鵲巢日記 16年 01月 24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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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91회 작성일 16-01-25 01:20본문
鵲巢日記 16年 01月 24日
가을처럼 구름 한 점 없었지만, 매서운 칼바람은 겨울 들어 최고인 것 같다. 냉장고가 아니라 냉동고 같은 날씨였다.
오십 중반은 자리도 잡은 나이며 말년에 가까워 내가 다니는 직장을 쉽게 저버리고 나올 수 없는 나이기도 하다. 전문직에 종사하는 이는 연봉이 오륙천은 넘어 결코 적은 월급은 아니다. 이렇게 경기 좋지 않을 때는 자영업자가 얻는 보수는 전문직에 종사하는 이보다 못하다. 하지만 직장에 다니는 사람보다는 나의 일이 있다는 것에 만족한다. 이것도 잘 운영하여야 나의 직책이 주어지는 것이다. 그렇게 보면 직장 다니는 이보다는 더 많은 노력을 하여야 입에 풀칠이나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오십을 바라보고 가는 나는 재력에 비하면 친구에 따라가지 못할 것이고 일로 보면 친구보다 나을 것이다. 일하지 않으면 무엇 하겠는가, 일은 노동이겠지만 놀이이기도 하다.
아침 사동에서 커피 한 잔 마셨다. 배 선생께서 일박이일로 친구들과 포항 어딘가 여행 다녀오셨나 보다. 배 선생은 원래 간호사 출신이다. 대학 졸업하고 간호 일 하다가 그만두었다. 당분간 보험에 일하시기도 했다. 선생은 올해 오십 중반이다. 하지만 그렇게 보이지는 않는다. 입담은 늘 구수해서 함께 듣는 이는 분위기에 젖기도 한다. 여러 친구 얘기를 들으니 가슴이 뭉클하기도 했고 남 같지 않았다. 모두 간호사며 일은 달랐다. 오늘 기억에 남는 것은 뇌졸중이 온 친구와 사업에 성공한 사람의 대부분은 심장질환자가 많다는 얘기였다. 다혈질적이며 성격이 급한데다가 스트레스, 술과 흡연, 운동부족 등 모든 것이 관련이 안 된 것도 없을 것이다.
본점에 잠깐 머물 때였다. 본점에 일하는 조(早) 씨는 아무래도 오늘 부러 일 그만두어야 했다. 본점에서 오 선생과 청소할 때였다. 조 씨는 어떤 고민을 오 선생께 얘기했는데 오 선생은 조 씨와 함께 서재에 앉아 책보며 있던 나에게 보고했다. 예전부터 조 씨는 우울증이 있었던가 보다. 이야기 듣고 보니 좀 심각했다. 지금은 관련 약을 먹지만, 쉽게 나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이 문제다. 본인이 일을 더는 못할 것 같다며 죄송하다는 말씀과 눈에는 눈물이 맺혀 보기에 마음이 안쓰러웠다. 그리고 한 십 분 뒤, 퇴근했는데 나는 오 선생이 더 안 돼 보였다. 사람 쓰는 것도 복이 있어야겠다. 요 며칠은 가게 일에 얼마나 신경을 썼던지 입술이 다 부어터졌는데 보기에 영 좋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앞으로 일에 서로 의논을 가졌다. 이럴 때는 나는 아내에게 못 쓸 사람인 것만은 분명하다. 여태껏 함께 일한 마당이지만 그간 얼마나 고생길이었나! 하지만 이건 아무렇지 않은 시간이기도 하다. 앞으로 걸어야 할 더 고된 시간은 우리가 겪으며 가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오 선생께 물었다. 본점 우리 너무 힘들지 않나! 나는 폐점까지 속에 담아놓고 한 얘기였다. 오 선생은 뜻밖의 대답으로 위안한다. 어차피 교육해야 하잖아! 당연한 말이었다. 커피 하는 이가 커피 전도사로 그 임무를 다해야 한다. 이것이 우리의 일이다. 나는 사업체가 몇 개나 되고 가맹점과 분점은 손에 꼽기에 너무나 많다. 그냥 주어진 일이며 그 책임을 다해야 한다.
오늘 맏이는 커피를 배웠다. 방학 때 시간을 조금씩 내어 배우겠다며 했는데 잘 따르는 것 같다. 둘째는 바에 앉아 마냥 지켜보며 책을 읽었다.
오후, 동원 군 가게에 잠깐 들러 보았다. 바(bar)에는 김 군이 있었는데 동원 군과 함께 정장으로 차려 입었다. 보기 좋았다. 정장에다가 조끼를 입었다. 더욱, 김 군은 안경을 썼는데 아주 달라 보였다. 동원 군이 도운 것 같다.
사동에 잠시 들러 영업상황을 지켜보았다. 날이 추워 그런지 일찍이 손님 끊겼다. 바깥은 찬바람이 아주 매섭게 불었다. 차에 오르고 시동을 켜자 고양이 한 마리가 날 지켜본다. 이제는 나의 차 소리도 알아본다. 그냥 가기에는 너무 또렷하게 눈이 마주쳤다. 그렇다고 내려서 무엇을 주기에도 마뜩찮아 차를 돌렸는데 고양이는 캣타워에 다시 들어간다. 백미러에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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