鵲巢日記 16年 01月 23日
페이지 정보
작성자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54회 작성일 16-01-24 00:03본문
鵲巢日記 16年 01月 23日
가을처럼 푸른 하늘이었지만, 바람은 칼같이 차다.
토요 커피 문화 강좌를 열었다. 오늘도 새로 오신 분이 있었다. 젊은 분이었는데 대학생 같았다. 서재 앞에는 문화강좌를 위한 기계가 한 대 있다. 낡은데다가 여러 군데 고장이 나서 새 기계로 바꾸었다. 바뀐 기계로는 오늘 첫 수업을 한 셈이다. 젊은 학생 한 분이 있었는데 어머님과 함께 수업을 받았다. 이 학생은 현재 중학생이며 곧 고등학교에 들어간다. 바리스타 자격증에 관한 질문이 있었다. 어머님께서도 내심 궁금했든지 창업에 꼭 필요한지도 물었다. 솔직히 조감도에 또 본점에 새로 뽑은 직원이 있다. 이들 모두는 자격증도 없고 커피를 어디서 배운 사실도 없다. 자격증이 있다고 해서 취업이 되는 것이 아니라 요즘은 마땅한 인력을 구하기 어려운 것이 현 업주가 안은 가장 큰 고민이다. 일을 의욕적으로 하려는 사람을 뽑는다는 것은 그만큼 어려운 실정이다. 그러니 자격증과 관계없이 일하려는 마음만 있으면 어디든 일자리는 충분히 있을 거로 생각한다.
본부, 옆은 재활용 수집 장이다. 이곳에 터 잡으시고 일하시는 어른 내외분은 늘 아침이면 개죽을 쓸기 위해 불을 지핀다. 오늘도 인사하며 가서 불 쬐며 잠시 있었다. 전에 들여놓은 개가 모두 암놈이라 며칠 전에는 수놈 한 마리 개장수로부터 샀다. 나이가 이 암캐보다 어리다고 하나 덩치는 얼추 비슷한데 비쩍 말랐다. 어른께서는 종자 견으로 들였다고 하는데 하루는 암컷이 수컷 등에 올라탔다. 나름대로는 새 식구가 들어왔으니 좀 반가운 듯 치근대는 것이었다. 수컷은 이리 봐도 좀 못생겼다. 암컷은 어디 혈통이라도 있을 법하게 생겼다. 그러니까 토실한데다가 인물도 꽤 잘 생겼다. 새끼 보기 위해 들였다니 얼마 안 있으면 귀여운 것들이 줄줄이 달리겠다. 이 집은 암컷이 두 마리나 된다. 같은 배에서 난 개라 보면 거의 쌍둥이다. 이 개는,
덩치가 제법해서 하루는 개 끈이 풀려 동네 이리저리 돌아다녔는데 개 목덜미를 잡고 제집에다가 묶은 놓은 일도 있다. 참 순하기 짝이 없는 개다. 개는 추위를 안 타는 것이 분명했다. 우리는 춥다며 불 지피며 불 쬐면서도 발발 떨고 있다만, 이 개들은 땅바닥에 퍽 퍼질러 눕고는 곤한지 하품까지 하며 뒹굴기도 하면서 재롱도 부리는데 아주 여유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러니까 찬바람은 얼씬도 하지 않는데 제들이 입은 옷은 참말로 천연 의복으로 그 자체가 멋이며 영구적이라는 것에는 부럽기 짝이 없다. 하이고 우리 인간은 옷에 또 나이가 들면 맞는 옷도 없고, 입어도 때깔도 나지 않아 어디 다니기에도 여간 거추장스럽기 짝이 없다만, 개는 살아 있는 동안은 상팔자다. 아무튼, 개는 제철 맞은 셈이다.
하양에 곧 개업 준비하는 곽 씨께서 본점에 왔다. 기계 견적을 뽑아 드렸다. 그리고 어떤 기계가 있는지 용도는 무엇이고 어떤 제품이 더 실용적인지 약 한 시간 반가량 상담했다. 소매경기는 아주 좋지 않지만, 창업하려는 사람은 창업한다. 경기가 많이 위축되어서 그런지 모든 업자는 터무니없는 가격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간판업자가 단 간판도, 인조대리석 견적도 그리 많은 금액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모두가 어렵기는 마찬가지인가 보다.
곽 씨는 나의 카스에 올려놓은 메뉴판이 마음에 들었다. 메뉴판을 이렇게 해달라며 주문을 받았다.
오후 영천에 갔다. 기계는 산레모 기종으로 밀라노다. 아침에 출근하면 기계 버튼을 눌러 보는데 물이 나오지 않았다. 한참 동안 다른 것을 몇 번 누르거나 틀면 그제야 기계가 돌아가는 듯하다며 전화가 왔다. 어떤 때는 아예 안 되는 거 갚다며 지켜보다가 우연히 또 된다는 거였는데 아침마다 불안하기 짝이 없어, 아예 뭔지를 물으려다가 전화 한 것 같았다. 이리저리 듣고는 나는 한마디 했다. ‘모터 펌프 헤드’ 나갔습니다. 그러니까 수리해달라는 거였다. 관련 부품을 챙기지도 않고 나는 하양까지 가서는 차를 돌렸는데 어이가 없었다. 건망증도 이런 건망증은 없을 것이다. 본부에 아까 놓아둔 그 부품을 챙겨 다시 또 간다. 현장에 들렀을 때는 다섯 시 좀 못 되었다. 기계 개봉하고 수리한다. 약 오 년간 한 번도 고장 나지 않았던 기계다. 그러니 관련 부품에 볼트와 너트가 얼마나 단단하겠는가! 풀고 조이고 다시 묶고 바르고 다시 조이는 일이 보통 일이 아니었다. 팔이 쑥 둘러빠지는 것 같았다. 이것도 한 번 만에 끝내야 한다. 다 조이고 어딘가 물이 새거나 하면 처음부터 다시 하는 일이라 함부래 꼼꼼히 작업하지 않으면 큰 낭패를 본다. 예를 들면 나사산이 뭉그러지거나 너트가 터지면 수리는 이 길로 끝나는 셈이다. 그러면 관련부품이 아니라 호스를 별도 제작하거나 이 제품의 완제품이 있는지 확인 들어가야 하는데 아주 피곤하다. 그러니 꼼꼼히 작업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다. 수리는 다섯 시 삼십분에 기계 개봉하여 여섯 시 이십이 분에 완료했다. 결과는 완벽했다. 덮개를 덮은 시간이 일곱 시였다. 그 전에 압력을 조절해서 맞췄다. 에스프레소는 정확히 말하자면 9기압의 강한 압력에 약 30mL를 뽑는 것이 그 정의다. 방금 간 부품은 압력과 관계있는 거라 그 압력을 바늘 9로 맞췄다.
저녁, 아이들과 늘 가던 단골집에 가서 저녁 먹었다. 맏이는 여전히 불라면과 된장, 밥 한 공기, 둘째와 함께 고기 구워 먹었다. 뒤에 아내 오 선생도 함께 해서 먹었다. 아내는 근래 일이 많아 여간 피곤했나 보다. 입술이 다 불어터졌는데 보기에 영 좋지 않았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