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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6年 03月 06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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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42회 작성일 16-03-07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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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6年 03月 06日

 

 

    꽤 맑은 날씨였다. 운전하는 동안 더워서 에어컨을 약간 틀기도 했다.

    본점 바로 곁에 원룸에서 나온 쓰레기봉투였다. 본점 앞, 앞집 담벼락에다가 옆집에 사는 사람이 버린 것이다. 본점 문 앞이라 여간 보기 싫은 것이 문제라 아내는 이 쓰레기봉투를 그 옆에다가 치웠다. 그러니까 다시 옆집 곁에다가 옮겼다. 이 일로 오 선생과 긴히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쓰레기봉투를 옆집에다가 옮겨 놓은 것은 잘못한 일이다. 옆집에서 나온 것이라지만, 아예 그것을 치우지 말아야 했다. 아무리 보기 싫더라도 동사무소에 치워달라고 전화했으면 더 나은 일이었다. 아니면 쓰레기 버리도록 지정한 장소에다가 옮겨야 했다. 괜히 우리가 버린 것은 아니지만, 누가 보았으면 우리가 버린 것으로 오인하게 된 일이었다. 말하자면 쓰레기 세탁한 셈이다. 건물 앞에 도로라지만 이 도로 반을 나눠 우리 건물 쪽을 더 신경 썼으면 하는 얘기다. 오후에 아이들과 이 쓰레기봉투를 지정한 장소에다가 치웠다.

    옆집 주인장(내가 보기에는 주인장은 아닐 것 같다. 원룸 관리하는 부동산 집으로 보인다)은 하루는 자기 건물 옆에 쌓인 쓰레기봉투 중 하나를 뜯어 도로에다가 흩친 일이 있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다. 또 하루는 카페에 들어와 왜 우리가 그 쓰레기를 버렸냐는 듯 막무가내로 고성방가하며 욕질을 모지락스럽게 퍼붓고 나간 적 있다. 당시 칼을 들지 않을 뿐이지 살인이라도 할 것이 눈 부라리며 대들었다. 오 선생은 여기에 뒤질세라 한 번 두고 보자는 듯 그쪽에서 나온 쓰레기는 그쪽에다가 놓든지 거기서 치우라며 얘기했다. 엄연히 따지자면 도로 중앙선에서 우리 건물 안쪽에다가 쓰레기를 버린 것은 아니니 괜한 신경 쓰지 말자며 얘기했지만, 오 선생은 아직도 분을 삭이지 못하는가 보다.

    오후, 아이들과 아버님 뵈러 갔다. 어머님은 감기 걸리셨는지 몸이 별로 좋지 않았다. 아래였다. 김천 보건소에서 동네에 다녀간 일 있다. 동네 어르신들 모두 종합검진에 가까운 진찰을 하고 갔다. 검사결과 아버지는 뇌경색의 우려가 있으니 병원에 가시라며 조언했다. 아버지께 다음 주에 시간을 내서 함께 가기로 했다. 어머니께서 삶은 국수를 아이들과 함께 먹었다.

    작년인지 재작년인지는 모르겠다. 동생이 병아리 10여 마리를 가져온 일이 있다. 아버지께서 이를 키웠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죽어 나가고 이제는 오골계 한 마리만 남았다. 어머니는 이 닭을 가져갈 수 있으면 가져가라고 한다. 마당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똥 싸는 닭이 마냥 귀찮으신 게다. 오랜 당뇨로 눈까지 어두워서 닭을 살피지 못하는 것도 그 이유다. 그러나 이 닭을 어찌 가져갈 수 있나! 아버지는 이 오골계가 매일 달걀을 생산했는데 며칠 전부터 더는 생산하지 않는다며 말씀을 주신다. 닭은 묶어놓은 것도 아니라서 마당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우리 눈치를 살피는 듯했다.

    곧장 카페 다이노에 들렀다. 동원이가 주문한 커피를 내려놓았다. 직원들과 식사 중이었다. 인사치레다. 커피 한 잔 얼른 받아 나왔다. 조감도에 들러 영업상황을 보았다. 본부에 들어올 때였다. 하양 카페 ***에서 전화다. ‘본부장님 커피에 탄내가 나는데 이건 왜 그래요?’로스팅 포인트를 설명하고 에스프레소에 관한 설명도 있었다. 무엇보다 커피에 대한 자신감 결여다. 매번 신규로 개업하는 가게는 대체로 똑같은 질문이다. ‘탄내가 난다는 얘기, 신맛이 난다는 얘기, 향을 모르겠다며 한 말씀 주시는 분도 있다.’ 무엇보다 바에 오래 서보지 못하니 손님에 대한 자신감 결여가 문제다.

    본점 마감하고 일을 도왔던 경모를 집까지 태워 줄 때다. 경모는 나이에 비해 사리事理가 밝다. 남매지 연못가 지날 때였다. 여기는 커피 전문점이 몇 개가 있으며 어떤 집은 장사가 되는 것 같고 어느 집은 안 되고, 주절이 읊는다. 내 사는 동네는 커피 전문점이 있었는데 문 닫은 이야기까지 한다. 이제 고2다. 이리 적극적인데 어느 일이든 잘 못 할 것도 없다. 경모가 참 대견스러웠다.

 

23. 로부스타

 

    원산지는 아프리카 콩고 산이다. 1898년에 발견되었다.* 더욱 섬세한 풍미를 지닌 품종인 아라비카와 달리 튼튼하고 잘 자란다. 로부스타라는 이름은 로버트(robot)에서 나왔다. 그만큼 튼튼하다는 얘기다. 전 세계 커피 생산량 약 30% 차지한다. 주로 동남아에서 많이 재배하며 아라비카보다 한 나무에 맺는 열매수확량은 많다. 고급커피집은 이 로부스타 커피를 꺼린다. 이 커피 종은 주로 인스턴트커피 재료로 많이 쓰인다. 때로는 경제적인 이유로 블렌딩용으로 쓰이기도 한다. 어떤 나라는 로부스타 커피 재배와 유통을 법으로 제재 두는 곳도 있다.

 

    세상사 삶은 물처럼 어디 막힘이 없고 순하고 부드러워야 하며 산처럼 두텁고 무거워, 의義가 있어야 한다. 힘을 쓸 때는 지혜가 바탕이 되어야 일은 즐길 수 있으며 고요하고 차분함이 있어야 내 몸을 오래 지킬 수 있다.

    이에 공자는 지자知者는 요수樂水하고 인자仁者는 요산樂山이니 지자知者는 동動하고 인자仁者는 정靜하며 지자知者는 낙樂하고 인자仁者는 수壽니라 했다. 논어 품성에 나오는 말이다. 지혜로운 사람과 어진 사람의 삶의 처세를 말한다. 구태여 로부스타 커피와 빗대어 설명하기에는 억지가 있을지는 모르겠다. 커피가 애초에 쓰고 거칠다 보니 세상 사람은 피한다. 그래도 이 커피를 쓰는 이유는 병충해에 강하고 단위면적당 생산량은 아라비카보다 앞서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경제적인 이점도 있다. 아무리 좋은 커피라도 가격이 비싸면 대중적 음료로는 맞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격 차이가 그렇게 차이 나지 않으면 부드럽고 맛이 있는 커피를 찾겠다.

 

    나는 대중적이었는지 혹여나 편협한 마음은 갖지 않았는지 다시금 생각한다.

 

각주]

    *. ‘매혹과 잔혹의 커피사’, 마크 펜더그라스트 지음.정미나 옮김, 을유문화사. 24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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