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에 이르는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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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에 이르는 여정
어둠은 태어남의 시원이며 죽음의 종결이다. 어둠의 휘장을 들치는 순간 연극은 시작되고 인생은 앙코르도 커튼콜의 환호도 없는 일회용 단막극,
삶을 부추기던 방점도 인생을 얽매던 사랑도 빛을 차용하는 순환성이라면 살아간다는? 사라진다. 의 주행과정, 매일 돌아오는 밤을 보듬으며 모태의 평온을 구가하는 것은 죽음에 입 맞추는 연습이다. 홀연한 증발이 죽음이라면 물질로 기인한 태어남이 정지와 소멸에 이르는 것.
이 경이로운 지구를 올라탄 나의 이력은 행성의 항적과 버금이다. 태어나기 전에 수억 광년의 어둠이 거듭되었고 비로써 혜성처럼 왔다 가는 존재의 질량을 가졌다.
나는 우주보다 먼 곳에서 왔다. 찰나의 섬광이며 우연의 꽃이다. 모든 피움은 소멸을 꿈꾸며 어둠을 탐한다. 태어남이 행운이라면 불행은 죽음일 때 한 겹 짙은 어둠을 껴입는 것. 영생 또는 윤회를 꿈꾸는 생명 애착의 무한 동경은 빛으로의 귀환을 욕구하는 집착이리라.
빈티지보다 오래된 엔티크가 값나가는 세상에 인생은 살수록 세월 값이 헐하고 마침내는 값의 마이너스에 이른다. 몸 가득히 어둠이 차오르면 영혼이 가벼워져 블랙홀에 근접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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