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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쓴다는 것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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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가을의 바다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45회 작성일 16-09-24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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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쓴다는 것은 어쩌면 나를 쓴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의 내면을 정면으로 파고 들어가 깊숙히 바라보는 일이 된다. 글은 쉽게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다. 그래서 더 깊숙히 흔들리는 파장을 감추고 있는지 모른다. 단어들을 끄집어 내려고 나의 손은 뇌속을 한바탕 휘휘 젖는다. 그러면 뇌는 그나마 건져내려는 단어들을 더 깊이 숨겨 놓는다. 뒤범벅된 글의 문장들이 헝클러진 채 모호하다. 더이상 글쓰기를 이어갈 수 없게 되어버린 나는 멍하게 허연 화면만 바라본다. 언젠가 다시 글들이 뇌속에서 떠오르기를 기다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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