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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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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117회 작성일 24-11-20 06:13

본문

​슬픈 계절 





창가에 누렇게 물들어 가는 솔잎을 보면 마음이 슬퍼진다. 솔가리를 갈쿠리로 긁어 마당 아궁이에 불을 지피면 환하게 타오르는 열기에 지난 여름 떠나신 어머니가 그리워 눈물이 난다. 창백한 얼굴로 이따금 찾는 중환자실에서 아들이 반가워 허공에 손을 젓던 핏기 없는 하얀손이 그리워 눈물이 난다. 내가 당신을 지켜주지 못하고 당신을 따듯하게 힘껏 안아주지 못한 마음에 자책이 되어 눈물이 난다. 당신의 애틋한 구원의 눈길에 매정하게 돌아 선 자식이 임종후 흘리는 눈물이 역겨워서 나는 슬펐다. 그래도 언제나 미소 지으며 다시 올게 하며 돌아서는 맏이에게 힘 없이 따라오는 시선이 슬퍼서 눈물이 났다.부모가 돌아가시면 후회만 남는다는 자식들의 넋두리에 자식들은 다 도둑놈들이라고 생각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내 삶을 갈기갈기 찢어 발기고 싶어진다. 돌아가신 후 베게 밑에 놓여진 헤진 봉투 겉봉에 육남매의 이름을 삐뚤빼뚤 써 놓은 걸 보고 육남매가 물가에 개구리처럼 퍼질러 울던 그 날은 생가슴이 찢어지고 세상이 캄캄했다. 기다려도 오지 않는 피붙이들, 생살을 찢고 나온 물 같은 자식들을 오매불망 기다린 시간이 그 얼마였을까? 


길가에 은행잎이 바람에 몰려 다니며 다정히 나부끼지만 노오란 물결을 보면 눈물이 난다. 맨질한 가지에 팔랑거리는 은행잎은 언제 목숨이 다 할까 가여워서 눈물이 맺힌다. 가을은 떠나는 계절이라 슬프다. 낙엽만 떠나는 게 아니라 모든 것이 떠난다. 하늘 높이 나르는 기러기도 제 고향을 찾아 떠나고 가을바람도 정처없이 떠나고 외롭게 살던 사람들도 제 태어난 곳을 찾아 떠난다. 가을은 섭리의 계절이기도 하다. 이리 부딪히고 저리 격어 온 삶 모든 치열한 삶의 끝에는 우리가 태어난 안온하고 평화로운 고향 마음의 고향인 本鄕이 있다. 이 본향을 찾아 우리는 참 혹독하게 살다가 간다. 삶이 깊어지면 슬픔도 깊어지고 어깨의 무거운 짐은 내려 놓지 않으면 그 짐에 눌려 먼저 본향으로 떠난다. 그것은 무거운 짐을 벗게 해주고 마음의 평화를 주려는 것이다. 그것이 자연의 섭리다.


우리네 삶이란 기쁘지만 슬프다. 기쁜일이 셋이라면 슬픔과 고통은 일곱이다. 거의가 고통의 세월이다. 좀 기쁜듯 하지만 곧 고통이 따르고 슬픔이 뒤를 잇는다. 그것이 인생이다. 건강을 뽐내고 부와 명예를 뽐내지만 그것은 잠시잠깐이다. 뒤따라 오는 고통을 생각해야 그 기쁨이 오래간다. 삭막한 칼바람을 견디고 혹한의 추위를 견뎌야 파릇한 새싹이 올라오듯이 인내는 쓰고 그 열매는 달다는 말이 우연이 아님을 알고 살아야 겠다. 우리내 인생도 그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니 슬프다.


가을은 슬픈 계절이다. 팽나무를 울리는 바람이 야속하지만 사람을 울리는 계절이 슬픈 것이다.

그제 떠난 선배의 영혼이 안식하기를 바라는 것은 분명 슬픈 계절임에 틀림 없다.

추천1

댓글목록

물가에아이님의 댓글

profile_image 물가에아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읽어 내려가는 내내 눈가에 눈물이 맺힙니다
자식으로 태어나 자식노릇 잘 한것이
하나도 없어서 늘 미안한더예  철들기도 전에
떠나셨다 변명도 해 보지만 아마 죽을때 까지
철 들기는 틀렸습니다~
가을은 자꾸 뒤돌아 보게 하는 계절 같습니다
그래도 너무 깊은 사색은 禁止 입니다~
가볍게 생각 할수록 삶이 주는 무게를 이겨 낼것입니다
오늘 하루도 즐거운 생각 많이 하시길예~

안박사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안박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계보몽*詩人님!&"정아"作家님!!
"몽"詩人님의 文章을 읽으면,슬픔이 묻어`납니다..
"정아"作家님의 말씀처럼,눈가에 눈물이 맺힙니다`如..
"子息으로 胎어나 子食노릇 잘 한것이 하나도 없는 子息들"..
"가을"은 자꾸,뒤돌아`보는 季節인가 봅니다!"울任"들!安`寧요!^*^

계보몽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안녕하시죠 안박사님!
푸념처럼 늘어 놓는 허접한 이야기에 공감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산 넘어 산이라고 인생은 후회의 연속이기도 합니다
지나온 삶이 다 아쉽기도 해서 회한의 마음이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계보몽님의 댓글

profile_image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침마다 횡설수설입니다,
공감을 해 주셔서 고맙기도 합니다
철든 자식들이 얼마나 될까요 ㅎ 다 똑같습니다
후회만 깊어지는 시절입니다
마음 가벼이 사는 삶,나날이 다짐해 보지만 도시나
시골이나 근심걱정이 늘 따릅니다
그것이 인생일테죠

방문하셔서 위로의 글 감사드리고요
오늘 하루도 가을 하늘처럼 맑으시길요! 정아님!

메밀꽃1님의 댓글

profile_image 메밀꽃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계보몽 님 이곳에서  만나뵙니다요 수년동안  시마을에
 거주하면서 이곳 ( 수필.소설방엔  처음 들어와  봅니다
 
항상  저의 보잘것 없는  영상방에 계보몽 님란분이  오셔서  고운 댓글을 주셔서
 누군가 했었지요

사연인즉  이미지방에  저별작가님을로  부터  소식을 알계되어  찾아  왔어요
정말  죄송하고  미안한일이지요

네  부모님말씀만 나와도  가슴이 미여지는 그런  느낌이지요
 우리  부모남들은  어려운  시대에  태어나시어  고생하셨던  일을생각하면
저도 눈물이  남ㄴㄴ니다요 .

계보몽님의 댓글

profile_image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영상방에서 수필방까지는 거리가 머실텐데 물어물어 잘도 찾아 오셨습니다
미안하고 죄송하기는요, 오셨으니 버선발로 환영합니다
안박사님과 긴 세월을 같이 하시고 영상에 건강하신 두 분의 모습도 여행정보방에서
보았습니다만 아름다운 노익장들이셨습니다  많이 부럽구요!

저의 글에 공감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늘 건강하십시오! 작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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