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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6年 01月 11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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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91회 작성일 16-01-11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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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60111

 

 

    맑은 날씨였다.

    오전, 한성공업사에 다녀왔다. 새해 들어 첫 인사였다. 메뉴가판대를 만들기 위해 사장님과 상의했다. 기둥은 200관으로 하고 높이는 약 1m 정도로 한다. 1m 끝에 앞뒤 움직이는 메뉴판 900 X 500 무늬판 얹는다. 거기다가 200관 기둥 높이 600선에서 옆으로 삐져나오게 프렌치를 달고 프렌치에서 80관으로 100 정도 뺀다. 관 끝에 프렌치 용접, 반대쪽에 엘-보어 장착, -보어 끝에 프렌치 용접, 반대쪽에 80관으로 100 정도 위로 빼 올린다. 빼 올린 끝에 프렌치 부착하고 무늬판 300 X 400 크기를 붙인다. 기둥은 바닥에 베이스를 놓고 앵커볼트로 꽉 조인다. 관이 굵어 약간 웅장한 멋이 날 것이다. 관과 베이스를 연결하는 날개는 마른 모꼴로 하되 중간은 파인 형태를 취한다. 프렌치에 붙이는 날개 모두는 일관성 갖춰 여섯 개로 한다. 모양도 같아야 한다. 무조건 디자인이 나와야 하니 여러 가지 균형과 각의 미를 갖췄으면 하는 마음을 보였다. 무엇 하나라도 보고자 오시는 고객이 많기에 이리 부탁했다.

 

    오전, 동원 군 가게 갔으나 문이 닫혀 다시 본부에 왔다. 점장은 아직 준비할 것이 많아 장에 나갔다.

    본부에 들어오면 썰렁하다. 더욱 한기가 서려 춥고 어수선하다. 본부 앞은 한데라 나 많으신 어른께서 여러 가지 재활용을 수집하며 생활한다. 어른은 막걸리를 대개 좋아하신다. 오늘도 아주머니와 함께 앉아 점심인지는 모르겠지만 막걸리 드신다. 나는 춥고 어수선한 본부에 들어가기 뭐해서 어른께서 한데에 피워놓은 화톳불 쬐러 간다. 화톳불 가에는 똥 개 두 마리 앉아 있다. 크기가 제법 되는데 모두 암놈이다. 내가 가면 좋다고 꼬리를 흔든다. 나는 화톳불 쬐며 여러 가지 생각을 하는데 불이 원체 따뜻하니까 금시 한기는 잊는다. ! 정말이지 본부가 이리 따뜻하면 얼마나 좋아! 어른께서 한 말씀 하신다. ‘보소 막걸리 한 사발 할란교? ’, ‘아아 아닙니다. 거저 불이 좋아 쫌 쬐다 가께예’, 그러자 어느덧 다 드셨는지 이쪽으로 오신다. 아주 긴 쇠꼬챙이 들고 벌건 숯 덩어리를 재끼며 휘휘 젖는다. 다시 어디서 주서 온 널찍한 판때기 하나 또 던져 넣는다. 어른은 한 말씀 더 하신다. ‘사장은 처가가 어딘교?’ ‘하대 아입니꺼’‘그래 점심은 저 위(본점을 가리키며)에서 해요?’, ‘아뇨 요 위가 집입니더, 저서 먹습니다.’ 누렁이는 요리조리 꼬리 흔들며 왔다 갔다 한다. 나중에 새끼 까면 한 마리 주이소. 그라지

 

    오후, 세무사에 다녀왔다. 작년 하반기 자료를 모두 정리해서 맡겼다. 세무사 앞에는 사동 가맹점이라 오전에 주문받은 커피를 내렸다. 여기서 곧장 사동 조감도에 가, 동원 군 가게에 필요한 아이스 컵 한 상자를 챙겼다.

    동원 군 가게에 다시 들렀다. 아까 내려놓지 못한 물품을 챙겼다. 에스프레소 기기 세팅을 했는데 동원이도 알아야 해서 하는 방법을 세팅해가며 보였다. 마침 앞집 김밥 집 운영하시는 아주머니가 오셔 커피 두 잔 사가져 갔다. 아주머니께서는 이 카페의 첫 손님이었다. 동원이는 어찌할 줄 몰라 당황하는 모습이라 서성대기만 해서 직접 계산대를 보았다. 본점이나 조감도에서 그리 일 잘하던 동원이, 자기 일이라 이것도 처음이라 당황한 것이 분명했다. 그나저나 아주머니께서도 김밥 집을 얼마 전에 열었지만, 정식 개업식은 하지 않았다며 말씀하신다. 얼마 전에는 동원 군과 함께 아주머니 댁에서 식사 한 끼 한 적 있다. 동원 군도 자주 이 집을 애용하나 보다. 이쪽 상가에서는 그나마 친하게 지내는 이웃이 되었다. 어쨌거나 첫 스타트를 끊은 셈이다.

 

    각곡유목(刻鵠類鶩)*이라는 말이 있다. 이제 갓 태어난 아이가 어찌 바르게 걸을 수 있으랴! 다섯 평으로 시작했던 마음을 이해하기에는 아주 큰 평수다. 무엇이든 스스로 해 나갈 때 앞날을 바르게 볼 수 있음인데 아직은 어안이 벙벙하다. 가게가 다소 넓고 내 건물이라 해서 자만해서도 안 된다. 결코, 돈이란 장사란 덕을 쌓는 일이란 그냥 이루어지지 않는다. 각고의 노력 끝에 정말 천신만고千辛萬苦 끝에 입에 풀칠이나 할 수 있으면 다행이다. 사회의 의미를 심고 깨달으며 가다 사회에 복되는 날, 함께 어우러지는 삶의 기쁨을 볼 것이다. 커피는 삶을 담는 것이라 그것을 비우고 비우며 이로 배우는 길이다.

 

 

각주]

각곡유목(刻鵠類鶩)

    1, 고니를 새기려다가 실패해도 집오리와 비슷하게 된다는 뜻

    2, 성현(聖賢)의 글을 배움에 그것을 완전(完全)히 다 익히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最小限) 선인(善人)은 될 수 있다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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