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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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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97회 작성일 24-11-16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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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부 





서울에서 살고 있는 고등동창에게서 전화가 왔다. 선배가 급성폐렴으로 어제 입원했으니 전화나 한 번 해 주라 하고 전화가 왔다. 내일 동문들이 들린다니 같이 못 갈 나를 위해 전화라도 한 번 해 주라는 것이었다. 두주불사의 체력에 큰 덩치에 걸맞는 무쇠 같은 팔뚝으로 늘 건강에 자신을 가졌던 선배라 세월에 장사 없구나 하면서도 의심을 거둘 수가 없었다. 하긴 80을 바라보는 꺽어진 나이에도 아직도 건설현장에서 설치는 선배는 가히 일중독이라 아니 할 수가 없었다.일 좀 줄이라고 후배들이 그렇게 지청구를 했지만 소용이 없었고 그런 와중에 마누라와 이혼을 했고 얼굴이 초췌해진 걸 느끼기는 했지만 워낙이 건강한 체질이라 만날때마다 뽑아대는 신라의 달밤을 들어 보면 음색이 여전하여 아무도 그의 건강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다.


5년 터울 동문들이 9명이 의기투합하여 40여년 전에 만든 서울에 사는 동문들의 모임이 있었다. 내가 만든 모임이기에 애정이 남달랐고 모임초기의 청년의 열정들이 나이들어서도 만날 때마다 친구처럼 형처럼 임의로와 시끄럽고 활기찬 동문모임이었다. 해마다 부부동반 모임으로 전국을 다녔고 각자의 가정사를 꿰뚫어 알 정도로 가족 같은 모임이었다. 이러 했던 모임이 해가 갈 수록 늙어지더니 부인들은 멀쩡한데 남편들이 하나 둘씩 쓰러지기 시작했다. 5년전 건강정보에 박식해서 당근주스를 그렇게 강추했던 5년 선배가 위장병으로 어느 날 갑자기 쓰러지더니 못 일어 났고 술 좋아하고 영등포의 밤을 구성지게 부르던 2년 선배도 급성 간경화로 졸지에 저 세상 사람이 되었고 뒤통수 물혹 수술로 그만인 줄 알았던 형제 같은 동창이 물혹 수술후 뿌리에서 자라고 있는 암을 경시해서 암 발견 두 달만에 경솔한 죽음을 맞이 했다. 그러던 중에 내가 귀향을 하게 되니 모임은 지리멸렬해져서 패잔병 다섯명만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카톡방에 회비사용 내역서가 올라오지만 시덥잖고 관심이 많이 바래져서 간간히 총무를 맡고 있는 동창과의 전화에 시름을 풀고 있는 형편이다.


왜 입원하셨어요? 하니 기도를 긁는 힘겨운 목소리로 과로와 스트레스지 뭐! 한다. 게다가 그 나이에도 반주로 소주 한 두병은 한다하니 저승길이 환히 밝아 오는데도 태연하다. 일을 마치고 인부들과 술 한 잔을 하는데 갑자기 숨이 막히고 가슴이 저리더라는 것이었다. 눈을 떠 보니 병원이였다는데 태연하다.선배님! 이제 일도 딱 멈추고 좀 편하게 사세요! 하니 모기만한 목소리로 그러마! 하면서 풀이 꺽긴다. 그러면서 시골에 좋은 묘자리 하나 있으면 봐 달란다.


인명은 재천이라 정해진 분수대로 살다가 가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다. 살아있는 동안 즐겁고 행복하게 살다가자는 아우성이 무성하지만 인생은 그져 그렇게 살아지는 것이지 무지갯빛 인생은 없다. 우울한 마음만 없으면 되는데 그게 쉽지가 않다. 마음이 요물 같아 참 어려운 게 인생이다. 늙으면 잘 죽어야 한다는데 모든 사람들이 조화롭게 잘 죽어지지 않는다. 죽을 고생을 다 격어야 죽어진다. 이웃에 중병인 남편이 목에 호스를 꽂아 5년을 중환자실에 있는데 남편이 죽어 주지 않아 동네에서 부러워 마지했던 단란했던 가정은 이제 논 밭을 다 팔고도 생사의 해결이 나지 않아 파산직전에 와 있다. 


우리도 유럽의 어느 나라처럼 중병의 환자가 자기의 떠날 날을 예약하는 존엄한 죽음을 맞이할 권리를 부여했으면 좋겠다. 저 세상 떠나기 전에 가족들이 전부 모여서 죽어가는 사람의 앞길을 밝혀 주었으면 좋겠다. 이래저래 암울한 가을 아침이다.



추천1

댓글목록

물가에아이님의 댓글

profile_image 물가에아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에효~
이리저리 속이 편치 않으시겠네예~
죽음의 존엄성 찬성 입니다
아픈사람이 원하면 안락사 좋을것 같아예
누워서 의식없이 세월만 죽이는게 아니지예
남은 식구들 살아갈 희망도 갉아 먹지예~
아픔은 늘 어둡지만 어둡지 않을 수도 있답니다~
너무 마음 아파 마시길예~~~

계보몽님의 댓글

profile_image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새벽에 일어나니 카톡에 부고가 떠있네요, 참 삶이란게 허무합니다
그렇게 왕성하게 삶을 산 사람도 드물다 싶은데 너무 고생한다고 일찍
데려 갔는지도 모르겠군요. 일 좀 줄이라고 그렇게 당부 했건만 기어코
세월이 그를 낚아챘습니다 고요히 명복을 비는 아침입니다

새벽 공기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찬 바람에 호흡기 환자는 늘 조심해야하지요
무탈한 하루 되시길 빕니다!

안박사님의 댓글

profile_image 안박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계보몽* 詩人`修筆家님!!!
"人命은 在天"이고,"人生은 未完成"이라 했습니다`如..
"물가에`아이" P`E房長님의 말씀같이,"安樂死"도 좋을듯`여..
"부처님"의 가르침`같이,"無所有"의 聖心으로 살아也 합니다`요..
"계보몽"詩人님!&"물가에`정아"房長님!늘 健康하시고,幸福하세要!^*^

계보몽님의 댓글

profile_image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참 삶이 힘든 세월입니다
어제 전화로 안부 나누던 고등선배가 오늘 저 세상 사람이 되니
이 싸늘한 가을이 더욱 음산합니다

늘 건강하신 삶 사시고 자상한 선배 같으신 안박사님!
덕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늘 건안하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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