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칸타타 > 소설·수필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소설·수필

  • HOME
  • 창작의 향기
  • 소설·수필

☞ 舊. 소설/수필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해당작가에게 있습니다.무단인용이나 표절을 금합니다

가을 칸타타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안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56회 작성일 24-09-27 10:45

본문

가을 칸타타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창가에서 귀뚜라미가 가을 소식을 전한다

어제 해질 무렵에 시작하여 꼬박 밤을 새운 노래
아직도 끝나지 않은 노래로 가을을 여는 새벽이 뜨겁다
가을은 , 풀숲 어딘가에서 속삭이는 풀벌레의 가녀린 노래에 실려
여명의 창문을 두드리는데,  기별도 없이 찾아온 가을
또르르 또르르 맑은 울림으로 스며드는 아, 상쾌한 가을 칸타타


써놓은지 십 년도 넘었을 글을 오늘 아침 다시 꺼내봅니다.

시의 형식을 빌어 습작으로 써본 이 글의 제목을 " 가을 소나타 " 라고 붙였지만 소나타는 기악곡을 의미한다는

전문가의 의견에 따라 칸타타로 제목을 바꾸었습니다. 그러나 성악곡 형식의 칸타타(Cantata)도 지금은

성악과 기악을 위한 음악작품 전반을 포괄적으로 지칭하는 용어로 쓰인다고 합니다.


예전에 살던 주택에는 작지만 아담한 마당이 있었습니다. 야생화를 좋아하기 때문에 국화류의 야생화를 

마당가 화단에 심고 키가 작은 잡초는 뽑지 않고 방치하는 식으로 꾸미다 보니 야외에서 볼 수 있는

들꽃들을 집에서도 볼 수 있는 것까지는 좋았는데, 그러다 보니 화단에서 놀아야 할 귀뚜라미가 방에까지

들어와서 소란을 피우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하였습니다.


자려고 불을 끄면 소리 내어 울고 불을 켜면 멈추는 귀뚜라미의 노래는 근 한 주나 계속되었는데 귀뚜라미가

해충은 아니기 때문에 처음에는 그러다 말겠거니 했는데  그것도 며칠이 지나니 슬슬 짜증이 났고 그럼에도

귀뚜라미의 행방은 묘연하기만 했습니다. 침대 밑이나 장롱 뒤, 책장 등 귀뚜라미가 숨을 곳은 얼마든지 있어서

전전긍긍하다가 어느 날 드디어 밖으로 나온 녀석을 발견하고 007 식의 면밀한 작전 끝에 포획을 했는데

녀석을 어디에 버릴까 생각하다가 고이 마당가 화단에 놓아주었습니다.

짝을 찾으려면 그 짝이 사는 숲에 가야지 어쩌자고 사람이 기거하는 공간에서 그토록 노래를 불렀는지,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도 귀뚜라미 소리를  들으면 거의 한 주나 동거했던 그 귀뚜라미가 생각납니다.


서두의 "가을 칸타타 " 는 오래전에 시의 형식을 빌어 쓴 글 입니다만 가을이 오면 어김없이 들을 수 있는

귀뚜라미 소리나 여타의 풀벌레 소리가 사람이 부르는 합창곡과 흡사하다는 생각을 하며 구상한 글입니다.

성악의 악기가 사람의 음성이듯이 풀벌레 역시 그들 만의 발성기관에서 나오는 소리라는 것과, 많은 곤충이

동시에 소리를 내는 구조가 꼭 성악의 합창과 흡사하는 것, 그리고 맺고 끊는 것이 성악의 악보와 흡사한 점을

들 수 있는데, 풀벌레의 합창은 지휘자가 없는 데도 불구하고 정교하게 진행된다는 점은 사람보다 한 수 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개구리 소리도 마찬가지만 귀뚜라미 역시 어느 하나가 울면 동시에 따라서 울고 어느 순간 일시에 멈추는

모습을 관찰하며 자연의 질서가 이토록 정교하다는 사실에 감탄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저녁 무렵 집 앞 노변 공원에 나가면 풀벌레의 함창을 들을 수 있는데요, 미물인 곤충도 가을이 왔음을 간파하고

마치 의무라도 되는 듯 목청 돋워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어찌 보면 사람보다 한 발짝 먼저 가을을

맞이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사람보다 먼저 가을 노래를 시작했으니까요. 



추천1

댓글목록

그대로조아님의 댓글

profile_image 그대로조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ㅎ 오랜만입니다. 이곳에 계셨군요....
오늘 교회에 다녀와서 저녁 무렵 졸려서 일찍 낮잠 잔 덕분인지
아리 냥이가 옆에 와서 자리를 잡는데도 컴을 켜고 바둑 한 판 두고
시마을에 들어와 여기저기 서핑하다가 갑자기 '안산 시인님'이
생각나기에 시인님 글을 검색하다가 소설수필을 다 쓰는구나 하고
찾아들어와 님의 '가을 칸타타'를 읽으며 몇 자 남기고 갑니다....&*

안산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안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대로조아 시인남 이렇게 반가울 수가요.
비록 제 창작시는 올리지  못할지라도 창작시방에 들어가서 시인님의 주옥같은 시를
감상하며 어쩌면 이리도 자연이 인간에게 베푸는 정서를 감동적으로 잘 표현하실까 하는 생각을 하곤합니다.
좋은 작품은 역시 독자가 먼저 알아본다는 평범한 진리를 확인하곤 합니다.
이렇게 보잘 것없는 제 글을 찾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건필하소서 그대로조아 시인님.

Total 1,768건 4 페이지
소설·수필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678
길고양이들 댓글+ 2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 3 10-27
1677 초록별ys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 1 10-26
1676 안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 2 10-20
1675 들향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 2 10-19
1674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 1 10-18
1673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 1 10-17
1672 안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 1 10-16
1671 들향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 1 10-14
1670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 1 10-14
1669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 2 10-13
1668 들향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 2 10-12
1667
축제 댓글+ 2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 2 10-12
1666 안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 1 10-10
1665 들향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 2 10-10
1664 들향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 2 10-09
1663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 1 10-09
1662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 1 10-07
1661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 2 10-06
1660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 1 10-04
1659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 1 09-30
1658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 1 09-28
열람중
가을 칸타타 댓글+ 2
안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7 1 09-27
1656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 1 09-22
1655
애비와 손자 댓글+ 2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 2 09-19
1654 벼꽃향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 0 09-14
1653
배려 댓글+ 2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 1 09-12
1652
종교의 자유 댓글+ 4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6 3 08-26
1651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 0 08-20
1650 김상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 0 08-14
1649 계보몽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5 1 07-13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