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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반딧불 / 황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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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꾸미루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1회 작성일 25-02-18 18:42

본문

https://youtu.be/x9Jz2OueIGY?si=ASG5htKZ7iUQjm_K 


나는 반딧불 / 황가람


나는 내가 빛나는 별인 줄 알았어요
한 번도 의심한 적 없었죠
몰랐어요 난 내가 벌레라는 것을
그래도 괜찮아 난 눈부시니까
하늘에서 떨어진 별인 줄 알았어요
소원을 들어주는 작은 별
몰랐어요 난 내가 개똥벌레라는 것을
그래도 괜찮아 나는 빛날 테니까
나는 내가 빛나는 별인 줄 알았어요
한 번도 의심한 적 없었죠
몰랐어요 난 내가 벌레라는 것을
그래도 괜찮아 난 눈부시니까
한참 동안 찾았던 내 손톱
하늘로 올라가 초승달 돼 버렸지
주워 담을 수도 없게 너무 멀리 갔죠
누가 저기 걸어 놨어 누가 저기 걸어 놨어
우주에서 무주로 날아온
밤하늘의 별들이 반딧불이 돼 버렸지
내가 널 만난 것처럼 마치 약속한 것처럼
나는 다시 태어났지 나는 다시 태어났지
나는 내가 빛나는 별인 줄 알았어요
한 번도 의심한 적 없었죠
몰랐어요 난 내가 벌레라는 것을
그래도 괜찮아 난 눈부시니까
하늘에서 떨어진 별인 줄 알았어요
소원을 들어주는 작은 별
몰랐어요 난 내가 개똥 벌레란 것을
그래도 괜찮아 나는 빛날 테니까



저녁숲에서 이야기하고 싶은 것들 / 유현숙

어두워지는 저녁숲에 남은 햇빛이 비치는 것에 대하여, 그 빛 아래서 은사시 나뭇잎들 반짝이며 제 몸을 

뒤집는 것에 대하여


혼자 듣는 시냇물 소리에 대하여, 그 물소리 어떻게 저무는가에 대하여
 

시냇물 소리, 내 몸 구석구석이 다 저문 뒤까지 흘러
서늘한 저녁물빛이 되는 모양이라든가 그런 슬픔이라든가
슬픔보다 더 길게 개망초꽃들이 자라고 있는 것 그 개망초꽃들 하얗게 흔들리는 

난동에 대하여


간간이 들리는 지빠귀 울음소리의 아득한 고적감이나
여뀌 풀 더미에 얹히는 어귀 꽃 색깔이며 그늘 빛이 어떠 한지에 대하여


어두워지는 저녁 숲에서 내가 혼자 저물고,
한 사람을 찾아가는 길이 어떻게 긴 기도 인가에 대하여 



나는 그곳에 있었다 / 엄재국

어떤 곳에서 잎으로 피었다 진 적 있었다
햇빛과 바람, 구름의 바위 틈에서 난
온 몸을 흔들며 살았다
주위의 풍경들에게 입 벌려 내 마음을 말 할 수 없었으므로
가슴속에 접었던 두 손을 펴 보이듯
땅 속에 숨겨 두었던 생각들을 꺼내 그저 푸르게 눈 깜박 거릴 뿐이었다
그러면서 지금 만들고 있는 빛깔은 풍경 속에서
내가 지르는 얼마나 큰 고함인지
몸속으로 삼키는 비명인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
꽃들은 갈라지고 쪼개지고 부서져 열매를 만들었다 나비가 꽃 빛에 스미듯
향기는 풍경 속에 길을 만든다 그것은
내 몸의 형체가 없었던 시절 세상을 거니는 유일한 방법이다
한때 내게 다가와 몸 갈라지던 어둠과 밝음의 시절이 있었다
그렇지만 그때마다 늑골의 허리 춤에서 청동의 달빛을 꺼내 들어
내 수척한 얼굴을 들여다보곤 했다
나는 거울 속에서 풍경의 피부에 돋는 소름처럼 서 있었고
캄캄한 몸 입속에선 강물이 흘러나왔다 나는
몇 줄의 불거진 잎 맥으로 내 생을 위로 했지만 그건
누군가 죽기 전 세상을 향해 힘껏 뿌리는 한 줌의 한숨이거나
쓰레기장에 몸 반쯤 묻힌 빈 병의
주둥이에서 한 시절 울고 가는 바람의 일이었다
지금은 그쪽 풍경의 강바닥이 많이도 말랐다
그 많던 별빛이 바닥에서 자갈의 소리를 내고 있었고
저 혼자 제 몸의 나뭇잎을 그리던 초승달이
가문 하늘의 우물을 파다 자루 부러진 곡괭이처럼 던져져 있었다
나는 물속에 비치는 내 푸른 눈빛을 흔들어 깨우다 한 생을 소비 할 것이다
내 손이 미치지 않는 저쪽 절벽 아래 무릎 꿇고 있는 허공을 향해
사래 치고 있는 이파리들
저리 많은 손바닥 다 흔들고 나면 자신들의 얼굴이 없어진다는 걸
그들도 몰랐을 것이다 그 많던 피 들은 어디로 갔을까
강의 몸집 불리던 뿌리의 호흡들은 무엇을 할까
나는 또 다른 나를 이야기하려
몇 번 몸 뒤척이지만 내 몸속에서 번져 나오는 물 위의 비늘들이
햇살에 번쩍여 한때의 무 표정을 치장할 뿐이었다
땅 위에 그늘 수북이 일어선다 한때 빛나던 풍경의 핏줄들이다
우묵하게 파이는 공중의 살, 공중에 돋는 소름들, 살아서 뻣뻣해지는 공중의 관절들
내 옆의 나뭇잎이 떨어지고 있다
누군가 소름 들을 징검다리 삼아 풍경 속을 또 건너고 있다
그들의 발바닥과 발과 발 사이의 세상을 들여다보는 눈이
가장 커졌을 때 내 눈동자를 부드럽게 어루만지는 바람들,
귓밥 가득 쌓이는
아무도 지상에 다녀 간 줄 모르는 자들의 고함을 나는 들은 적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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