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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6年 03月 02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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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95회 작성일 16-03-03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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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6年 03月 02日

 

 

    맑았다.

    오전, 본점 옆집, 집주인으로 보이는 어떤 젊은 사람이 들어와 횡포를 부렸다. 자기 집 앞에다가 쓰레기봉투와 일반 쓰레기를 버렸다는 것이다. 우리는 그런 일 없으며 우리가 버리는 쓰레기는 우리가 따로 모아 두었다가 지정된 장소에 버린다고 설명해도 막무가내였다. 끝내는 욕설까지 퍼붓고 갔다. 마치 이 나라는 법도 도덕도 없는 국가처럼 느꼈다. 마치 칼이라도 들 것 같았고 언성을 높였다. 이 사람이 나가자 직원 이 씨는 경찰서와 동사무소에 바로 신고했다. 직원 이 씨 말에 의하면 쓰레기는 모두 생활 쓰레기며 분명 원룸단지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자기 건물에서 나온 것으로 화풀이는 왜 우리 쪽에다가 하는 건지, 이 일로 화가 일었다. 분명 집주인이 아니라 원룸 관리하는 부동산 직원이겠다.

    오후, 세무서와 오랫동안 통화했다. 작년 인건비 신고 때문이다. 일용직과 정 직원 인명확인과 월급명세를 확인했다. 작년 조감도 석 점장에 관한 일이다. 건강보험과 연금을 공제해야 마땅한 일이지만, 형평상 넣지 못해, 그 빈 달이 몇 달 되었다. 점장 편의를 보아주었다가 지출은 나가고 소득은 더 잡히는 격이 되었다. 세무서 직원과 대화를 나누다가 이런 느낌이 든다. 국민의 한 사람이지만 남의 땅에 내가 빌붙어 사는 것은 아닐까! 빚은 많고 벌여놓은 사업은 많아 주위 보는 시선도 곱지 못하다. 카페에 차만 많이 주차되어 있어도 옆집 보기에 눈치를 보아야 하고 마이너스 통장에 몇 푼이라도 줄면 돈이라도 많이 버는 것 같이 보여 몹시 죄인처럼 느껴진다. 털어도 아무 것도 없는 거저 국민의 한사람, 이 국민이라는 말도 과분할 따름이다. 무엇이든지 죄인처럼 느꼈다.

    청도와 카페 단물고기에 커피 배송 다녀왔다.

    신대리, 석 씨 가게에 다녀왔다. 커피 기계와 하부냉장고 설치했다. 석 씨 아버님께서 오셨다. 아버지는 창원에서 간판 일 한다. 아버지께서 간판을 작업해서 붙이고 계셨다. 함께 온 인부 2명은 일을 도왔다. 창업에 자금이 달려 여러 군데서 돈을 빌려 가게 꾸미는 모습을 본다. 옆에서 보는 나도 애처롭고 걱정이 된다. 다음 주면 영업신고증이 나올 거라며 얘기한다. 마감이 거의 다 되었다. 전에 공사할 때는 볼품없었지만, 지금은 그런대로 괜찮다.

    커피 볶았다. 전에 강 선생으로부터 받은 생두 첼바와 청도 운문에서 주문받은 케냐를 볶았다. 로스팅 포인트를 약간 높였다. 점장은 드립이 아니라 더치용도로 쓰겠다고 부탁했다.

    본점 마감할 때쯤 밀양 에르모사 사장 상현 군이 왔다. 임당, 돼지국밥 집에서 저녁 먹었다. 사람을 더 쓰고 싶다는 얘기와 어떤 손님이 아메리카노 한 잔 주문했는데 판매가는 4,500원인데 무려 1,500원 깎자며 얘기하신 손님 있었나 보다. 그러니까 삼천 원에 한 잔 달라는 얘기였다. 오백 원은 할인해 드릴 수는 있지만, 하며 얘기했는데 그 손님은 그냥 가셨나 보다. 차에 타며 친구에게 엔젤리너스에서 커피 한잔 하자며 하던 얘기를 들었다. 아줌마냐고 물었더니 아줌마라고 대답한다. 조감도에도 나 많은 손님이 많은데 가격 때문에 그러는 손님은 없느냐고 묻는다. ‘와 없어!’ 며칠 전에 어떤 손님은 계산대 서서 감탄사 연발하시던 분 있었다. ‘허으으으으윽’(숨넘어가는 소리였다) 소리가 원악 커서 저 뒤쪽에 앉은 손님까지 시선이 계산대에 집중했다. 함께 온 동료에게 ‘야 딴 데 가자, 딴 데 가자, 딴 데 가자’ 남자 손님은 차분히 주문했다. 차 한 잔 말끔히 드시고 가셨다.

 

 

19. 거름종이

 

    일명 여과지라고도 한다. 액체나 기체를 통과시켜 침전물이나 불순물을 선택적으로 걸러내기 위해 사용하는 종이다. 거름종이는 식물성 섬유로 되어 있으며 지름이 0.05mm 정도 되는 구멍이 무수하게 서로 뒤엉켜 있다.

    커피 전문점에서 사용하는 거름종이는 커피를 거르고 커피에 내재한 영양분은 받아 내린다. 뜨거운 정수로 사용하면 좋지만, 일반 수돗물도 크게 나쁘지는 않다. 금방 끓은 물을 잠깐 식혀 93도~95도 정도 되는 물로 드립한다. 드립은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정성을 다하여 아주 천천히 마치 물방울로 커피를 잘근잘근 밟듯이 한다. 중심에서 바깥으로 떨어뜨리면서 찬찬히 내리면 더욱 좋다. 일반적으로 원액 약간 받아 물로 희석하여 마시는 방법이 있고 뜨거운 정수로 분쇄한 커피 몇 번을 적셔 물 희석함이 없이 그대로 한 잔 내려 마시는 방법이 있다. 나는 전자를 택한다. 훨씬 깔끔한 맛을 느낄 수 있다.

    거름종이에 걸러서 나온 커피는 대체로 깔끔하며 담백하기까지 하다. 이것은 아무래도 커피의 기름 성분까지 종이에 어느 정도는 걸렀기 때문이다. 커피는 5대 영양소라 부르는 단백질, 비타민, 지방, 탄수화물, 무기질 같은 성분이 있다. 여기서 지용성 성분은 종이에 걸러지게 마련이다. 이러한 이유로 진정한 커피 맛을 느낄 수 없다는 이가 있는 반면에 다이어트로 이 커피만큼 좋은 것도 없다는 이도 있다. 참 여러 가지다.

    잘못된 커피는 분쇄한 커피를 잘 못 다루었거나 거름종이가 잘 못 되었거나 물이나 주전자 사용이 미숙할 때 나온다.

    여과지도 몇 종류가 있다. 누런색의 천연펄프와 표백 여과지다. 한때 미국에서 유해성 논란으로 표백여과지를 한동안 쓰지 않았다. 뒤에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발표가 있었지만 아직도 매장에서는 누런 여과지를 많이 쓴다. 이들 맛의 차이는 오히려 천연 여과지보다 표백 여과지가 커피 본연의 맛을 더 느낄 수 있다. 천연 여과지는 종이 냄새 즉 나무 냄새가 배여 나무 맛이 전혀 나지 않는다고는 할 수 없다.

 

    말끔한 커피 한 잔을 마시려면 이 거름종이가 필요하듯이 우리의 일상에서도 영혼의 충전은 필요하다. 이 영혼의 충전이야말로 하나의 거름종이 역할과 다름없다. 독서 말이다. 일과 중 가장 중요한 일은 책을 읽는 것이다. 우리는 언제나 새롭게 태어난다. 늘 반복적인 학습으로 하루를 마친다. 다람쥐 쳇바퀴 굴리듯 일상을 보낸다. 영혼은 항상 어둡고 지치고 나약하기까지 하다. 이러한 것을 걸러주는 여과지 역할은 단연 독서다. 우리는 과연 한 달에 몇 권의 책을 읽는 것인가!

    지독한 독서광을 뽑으라면 나폴레옹을 들 수 있겠다. 그는 전쟁 중에도 약 천 여권의 책과 이를 관리하는 사서 두 명을 데리고 다녔다. 그는 많은 전쟁을 치렀지만, 이들 대부분 승리로 이끌 수 있었던 것은 독서의 바탕과 이 속에서 나온 지략과 전술 덕분이었다. 현대에 사는 우리는 많은 인간관계를 맺으며 앞날 훤히 내다볼 수 없는 불투명함 속에서 산다. 정말 독서를 하지 않는다면 언제 어느 시기에 위험에 닥칠지 모를 일이다. 마치 횃불 없이 어두운 동굴을 걷는 것과 다름없다. 맛난 커피 한 잔을 내리기 위해서는 거름종이가 필요하듯 그나마 미소를 지으며 인생을 돌이켜 볼 수 있으려면 독서는 필수다. 좋은 책을 만나면 반듯이 줄을 긋고 메모하며 언제 어느 때나 꺼내 볼 수 있도록 장식하는 것도 좋겠다. 나중에 요긴하게 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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