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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6年 01月 25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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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153회 작성일 16-01-25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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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60125

 

 

    꽤 맑은 날씨였다.

    나는 고자다. 힘없는 고자, 나르시시즘에 빠진 고자, 정치와는 아무 관심 없는 고자, 007도 아니면서 동서남북 이리저리 다니는 고자, 고자는 이 세계를 보는 것만도 흐뭇하다. 옆집 누렁이를 보면서, 벌겋게 피어오르는 화톳불 보면서, 쇠꼬챙이 들고 휘휘 젓는 아재를 보면서, 뭐든지 다 먹어치우는 저 불덩이를 보면서, 거저 잠잠히 서서 두 손바닥만 바르게 폈다가 엎었다가 쫘아악 펼쳤다가 불만 쬔다.

 

    가맹점 두 곳, 세무마감을 도왔다. 매년 매출이 준 것을 확인했을 때 마음은 착잡했다. 저녁에 잠시 다녀갔던 윤 과장도 커피 소비가 전반적으로 줄었다며 얘기한다. 위안 삼을 말은 아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소비경기가 많이 위축되었다.

 

    오전, 한성에 다녀왔다. 전에 작업한 메뉴판 대금을 모두 드렸다. 하양에 곧 개업하려는 곽 씨께서 메뉴판 작업을 부탁한 바 있어 주문을 넣었다. 웅장한 멋도 있는데다가 포스기기 앞이라 손님이 보기에 편할 것이다.

    한학촌, 옥곡, 청도에 커피 배송 다녀왔다.

    조감도에 새 식구가 들어왔다. 전에 본점에서 함께 일했던 밀양 사는 백 씨다. 신대부적 쪽에 방을 구했다. 오늘 부러 함께 일하게 되었다.

    서울과 부산, 하양에 들어갈 자재를 주문했다.

    대구 칠성시장에 다녀왔다. 전에 하양에 넣었던 화덕 불판이 하나 깨져 다시 구했는데 업자는 2만 원 요구했다. 그냥 하나 주면 안 되느냐고 물었더니 주물인데다가 자기도 옆에서 사가져 온 거라 방금 봤지 않느냐며 달란다. 어쩔 수 없이 드렸다.

 

    본부 들어오는 길, 다이노 카페에 잠깐 들렀다. 동원 군은 개업행사를 하지 않으려 한다. 집에 어른께서도 동네 시끄럽게 하는 것은 폐가 되니 거저 지인들과 조용히 보내자며 한 말씀 주셨다. 그렇게 하기로 했다. 이참에 이벤트 사에 전화했다. 행사비용이 전보다는 훨씬 싸다. 차량행사와 도우미 둘, 고무풍선 달고, 이렇게 하는데 오십 만원 요구했다. 이 금액이면 할 만한데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가게가 너무 어수선했다. 손님으로 보기에도 그렇고 위층에서 웃음소리가 너무 요란했다. 동원 군에게 누구냐고 물었더니 사촌 여동생이라고 했다.

 

    동원 군 가게 옆은 식료품 가게다. 아파트 입구다. 여기는 도로가 비좁아 아파트에다가 차를 대며 일보며 갈 때가 많다. 다시 차를 가지러 갈 때는 이 집을 늘 스친다. 그러면 넌지시 보게 되는데 보는 것만도 흐뭇할 때가 있다. 통통 오징어며 가니 얇은 명태포며 꼬당꼬당 언 동태와 삼삼한 버섯과 신선한 채소, 거기다가 알록달록한 과일도 있어 눈요기하다가 간다. 동네 아지매들도 몇몇은 서서 가격 흥정하는 모습도 보는데 여기 일하는 아지매는 똑 부러지게 생겼다. 나도 옆에 서서는 가격표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말 한마디 툭 하고 던졌다. 아지매 이 조기 한 마리 얼마요? 만육천 원 그래서 한마디 더 했다. 천 원은 깎자! 그러면서도 좀 미안한 나머지 거 오징어 한 마리하고 명태포 하나 담아주소, 했더니 씩 웃으며 담는다. 딱 이만 원이다. 나는 안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는데 전에는 좀 남사시럽기도 했는데 왜냐면 지갑은 편지봉투를 약 삼분지일은 잘라 버리고 테이프 칭칭 감아 쓰는 것이라 돈 담고 빼내는 데는 이것만큼 편한 것도 없어라! 요즘은 부끄럼도 없이 썩 잘도 꺼내면서 배춧잎 같은 색깔만 골라 두 장 빼서 드렸다. 내일 아침은 김칫팔이 송송 쓸어 넣은 뜨끈뜨끈한 오징어 국에다가 조기 한 젓가락 뜯을 수 있겠다.

 

    저녁, 맏이가 여간 말을 듣지 않아 속상했다. 둘째는 성격이 온순해서 무엇을 하라고 하면 척척 잘도 한다만, 이놈 맏이는 하는 것마다 말대꾸며 말로 얼버무려 무엇이든 피해가려고 하니 얼마나 화가 나던지 회초리로 엉덩이 몇 대 쳤다. 또 치고 나니 마음이 여간 좋지 않아 맞은 엉덩이를 살폈다. 하늘 무너진 것 같이 사는 게 까맣기만 하다. 참 내가 왜 그랬는지, 좀 참고 지나가서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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