鵲巢日記 16年 05月 05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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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84회 작성일 16-05-06 00:08본문
鵲巢日記 16年 05月 05日
카페 / 鵲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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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지도 풍뎅이도 터 잡은 똘마니도 국수라 앞치마는 한 그릇 하시라고
똘마니 밑구멍도 모두가 이백 나한 진동에 보지 못해 뒤늦게 되겠냐고
앉으나 서나 박은 곳 있으니 어깨 펴세 괜찮아 얼른 오라고 번개 치듯 비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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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색깔 한마음은 보아도 가족이라 코팅은 반질반질 동그란 와플기계
비단도 이런 천은 구하기 어렵지만 누구든 주문만 혀 멋지게 구울 테니
그래도 함께 입으면 모두 멋져 보여라 맛나게 입에 착 붙게 뽐 나게 내 드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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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도 조명발도 우주에 든 것 같아 참새도 까투리도 지나는 어느 새도
훤하고 전망 좋아 앉았다 쉬어가도 강아지 고양이도 딛는 발 어느 족도
가슴이 탁 트여 얹은 멍에 그냥 날아가 나방도 무당벌레도 부담 없이 노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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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아카시아 감나무 살구나무 세계에 어느 콩도 다 볶아 내어놓고
자두와 매실까지 웃으며 바라보는 갖가지 빵도 구워 서비스한다지만
산 높고 경치 좋은 곳 늠름한 곳 조감도 빈 그릇 하늘 폭 담근 터널 같은 하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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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마음의 잔 비우며 사는 거네 굽은 등 다독이다 인연 줄 묶어두며
채우고 또 비우고 씻으며 또 보아도 마음은 밀대 닦아 내일을 기약한다.
얼룩은 물 씻는 순간 벌써 닿아 사느니 환하게 한 때 놓은 정 하나둘 씩 잠긴다.
온 가족을 데리고 촌에 다녀왔다. 어머님 주방일 성가시게 할 것 같아 가벼운 찬거리를 준비해서 갔다. 아내는 양념장과 국숫물 챙겼다. 점심때 조금 지나서 출발했다. 오후 2시쯤에 부모님 뵈었다. 아버지는 마당에 돗자리 펼쳤다. 나는 부엌에서 국수를 삶았다. 어머니는 마루 문지방에 앉아 거저 우리 먹는 것 바라보며 있었다. 준과 찬, 아내와 나, 아버님은 국수 한 그릇씩 비웠다. 주방에서 가까이 서서 어머니 보았는데 머리숱이 거의 없었다. 피부에 주름이 이제는 깊다. 목소리만 창창하다. 이제 십 년은 하루처럼 닿는다.
思親 3 / 鵲巢
나무와 나무 사이 감출 곳 하나 없는
마디와 마디 사이 핏기로 쌓은 축대
하루가 애먼 천릿길 풀잎에 이슬 같다
따뜻한 햇볕 쬐며 문지방 앉은 봄날
새롭게 핀 감나무 잎 보며 묶은 나비
나비와 눈꺼풀 사이 그림자만 시리다
오후 5시쯤 본점에 왔다. 연호 군이 와 있었다. 연호는 몸이 뚱뚱하다. 본인은 살을 아주 많이 뺐다며 다부지게 말한 적 있다. 가벼운 인사치레로 오늘 어린이 날인데 집에 다녀왔느냐고 물었더니 싱긋이 웃는다. 아마 내일은 양가 어른 뵙고 인사드리겠지.
조감도에서 책을 읽었다. 시집 ‘姮娥의 마당놀이’읽었다. 아침부터 띄엄띄엄 읽다가 저녁 무렵에야 모두 읽을 수 있었다. 시인 제갈태일 님의 시조집이다. 시인은 42년 생으로 경산 사람이다. 그러고 보면 경산을 배경으로 더나가 경북 권에 시조 시인이 참 많으신 것 같다. 경북 청도 사람이셨던 유명한 이호우 선생도 있지 않은가! 시집 항아의 마당놀이는 전체가 사설시조다. 선생의 시는 어디서도 잊지 못할 각운 같은 이를테면 ‘버렸어’, ‘보았어’, ‘있었어’ 로 끝을 맺는다. 그러면 이 시조집의 서시라 볼 수 있는 ‘항아’를 필사한다.
항아 / 제갈테일
너는 늘 꿈을 꾸는 천상의 여인이었지, 이슬비 젖은 음계 연주하는 꽃이었어, 발목 흰 아이들을 품으며 수채화도 그렸지.
물안개 고운 날은 꽃잎 속에 눈을 뜨고, 난해한 신의 지문 마흔 아홉을 인화하면, 물보다 진한 그리움이 연꽃으로 피었어.
시인께서는 시인의 말에 항아는 달나라에 사는 나의 연인이고 마당놀이는 그녀와 대작하는 걸쭉한 신명풀이라 했다. 그러니까 항아는 실재인물이 아니라 시인께서 만든 가상의 한 여인을 내세웠거나 어떤 한 대상을 환유한 셈이다. 거저 독서하는 마음으로 죽 읽었다. 이것으로 책거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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