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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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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20회 작성일 20-06-15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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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꽃 /지천명

온통 네 것인 세상
네 것 사이를 비집고
내가 살아가기 위하여
도드라 졌다

나팔꽃은 이슬이라도
머금고 피지
멧꽃 한떨기 온통
짙 푸른 네 속에서
어거지로 아등바등
내가 피었다
너 때문에 자주 그늘에
드리우는 나는
짙푸러 가는 온통 너 뿐인
이 여름이 너무도
부담스럽지만 그런 너의
계절이 멧 꽃의 계절이라서
어쩔수 없이 찌그러지고
쭈그러져 촌티나게
홀로이 피어 있기 때문에
다행스러운 일이 라고
혀를 끌끌 차 올린다
"그래, 잘 하고 있어"
"무엇이 중헌디"
온통 너 뿐인 세상 이라도
내가 할 것만 잊지 않고
존재감을 누리는 일은
중요하기 때문이다
온 세상이 너로 10분의
1이면 나머지 9할은
너 아닌 다른 것일테니
너도 비 존립감으로
존립의 박탈 감이 있겠지
내가 너의 10의 1속에서
다시 1 할이라도
내가 있음은 참 다행
스러므로 짙푸른
너를 한참을 헤집고
촌티나게 멧꽃 한떨기
오래오래
피어 있을 거란다
가을엔 모서리가 선명한
씨앗이 여물게 할 것이며
또 다시 여름이 와도
멧꽃을 피울 거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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