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수록 시간이 빨리 느껴지는 이유, 그리고 인지적으로 오래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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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는 오감이란 센서로 현실을 보고받는 기관인데
나이를 먹으면 뇌의 정보 전달 속도가 느려지므로
인상 깊거나, 필요성 있는 부분만 편집합니다.
예를 들어 딱딱한 선이 자아낸 주차장 각 할당분은 개성 없지만
주차해뒀을 땐 약간씩 국소 특징이 의식되듯 말이죠
환경적 요인서 오는 학습이 덜 된 상태 땐
크고 작은 현상이 모두 자아에 귀속되는 첫 경험일 테고
어린아이 뇌는 새 제품처럼 정보 전달 속도가 빠른 만큼
오감 센서가 업데이트한 걸 거의 다 확인하니(이해 여부를 떠나)
세상을 부드러운 프레임으로 인지합니다.
"인지적으로" 많은 프레임을 확보한단 건 슬로 모션과 같으며
시간이 느리게 여겨진단 뜻이지요.
정보 전달 속도를 차를 제어하는 핸들링에 비유하자면 어린 편은 F1 차종입니다
자신의 행동이 뭘 초래할지 통계 데이터가 적으므로, 일단 부딪혀보자, 하고
핸들을 5도 꺾으면 실조향각도 5도와 일치하면서
머릿속 두뇌 회전이 실제 행위로 이어지는 신경 간 교섭 반응이 변화무쌍하단 얘기죠.
마치 직관적인 선험 판단으로 맞닥뜨린 변수, 코너링에 대처 후
지그재그나 신호정지 등 새로운 주로를 연달아 알게 될 거고
그 과정에서 추돌사고 즉 보유 지식 한 가지 이상 신념이 박살 나는 것으로
튄 파편은 트라우마로 박히든지, 결과가 교훈이 되든 나쁘든
유의미한 +α의 정보량을 습득합니다.
차의 강성 수준을 연륜에서 오는 안락함, 승차감이라 한다면
어른인 대형 세단은 코너링에서 핸들을 좀 더 회전합니다
한 가지를 할 때도 여러 사전지식(prior knowledge)이 미적분 되느라 감도가 민첩 않다는 거죠.
대신 주행 경험이 많으니 도로가 기하학에 입각한 기술적 유효함에 있어 어긋나게 변형될 수 없단 높은 확률을 압니다.
그래서 코스를 미리 짐작해, 가령
90도 꺾을 땐 핸들 한 바퀴 반 감기란 학습된 최적의 패턴을 수행할 뿐
활동량이 왕성한 스포츠카는 돌발 변수를 배우는 단계라 경험치가 느는 반면,
세단한텐 상상력이 자극된 새롭다 할 만한 경우의 수가 그리 다양치 않았겠죠
둔감하게 와닿은 건 코어에서 일찍 잊는 뇌의 일 처리 특성상
동 시공간을 주행하였으나, 뇌 해마까지 도달한 정보량은 다른 이유입니다.
감시 구역에 움직임(조건부 흥미)이 있을 때만 켜지는 CCTV(집중력)와
모조리 궁금해서 거의 상시 작동 중인 CCTV의 24시간 녹화본 길이가 다를 듯
미지의 모험이랄 게 없는 출퇴근길 km 단위를 왕복하는 회사원보다
혼자 힘으로 첫 1M 남짓 이동한 보행기 갓난아이가 "인지적으론" 긴 시간을 보낸 걸지도 모르죠
시계 초침 따라 1분 세는 일이 유독 느린 거 같은 탓도 집중의 차이입니다.
관중에게는 순식간인 전력투구가 숙련된 타자는 포착하고 홈런 쳐내듯
뇌는 뭔가 집중할 땐 많은 프레임이 확보돼 시간을 더디게 느끼지요.
그러나 집중은 신체 스트레스와 직결돼 오래 유지 못 합니다.
인지 영역의 시간 흐름 가속도는 뇌의 패턴화 된 사고방식과 연관 있는데
여기서 패턴이란 단어를 댄 건 어떤 정신 작용에서인지 설명해 드리죠.
어른이 대체로 유치원생보다 수학 퀴즈를 먼저 푸는 건
누적된 부호화 데이터 덕분입니다.
숫자를 막 배운 아이는 보통 100까지 못 외웁니다만
1 더하기 1 패턴을 안 사람은 넘어서 셀 수 있지요
산수뿐 아니라 경제, 사회 다방면 역시
역사는 반복되고 유행은 돈단 말이 있듯 오래 산 편이 비교적
시대 패러다임 안 인과 관계, loop에 한해선
사건의 파급력 경위를 금방 계산하고, 이는 복습 효과입니다.
일상도 마찬가지 월급날, 세금 납부일, 명절, 결혼기념일, 올림픽 등 주, 달, 해마다 기점, spot이 있습니다.
키가 작았을 땐 장롱 위를 정복하려 했고, 눈 뜨면 뭘 하고 놀지 궁리에 하루하루가 새롭게 기다려졌던 반면
커서는 습관화된 생활 리듬, 출근 같은 반복구간을 그저 한 하루로 뭉뚱그려 느껴서
자연스레 멀리 보고 기점 다음 기점으로 건너뛰어 그사이는 다 산 양 미래를 시뮬레이션하는 거죠.
다음 달 지인이 결혼한단 연락을 받습니다
그럼 축의금을 산정할 테고, 할부는 뭐가 남고, 허리띠 졸라매야 할지, 식장 드레스 코드 등 생각해보니
벌써 한 달이 지난 것만 같군요. 시간이 빠르게 여겨지겠죠.
기점과 기점 틈 생겼던 일은, "이상 무"라 알려주는 주파수 테스트 방송인 양 특별하지 않습니다.
어제 아침 뭘 먹었는지 안 떠오르지만, 아무튼 뭔가 먹었지 정도쯤으로 무의식에서 최종 lost를 대기하는 휴지休止 기억일 뿐
물론, 데이터가 하드웨어인 뇌 안에서 無가 되진 않습니다. 그냥 타 데이터로 덮어지는 건데
퇴적층에서 화석 발굴처럼 삭제된 사진을 강제 복구 시 픽셀이 어지럽게 변조되듯이 그것들 휴지 조각은 유배지 어딘가 분포하며
이따금 병렬식 연결인 뇌를 혼선에 빠트리죠. 뭘 했나 안 했나 전후가 헷갈린 가짜 경험을 만드는 겁니다.
그 실험까지 말하자면 기니 넘어가서... 말하고자 한 바는 우리가 아는 세상은 실제완 다르단 거죠
집에 오면서 거닌 시월의 가로수가 인상 깊었다고 지금껏 지나왔던 길이 정확히 떠오르는 게 아니죠, 단지
모르는 사이 읊조린 대중문화 감성이라던가, 바스러진 낙엽 향, 예리하게 스민 바람, 엽록소가 시들어 간 색채 등
가을 풍경을 전개한다면 몇 가지 규정적인 분위기 패턴의 교집합을 이미징 한 겁니다.
몇 날 몇 시 보행자는 몇 명이었고, 경적은 몇 차례 울렸고, 벤치 밑에 고양이가 웅크렸고, 비행기가 떠 있고,
그런 완전히 섬세한 사실까지 억지로 보존되려 한다면
뇌는 두개골 안에 갇혀 저장공간이 한정된 작은 고깃덩어리라
정보가 과잉 전달돼 처리 지연인 스턴 상태로 부팅 정지,
좌우반구를 잇는 2억 개 이상의 섬유 케이블 corpus callosum부터 시작해
수천억 개 뉴런의 말단부, 시냅스까지 동시다발적으로 펑펑 녹아버릴 거에요.
일반적인 뇌 알고리듬은 과부하를 방지하고자 용량 허용량을 대폭 줄이려
열량 소모가 심한 집중력은 on/off로 액티브한 통제를 둔 다음,
오감 센서가 보고한 지근 거리 내 자판기나 빨간색 자동차, 또는 나비, CM 송, 고기 굽는 냄새 등
논리적으로 전혀 연관성 없는 기호嗜好 요소를 하나의 카테고리 안에 압축시켰죠
아직 AI엔 구현 안 된 것, 비효율을 선택할 수도 있는 "선호도"란 명령값, 바로 "자아"입니다.
무슨 선택이 날 나다워 보이도록 하는가? 주체를 항상 묻는 패턴이죠.
공학적으로 완벽한 설계가 아닌 이상 눈은 착시를, 귀는 환청을, 촉각은 환상통 등 오류를 일으키기 때문에
뇌는 세상을 존재하는 그대로 감지하는 게 아닌 확률분포(probability distribution)로 보는데, 다소 변칙을 구사해
고집스러운 방어기제가 되는 한 있어도 자아가 인정하는 개연성만을 구합니다.
아래 착시 그림은, 로봇은 색상 코드를 분석해 절대 하지 않을 실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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