鵲巢日記 15年 12月 16日 > 편지·일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편지·일기

  • HOME
  • 창작의 향기
  • 편지·일기

☞ 舊. 편지/일기    ♨ 맞춤법검사기

  

▷ 모든 저작권은 해당작가에게 있습니다. 무단인용이나 표절을 금합니다

鵲巢日記 15年 12月 16日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810회 작성일 15-12-17 00:20

본문

鵲巢日記 151216

 

 

    바람 씽씽 불고 눈발 치는 날이었다.

    사동, 며칠 신문이 늦게 들어왔다. 10시쯤 경차 한 대가 들어와 신문 주시기에 조금 일찍 갖다 주셨으면 하고 부탁했다. 사장님께서 직접 오셨는데 오토바이 사고가 있어 그렇다며 죄송하다며 말씀 주신다. 기사까지 사고가 나 신문 배달하시는 분이 없어 직접 오시게 되었다.

 

     이별을 위한 콘티/김춘수

 

    가거라

    산 넘고 또 산 너머로,

    별이 없고

    반딧불이 없다.

    아기 너구리 엄마엄마 울고 간 여름밤과

    마디풀이 없다.

    얼굴 감춘 마디풀이 내 발등

    초가삼간 집 한 채 허물고 있다.

    오지 말라 오지 말라고,

 

    (누가 알랴

    나는 역사허무주의자,)

 

 

    시인께서 마지막으로 낸 시집에 든 시다. 하나를 놓으면 나머지도 흔들린다. 그렇다고 갖고 있으면 여러 가지 조건을 맞춰가며 거래하니 마음 씀씀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러니 일인가 보다. 대형 브랜드가 볶은 커피보다 개인이 볶은 커피가 요즘은 훨씬 맛있다. 하지만 그 기술을 인정받기에는 아직도 어려운 시대다. 사람은 커피 맛만 보려고 커피집 가는 것도 아니라서 사람구경, 모임, 정보, 바리스타의 언행, 또 다른 무엇이 있기에 우리는 큰 카페에 가며 앉아 쉬었다가 나온다.

    이제는 작은 업체에 커피를 볶아 납품 들어가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새로운 맛을 보고 싶은 것도 이유며 그리고 볶은 커피에 대한 믿음도 자꾸 떨어진 것도 사실이다. 왜냐하면, 주위 너무 많은 커피 집이 생긴데다가 스페셜커피를 다루는 집이 많아 그 맛을 본 사람은 상대적으로 내가 다룬 커피에 믿음을 떨어뜨리거나 품질을 의심하게끔 한다. 커피를 볶아 파는 사람은 자부심을 품고 일관성 있게 다루지만, 커피를 받는 사람은 그렇지 못하니 영업은 그만큼 어렵다.

    무한경쟁시대에 살려고 바동거리는 집은 커피 맛에 온 신경을 다 쓰는 반면 신경 쓴 만큼 따라주지 않는 것이 영업이다. 각종 경비를 생각하며 유통비 줄이겠다고 직접 볶는 카페도 많이 생겼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단지 가격만 운운하는 집도 있다. 그러니 힘이 드는 거다. 생각 같으면 모두 저버리고 훌 떠나고 싶지만, 먹고사는 것이 뭔지 참 구차하다.

    무엇을 읽기는 읽어야겠고 선뜻 잡은 것이 대여의 시집이었다. 시를 읽으니 마음 한구석이 삭 비운 듯 개운했다. 아무 이유 없이 그냥,

 

    오후, 시지 모 교회에 다녀왔다. 전에 수리한 그라인더가 잘 듣지 않아 다른 제품으로 바꿔드렸다.

    사동에 굵은 눈발이 휘날렸다. 일 때문에 들렀는데 주방 일을 잠시 도왔다.

    본점에 잠시 머물 때 집배원 아저씨가 들어오시더니 등기 왔다며 덥석 건넨다. 신용보증기금에서 온 등기였다. 내년 1월이니까 다음 달이다. 대출상환에 관한 안내문이었다. 순자는 발걸음이 쌓이지 않으면 천 리에 이르지 못하고, 작은 흐름이 모이지 않으면 큰 강을 이루지 못한다고 했는데 에휴! 나는 뒷걸음만 했나 보다. 한푼 두푼 빌린 돈이 그만 상환기한까지 오고 말았다. 빚내어 빚을 갚아야 하니, 마음이 답답하다.

    고선지(苦蟬之)부지설(不知雪)이라는 말이 있다. 매미는 여름 한 철만 살아가니 어찌 겨울 눈을 알지 못한다는 말이다. 이는 정와부지해井蛙不知海 하충부지빙夏蟲不知氷이란 말과 같다. 우물 안 개구리가 바다를 어찌 알며 여름 벌레가 겨울 얼음을 어찌 알겠는가! 세상 바르게 볼 수 있는 통찰력을 가지자. 경영학자 피트 드러커는 기업의 목적은 이윤창출이 아니라 고객창출이라고 했다. 마음을 다시 가다듬자.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1,410건 42 페이지
편지·일기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8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6 0 12-27
17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7 0 12-26
17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4 0 12-25
17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1 0 12-24
17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7 0 12-24
17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4 0 12-22
17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6 0 12-22
17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4 0 12-21
17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2 0 12-20
17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9 0 12-19
17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6 0 12-18
열람중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11 0 12-17
16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6 0 12-16
16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2 0 12-15
16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4 0 12-14
16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9 0 12-13
16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0 0 12-11
16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4 0 12-11
16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3 0 12-10
16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7 0 12-09
16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3 0 12-08
15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6 0 12-07
15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0 0 12-06
15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5 0 12-05
15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7 0 12-04
15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4 0 12-03
15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4 0 12-02
15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7 0 12-01
15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54 0 11-30
15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3 0 11-29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