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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기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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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92회 작성일 19-11-21 02:45

본문

가을의 기슭이다

흐름의 갓길로 밀려 나온 것들

줄에 묶인 보트에 달라붙은

부유물처럼 젖은 낙엽들이

마음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어디론가 같이 휩쓸려서

흘러가지 않아서 좋은 시간이다.

따돌려지고, 버려진 것 같지만

쓸쓸할 수 있어서

침전물처럼 오히려

계절에 침잠되는 것이다


붉고 노랗게 물든 잎들을 보면

푸른 것도 아집이구나 싶다

이래도 곱고 저래도 고운 것인데

굳이 푸르러야 한다고

날을 세우고 산 것 같기도 하다.

광합성이란게 결국 남 좋은 일인데

누이 좋고 매부 좋다보면

결국 푸름이 베여나는 것인데

푸를려고 푸른 나무처럼 살았나보다

갈 때가 되면 좋은 것 먹고

좋은 것 먹고, 좋은 데 가야할 것 같은데

저 울긋도 하고 불긋도 한 잎들이

그러는 것 같은데,

사실 나뭇잎은 금식중이다.

색을 가려 입지 않고,

어디를 갈까가 아니라 어떻게 갈까를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공중에 포물선을 그리며

느긋하게 즐기듯이 가거나

툭, 깨끗하게 수직낙하 하거나

휙 날려서 내 그늘을 벗어나보거나

이렇게 잦은 가을이 나를 다녀 갔는데도

단 한번도 저래보지를 못했다

온전히 나를 내려놓고

남는 침묵과 마주하지를 못했다.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는

나를 만나보지 못했다

혹독한 찬 바람에 벌거벗은 나를

던져 보지 못했다

자주 산보를 나갈 일이다.

지금부터 봄이 올 때까지

저 알몸의 수도사들이랑 안면을 트고

등과 가슴을 부딪히며

절친해져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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