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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5年 12月 21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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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97회 작성일 15-12-22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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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51221

 

 

    맑았다.

    며칠 고양이 밥을 챙겨온다는 게 그만 깜빡 잊고 말았다. 사동에 도착하면 차 엔진 소리에 모두 나와서 나를 맞는다. 캣탑에 한 마리 두 마리 나와 빠끔히 내다본다. 어제도 그저께도 고양이 밥을 챙겨주지 못했다. 한 삼십 분 정도 지났을까! 배 선생께서 출근한다. 내가 잊고 있었던 고양이 밥을 챙겨 가져왔다. 밥그릇을 씻고 닦으며 봉지를 뜯고 한 옴큼 담아준다. 그새 참지 못해 가게 안에 들어와 들여다보는 점순이, 몽순이도 그 옆에 쪼그리며 앉아 언제쯤 나오나 하며 본다. 누가 나를 기다리거나 맞아주는 건 기분 좋은 일이다.

    아침에 난 기사다. 시인 김소월이 생전에 낸 유일한 시집 진달래 꽃초판본이 13,500만 원에 낙찰됐다는 소식을 읽었다. 전에는 그러니까 지난해였지만 아마, 시인 백석 시집 사슴7,000만 원에 낙찰됐다는 소식을 읽고 아주 놀라워했는데 말이다. 인터넷 검색해서 알아보니 19251226일 매문사(賣文社)에서 발행한 시집이다. 나에게도 고 시집 한 권이 있다. 시인 박두진 시집으로 1949년 청만사(靑巒舍)에서 발행했다. 당시 가격은 삼백팔십 원이라고 되어 있다. 시집을 거저 여사로 보았다만, 잘 간직해 두어야겠다는 생각이다. 정말 대단한 가격이 아닐 수 없다. 사람은 떠나고 없으나 그가 남긴 유일한 이 책자는 역사에 남고 유물이 되었다.

    오전, 대구 남구 봉덕동에 다녀왔다. 커피 배송이었다. 점장께서는 가게를 내놓았다. 함께 일하는 딸이 내년은 꼭 유학 가겠다고 했으니 또 그에 맞게끔 준비하고 있어 혼자서는 가게를 꾸려나가기 힘들게 됐다. 가게는 얼마에 내놓았다고 했으나 나는 거저 흘려들었다. 전에 카페 마시로도 마찬가지다. 사장은 얼마라고 분명히 얘기하시며 또 그 금액을 기억했으면 하고 다시 확인까지 했지만, 나는 미소로 답했다. 금액을 알아서 좋은 것은 없다. 혹여나 가게 인수하실 분이나 관심 있는 분이 있으면 직접 가보게끔 한다. 점장께서는 대구에 새로운 브랜드 하나를 소개했다. 소개하자마자 블로그 조회했다. 비교적 큰 가게였다. 대구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많이 찾는 카페라고 했다. 에스프레소 기계만 없고 커피를 볶거나 뽑을 수 있는 장비는 모두 갖추었다. 요즘, 이런 유형의 가게가 더러 보이는 것 같다. 말하자면 드립만 한다. 점장께서는 한 번 가보시라며 얘기했지만, 형편이 못 되었다.

    여기서 동원이 가게에 곧장 갔다. 현관문 칠했는지 비닐로 가림이 되어 있었고 안은 부분 칠을 또 해 둔 것 같았다. 안에 들어갈 수 없어 바깥에서 넌지시 보고 말았다. 마침 동원이와 정석 군 불러 여기서 가까운 비교적 큰 카페며 이름 있는 가게에 커피 한 잔 마시러 갔다. 커피야 늘 마시는 것으로 구태여 커피를 마시고 싶어 가는 것은 아니었다. 거저 상황을 보며 정세를 살피는 격이다. 전에는 파스구치에 갔으나 오늘은 대봉교 바로 앞인 드랍탑에 갔다. 1, 2층 규모다. 우리는 아메리카노 석 잔 주문해서 위층으로 올랐다. 18 테이블, 펼치면 더 될 수 있는 2인용으로 함께 붙여놓았다. 건물 모서리로 둥근 모형이라 앞에 대구를 가로지르는 신천이 훤히 내다보이고 그 천을 넘어 보면 대백건물까지 보인다. 대봉교 다리와 그 다리를 지지하는 탑과 그사이 지나는 대구 지하철 3호선인 모노레일도 볼 수 있다. 한 번씩 지나는 전차는 볼만한 장관을 이룬다. 주방은 조감도에 비하면 협소하다. 곧 개업할 다이노 카페보다 작아 보였다. 오전에 보았지만 일하는 바리스타는 셋이었다. 모두 깔끔한 옷차림에 상냥하고 젊다. 인사성까지 좋아 기분이 꽤 괜찮았다.

 

    오후, 옥곡에 다녀왔다. 커피 그라인더 이상이 있다며 사진 한 장 전송한다. 개업한 지 오래된 가맹점은 기계가 모두 노후 되어 하루하루가 불안하기만 하다. 경기는 날이 갈수록 좋지 않으니 바꿀 염두는 털끝만치도 못하는 형편이다. 점장께 이제는 기계 바꿀 때가 되었다며 넌지시 이야기는 한다만, 여간 어렵다. 괜찮은 중고 있으면 구해다 드리겠다며 말씀은 드렸다. 아직 쓸 때까지는 쓰겠다며 한다. 그러니까 그라인더 밑동에 레버가 원 위치로 돌아갈 수 있게끔 스프링이 되어 있는데 이 스프링이 끊겼다. 문제는 이 스프링을 몇 번 갈아보니 밑에 나사가 모두 헐어 한 번 더 풀고 조이면 이제는 아예 못 쓸 것 같은 예감이다. 이 말씀을 건네니 불편하더라도 이대로 쓸 때까지 쓰겠다는 것이다.

    사동 조감도에 잠시 들렀다. 오 선생을 만나 동원이 가게에 준비할 것은 무엇인지 또 일을 어떻게 보조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여기 잠깐 머물 때였다. 장 사장께서 오지 않는가! 전에 주점 내부공사를 한 적 있는데 업주께서 1, 2백만 원도 아닌 약 천팔백만 원가량, 공사금액에서 깎자는 얘기다. 장 사장은 분에 겨워 마음을 삭히지 못하고 있다가 담배만 피웠다. ! 일 따내기도 어렵지만 돈 받아내는 것은 더 어려우니 신경 이만저만이 아니겠다.

    저녁, 오 선생은 시지와 경산에 매매해달라며 내놓은 카페를 얘기했다. 어느 집은 어떻고 또 어느 집은 어떻다는 둥, 누구를 소개하면 어떠냐는 것인데 절대 그러지 마라며 당부했다. 장사는 잘되면 모두 자기 탓이고 잘 못되면 남 탓이니 책임질 일은 함부로 하지 않아야 한다. 어느 자리든 노력하지 않고 좋은 결과를 얻기는 어렵다. 단골이 많다거나 가게가 예쁘다거나 하는 것은 모두 설득이다. 혹여나 단골이 많다고 해도 주인이 바뀌면 새로 바뀌는 법이다. 호감은 보편적이지 않다. 상대적이다. 그리고 직원모집에 관한 일도 서로 상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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