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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慶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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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75회 작성일 24-11-22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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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慶事) 





오후 늦게 귀가를 하는 통일전 은행나무 가지사이에 000씨 아들 행정고시 합격!이라는 프랑카드가 나붙었다. 동네 청년회에서 달아 올린 축하의 프랑카드였는데 가을바람에 의기롭게 나부끼고 있엇다. 족보를 더듬어 보면 나 12대조에서 갈린 먼 혈족이었지만 가까운 마을에 살고 있어 살가운 종친이었다. 또 이 종친은 門事를 제 일 같이 돌보아 왔고 선조의 사적을 정리하는등 늘 문중의 중심에서 일해 왔던 내겐 더 없이 든든한 종친이었다.


저녁에 그 종친이 집필하고 있던 파족보 복사본을 들고 현양재를 찾아왔다. 자리에 앉으면서 엄숙한 표정을 짓더니 이번에 아들이 긴 세월 끝에 아비의 응어리를 풀었습니다! 하며 아들의 급제소식을  풀어 놓았다. 가문의 영광이고 혈족간의 영광입니다! 축하하고 또 축하합니다! 그렇찮아도 광장에서 프랑카드를 보았습니다! 하니 종친회가 하나를 달고 마을 청년회에서도 하나를 달았다고 연락을 받았습니다! 하며 그 길었던 아들의 뒷바라지를 웃음으로 훌훌 털어 버렸다. 의지로운 그의 얼굴을 보면서 마음마져 우쭐해지는 것은 지난한 그의 삶을 기억하기 때문이었다.


세 할머니의 셋째집 자손이니 그 시절에는 서자가 기제사나 묘제를 참여하는 일은 꿈도 못 꿀 일이었다. 집안의 대소사를 뒤에서 돌봐 주며 묵묵히 도우미 역활을 하는 지독한 삶의 뒤안길을 살아왔다. 또한 지질이 찌들은 가난때문에 대대로 고생을 했다. 아베가 어릴 때부터 머슴살이로 힘들게 살다 가셨고 그 아들도 국민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이 집 저 집을 돌아다니며 머슴살이를 했다. 참으로 지독한 삶을 살아왔다. 그렇게 일군 일가가 마을의 중심 가계를 이루었고 모범적인 삶을 살면서 가문의 큰 경사를 이루어 낸 것이었다. 선대조의 한을 생각하면 후손의 급제는 200년 한을 푸는 영원의 시간이기도 했다.


그렇게 선조를 모시는 사업에 충실하더니 선조로부터 음덕의 시간이 왔다. 지성이면 감천이라더니 하늘이 감복해마지 않았다. 조그만 마을 전체가 들썩인다. 오늘은 의복을 정제하고 선조의 정자를 깨끗이 쓸어 보련다. 국가의 동량을 하나 얻었으니 告由라도 정중히 해야겠다. 흠향의 한 상을 올려 머리라도 조아려야 겠다. 참 상쾌한 가을하늘이다.






추천1

댓글목록

물가에아이님의 댓글

profile_image 물가에아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축하드립니다 ~
참으로 장하고 장한 경사 입니다~
아무렴예 의복정제 하시고 옳은 일만 하시고
앞날이 번창하시길 조상님께 고하셔야지예
오랫만에 환하게 웃으시는 날이 되셨습니다~

계보몽님의 댓글

profile_image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진감래의 시간이겠지요
고요하던 시골마을이 모처럼 꿈틀거립니다
삼수 사수를 거쳐서 드디어 입격을 하였으니 그동안
부모의 마음이야 오죽하셨겟습니까
고생 많이 하셨다 들었습니다

축하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정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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