鵲巢日記 16年 01月 26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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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71회 작성일 16-01-27 00:14본문
鵲巢日記 16年 01月 26日
날이 많이 풀린 것 같다. 그렇게 추운 날씨는 아니었다만 겨울은 겨울이다. 다른 지방은 눈이 꽤 왔다는데 여기는 내내 맑고 화창하기만 하다.
영천 삼사관 학교에 다녀왔다. 군부대 안이라 경계가 삼엄하고 엄숙하다. 마침 점심시간이라 병사들이 열 맞춰 이동하는 모습도 본다. 대열의 선임은 조심히 운전하며 지나가는 나에게 거수경례한다. 나도 그에게 인사 보낸다. 바람은 꽤 차지만, 군사교육 받는 군인은 추위도 모르겠다. 우렁찬 군가와 힘찬 걸음은 동장군도 억누르는 기세다. 이곳에 커피 배송했다. 어느 날, 이곳 교회 담당자는 자동화기기에 여러 번 물었는데 오늘 들어와 보니 기기가 있다. 아마도 인터넷으로 산 것 같다. 기기는 우리나라 미니자판기만 생산하는 굴지의 회사로 D 회사 제품이다. 커피 납품은 가끔은 기계의 잘못된 결함이나 A/S까지 책임질 때가 있는데 이곳은 내가 판 기계가 아니라 어쩌면 그 책임은 조금 더는 것 같다. 그만큼 신경 쓰는 일이 준 셈이다. 기계를 판다고 해서 좋은 것은 아니다. 그만큼 책임을 안는다는 말이다.
며칠 전에 어느 모 교회에서 전화가 왔다. 기계 연결부위로 정수기 쪽인데 물이 한 방울씩 샌다는 거였다. 정수기 업자에게 전화했더니 일하지 않는다며 다시 나에게 전화했다. 일요일이었다. 그래서 나는 다른 업자에게 전화해서 도움을 받으시라고 했다. 일하지 않는다며 얘기했던 그 정수기 업자는 물론 내가 아는 사람이다. 기계가 잘못되었다면 그날 나는 갔을 것이다. 나의 일이기 때문이며 또 늦더라도 분명 그날 갔을 것이다. 요즘 사람은 토요일과 일요일은 어떤 일이 있어도 일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 아예 전화를 꺼놓고 지내는 사람도 있다. 그러고 보면 쉴 때는 쉬어야 한다는 게, 요즘 세태를 읽는다. 가끔은 내 처세가 잘못되었다고 여길 때도 있다.
요즘 사람은 조금만 이상 있으면 전화부터 한다. 먼저 들여다보고 무엇이 잘 못 되었는지 손 쓸 방안이 있으면 먼저 해보고 안 되면 전화하는 게 순서다. 그러니 기계를 파는 것은 그 뒤 책임까지 감당해야 한다.
영천에 갔다가 본부 들어오는 길, 하양에 잠시 들렀다. 곽 씨 가게다. 지난번 깨진 화덕 판 하나를 제자리에 끼웠다. 내부공사가 거의 마무리되었다. 오늘은 주방에 인조대리석을 얹었고 엘피지 가스 배관 설치작업을 했다. 곽 씨도 현장에 있었는데 아마 우엉이지 싶다. 따뜻한 우엉 차 한 잔 주신다.
곧장 본부에 들어와 내일 들어갈 기계를 점검했다.
오늘은 아침과 점심 모두 가족과 함께 먹었다. 저녁은 혼자 밥 한술 떴다. 오후에 기계를 들어 올릴 때 둘째가 일을 도왔다. 맏이는 본점과 본부를 오갔는데 본점에서 보낸 시나몬을 가져왔을 때 맏이를 꼭 안아주었다. 엊저녁에 회초리 들었던 게 못내 가슴이 아팠다. 부모와 자식 사이는 사람이 태어나서 가정 먼저 맺는 인간관계다. 그러니 이 세상에서 누구보다 가장 가깝고도 귀한 관계다. 아버지로서 어질고 너그러워야 했다. 마음이 몹시 아팠지만, 훗날 아비의 마음을 이해하는 날도 올 것이다.
오후, 사동 분점과 카페 단물고기에 커피 배송 다녀왔다. 카페 단물고기에 들렀을 때 사장은 주위 카페에 판매하는 아메리카노 가격을 이야기했다. 그러니까 대부분 이천 원이나 이천오백 원쯤 하는데 여기는 삼천 원이라 가격을 조정하느니 판촉으로 영업 전략을 꾀했다. 오시는 손님께 다양한 판촉 전략을 내세웠는데 그 중 하나를 보게 되었다. 까맣게 그려놓은 머그잔에 따뜻한 커피를 채우면 까만 하트가 빨갛게 변한다. 다시 커피를 비우면 까맣게 되는데 젊은이들에게는 눈요기로 볼 만하겠다.
저녁, 하양에서 전화가 왔다. 전에 주문 넣었던 메뉴판 작업을 취소한다는 얘기였다. 한성에 전화하니 이미 쇠는 다 잘라 놓았다고 하는데 참 난감한 일이다.
늦은 밤 아이들에게 문명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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