왔다. 사장은 나에게 물었다. ‘본부장님은 하루 커피 몇 잔 드세요?’, 10잔은 기본입니다. 김 사장은 아침에 한 잔 마시고 지금 마시는 게 두 잔째다. 우리는 어항을 보며 얘기했다. 전에 가물치 새끼였는데 어느 못가에서 잡은 물고기가 있었다. 그 물고기가 물 밖으로 튀어 나가 말라 죽은 일이 있었다. 또 잡은 물고기 중에 붕어가 있었는데 이거는 제법 컸다. 민물새우도 여러 마리 볼 수 있었다. 모두 잡은 물고기다. 사장은 어항에 수조가 끼었는지 닦는 걸레로 석석 닦는다. 요즘 들어 조용한 것 같다.

    밤늦게 영화를 보았다. ‘마션’, 가상의 SF 드라마다. 화성 탐사 중에 모래 폭풍을 만나 동료와 헤어졌다. 그리고 혼자 화성에서 그 어떤 고난과 역경도 이겨내며 산다. 동료가 남겨놓은 감자를 가지고 동료가 남겨놓은 인분을 섞어 갖은 지식으로 물을 만들고 농사를 짓는다. 나름의 음악을 즐기고 나름의 삶의 수단을 취한다. 그리고 극적인 구출작전이 이루어지고 지구로 귀환하는 영화다. 우리는 화성은 아니지만, 화성 같은 곳에서 사는지도 모르겠다. 갖은 지식을 동원해서 삶을 방법을 꾀하며 미래를 개척한다. 우리가 밟은 미로를 확인하듯 발자취를 남긴다. 어떤 뚜렷한 열쇠도 없는 미래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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