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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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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바람과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20회 작성일 16-03-05 0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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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라 써 놓고 그 안에 네 마음을 초대할 수 있다면
사랑이라 써 놓고 그 안에 너와 내가 함께  들어가 마주 볼 수 있다면
구름 위에든 길가의 거친 담벼락이든 분홍빛 꽃잎이든 곳곳마다 적어 놓는다
서툴고 삐딱한 글씨체로 수려하지는 않으나 또박 또박 
언제든 네가 읽을 수 있도록 새겨 넣는다
그곳에서의 태양은 네 무대의 조명
바람과 나무와 새들은 너의 손길이 닿아야 생기를 얻는 소품들
아, 그러나 네가 와야 비로소 열 수 있는 소망의 집
마음 속에 새겨도 홀로 들어갈 수 없는 곳

오늘은 강가에 나와 흐르는 물결 위에 네 이름도 함께 적는다
수 없이 써도 쓸 곳이 돋아 떠나지 못 하는 나처럼
어쩌면 너도 어느 강가에 있는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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