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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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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童心初박찬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74회 작성일 17-12-25 02:09

본문

버릇


           박찬일

불현듯 왼 손이 앞으로 나서 문을 연다.

물컵을 집어들고 물을 마시거나, 책을 집어들 때도

버스에 오를 때도,아내를 대신해 시장을 다녀올 때도

왼 손이 물건을 잡고 있다. 그럴 때마다 나는 깜짝깜짝 놀라고 왼 손을 거둬들이기 일수다.

뭔가 이건? 

'짝배' 소위 말하는 왼손잡이라는 말인가?그런데 왼손을 거둬들이는 이 묘한 행동의 죄책감은 또 무엇인가?

나는 분명 오른손잡이다.

오른 손으로 쓰고 오른 손으로 젓가락질하고 오른 손으로 돈을 센다. 

그러면 양손 잡이인 것인가? 

그건 잘 모르겠다. 그걸로는 이 알 수 없는 주춤대는 손거둠 현상은 더 설명을 할 수도 없다.

이 행태를 알 수 있는 것은 더 이상 이 땅에 없는 것인지 모른다. 잃어버린 까맣게 잊은 어린 날의 과거 속에서 나의 행태는 만들어졌을 것이다.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그 해답은 불쑥 찾아왔다.

어느 날 조카의 결혼식이 있던 날 부폐식당에서 늙으신 고모님이 접시를 집어드는 나를 향해 빙그레 웃는다.

「여전하구나 그 버릇.」

「네?」

「네 왼 손. 네살까지는 왼손잡이였지 아마? 밥상머리에서 네 아버지한테 수저로 맞고 울면서 바꿔쥐었지. 아버지 밉다고 훌쩍이며 울던 때가 얼마나 귀엽던지」

고모님의 그 말씀에 화들짝 불달군 인두같은 뜨거움이 머리를 스쳐갔다. 

그러니까 말인즉은 .그 때는 사회분위기가 바깥생활 할 때 왼손잡이는 반골이라고 천대받던 시절이라 아버지가 혼을 내서 내 버릇을 고쳐놓은 것이라는 말씀인데.

그 때 놀란 버릇이 아직도 왼손을 주춤이게 한다는 것이라.

랬구나. 그랬구나

돌아오는 길에서 몇 번을 되뇌었다.생각나지않는 어린 날을 더듬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버지를 선산에 모신지도 이미 십칠년을 넘기고 있었다. 오를 때마다 들고가는 술과 그리움.

철 덜든 아들을 장남이라고 남겨두고 가신 분에 대한 원망과 사모가 왜 없었겠는가?

그런데 내 손이 기억하고 있었다.수십년을 넘어 미운 아버지가 아닌 그리운 아버지를.

 

2017.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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