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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5年 12月 17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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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76회 작성일 15-12-18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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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51217

 

 

    맑았다. 어제는 그렇게 바람이 불고 눈발 치더니만, 햇빛 짱짱한 날씨였다. 바람은 차서 바깥에 서 있기 힘들 정도였다.

    청도 가비에 들어갈 커피는 본점에 놓아두고 은행은 직접 다녀왔다. 마침 전무님께서 계셔 커피 한 잔 마셨다. 청도 외곽지역 그러니까 경산과 인접한 곳에서 대구 수성 못에 이르는 구간에 여러 카페와 식당에 관한 얘기를 하셨다. 나는 땅값이나 투자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 혹시나 투자할 곳은 있는지 적당한 일은 있는지 관한 이야기다. 커피 한 잔은 구수했는데 자판기로 뽑는 기계도 맛은 꽤 괜찮았다. 원두커피가 순수 아라비카만 배합해서 볶았으니 그럴 만도 하겠지만, 6.5온스 자판기용 컵, 커피 한 잔은 우리나라 사람에게 딱 맞는 양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요즈음 어느 가맹점이나 할 것 없이 빅 사이즈로 영업한다. 그러니까 커피 질이 아니라 양이다. 어느 저가 상표의 가맹사업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 주방 집기 중 가장 큰 부피를 차지하는 것은 제빙기다. 커피를 파는 것이 아니라 온수와 얼음을 파는 격이다. 한 번 입으로 당길 때 그때 커피 맛이지 조금 놔두었다가 마시면 밍밍해서 물맛도 없는 이상한 커피다. 무조건 많이 내놓고 보자는 심리다. 커피를 사먹는 고객도 마찬가지다. 하여튼 양 많으면 곧 인심의 측도로 언제부턴가 받아들이게 되었다. 정말 맛있는 커피는 양이 아니라 맛과 질과 향이라는 것을 모른다. 한 모금 마셔도 입에 착 감기는 감칠맛에 자꾸 당기는 그런 커피여야 한다.

    사동, 배 선생과 예지 보았다. 전달사항을 얘기하고 곧장 대구 카페 다스 다이노 커피집에 다녀왔다. 어지간히 마감이 보이기는 하지만,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은 걸 확인한다. 유리도 붙여야 하고 타일도 발라야 한다. 어느 곳은 벌써 보수작업이 필요한 곳도 있고 바(bar)상판 마감인 인조대리석도 붙여야 한다. 계단 마감재는 무엇으로 할 건지 고민하여야 한다. 마침 주인장 동원 군이 왔다. 바깥 날씨는 꽤 추웠다. 몸이 떨려 더는 서 있기 힘들어 가까운 커피집에 갔다. 동원이 선배가 운영한다던 파스구치에 다녀왔다. 파스구치는 여기서 도보로 약 10분 거리다. 비교적 가깝다. 가게는 1.2층 신축 상가 건물이다. 1층은 약 서른 평, 2층은 40평쯤 보였다. 정오에 들렀으니 손님은 4 테이블 정도 찼다. 이 정도면 영업은 괜찮은 편이다. 테이크 아웃 손님도 더러 있었다. 개업한 지 얼마 돼 보이지 않았다. 무척 깨끗했다. 2층 들어서자 큰 그림 한 장, 벽에 붙었는데 아마 위층 오르는 손님 시선은 모두 저 그림 쪽으로 끌릴 것 같다. 어떤 여왕이 시종들에게 마치 커피 한 잔씩 나눠주는 장면이다. 로고는 둥근 원안에 파스구치의 앞머리 글자 P자와 도자기 잔 같은 에스프레소 잔(데미타세)에 피어오르는 향으로 꾸몄는데 각도와 색감 그리고 균형미가 잘 갖춰 예뻤다. 우리는 종이컵에다가 커피를 담아 위층에서 잠시 쉬었다. 종이컵은 13온스고 홀더는 다른 집과 달리 종이컵 전체를 감싸고 있었다. 12월 크리스마스를 지향한 산타할아버지 그려놓은 빨갛고 하얀 홀더였다. 가맹사업 한다면 이 정도는 디자인화하며 감각적인 어필로 고객께 다가서야 하는데 말이다. 파스구치 로고와 디자인을 본 좋은 기회였다. 동원 군은 로고와 레터링에 관해 고민이 많아 보였다.

 

    상갓집에 다녀왔다. 친구 장인상이다. 동원이 가게서 차로 약 10분 거리인 어느 모 요양병원이었다. 친구 박 씨는 LG 대기업에 다닌다. 오래간만에 보았다. 대학 졸업하고 서울에 줄곧 있었다. 직장인은 언제나 그렇듯이 직업에 대한 안정이 없어 불안하기만 하다는 얘기다. 전자 쪽에 흑자 내지 못하니 더 불안하다. 친구 빙부 어른께서 내어주신 밥과 국과 돼지고기 그리고 무침회가 점심이었다. 빙부께서는 올해 예순아홉이셨다고 했다. 길가시다가 잘 못 넘어져 목뼈가 다쳤는데 그 후 몇 개월 병원 다니셨지만 큰 차도는 없었다. 요즘 팔순은 다 넘기는 데 일찍 가신 셈이다. 사업에 관한 이야기, 자식 이야기 나누다가 나왔다. 대학 친구도 이제는 경조사가 아니면 만날 일은 거의 없는 셈이다. 그러나 시간이 자꾸 지날수록 경조사도 많아지니 자주 안 만나는 것도 아닌 셈이다.

 

    본점에 동원이가 왔다. 카페에 들어갈 초도물량은 어떤 것이 있는지 또 얼마큼 필요한지 설명했다. 필요한 것은 적고 뺄 거는 또 어떤 건지 확인했으면 해서 품목 리스트를 건네주었다. 이것뿐만 아니라 아직도 개업 준비는 많이 남았다. 물 잔에서 머그잔 그리고 각종 주방용품을 생각해야 한다. 주방 일에 밝은 오 선생께 묻고 도움을 청하게끔 했다.

    기념주화 만드는 곳에서 전화 왔다. 물론 그 전에 본보기용을 택배로 받아 확인했다. 본보기용은 디자인 흠 나무랄 때 없이 아주 잘 나왔다. 모양과 질감은 조잡스럽지 않고 한 개쯤은 소장하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괜찮다. 조선 시대 상평통보보다 매끄러우며 글자는 깔끔해서 뚜렷하며 무게가 조금 나가지만 화폐가치로도 충분히 할 수 있겠다. 수량은 각각 500개씩 주문 넣었다. 납기는 이르면 다음 주 말쯤에 될 것 같다. 나는 사장께 이 주화의 재질에 관해서 물었다. 재질은 황동이라고 했다. 황동은 구리에다가 아연을 섞는 합금이다. 말하자면 놋그릇과 같은 것이다. 오래 쓰면 까무잡잡하다고 하든가 아니면 시크무레하다고 하든가 하여튼, 오래 묵으면 오래 묵은 맛이 난다고 했다. 주화제조는 어떻게 하는지 물었다. 나는 주물로 만드나 했다. 주물은 깨끗하게 안 나온다며 사장은 말한다. 우선은 도장 같은 판을 만들어 열을 가해 준비된 동판에다가 쿡 찍어낸다며 말했다. 컴퓨터가 아니면 어찌 이런 판을 만들 수 있으며 글자 세세한 부분까지 깔끔하게 만들 수 있을까!

    동원 군에게 이 주화를 보였더니 뜻밖의 반응을 보였다. 아주 괜찮다며, 획기적으로 받아들였다. 우리는 판촉에 쓰는 물품으로 수건이나 머그 잔정도만 생각했지 주화는 생각해 보지 않았다. 스타벅스는 다이어리를 내놓았는데 한때 시중에 시끌벅적했다. 내가 만든 주화가 팔리든 안 팔리든 간에 기념으로 제작한 것이다. 어떤 손님은 사 가져 가시는 분도 있을 것이다. 또 어떤 손님은 거저 보고 마시는 분도 있을 것이며 또 어떤 분은 사 가셨다가 재활용하시어 돌아오는 것도 있을 것이다. 어떻든 간에 고객께 상호와 커피 맛과 자리를 한 번 더 기억하게끔 한다는 것은 분명하겠다. 좋은 결과만 기대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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