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이 그리워질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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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이 그리워질 때
가끔 숲이 그리워질 때가 있다.
직립보행의 마지막 기착지가
숲이었으면 하는 생각
늘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두 발로 걷다가 세 발로 몸을 지탱하다가
엎어지면 네발로 기어들어갈 수 있는 곳.
울도 담도 문도 없이 언제나 내 집처럼
드나들 수 있는 그런 숲에서 쉬고 싶다.
바람이 그네를 타는 가지 사이로
목청이 정겨운 울음 새들의 노래가 있고
다람쥐 청설모의 곡예와 고라니 꽃사슴들의
발레가 있어 행복한 숲.
숲은 늘어나는 식구만큼 제 몸을 불려
먹거리 잠자리를 제공하는 넉넉함도 있다.
땅의 구획과 소유의 울타리가 없고
넘나들거나 함께 공유함으로써
어울림의확산만이있는그곳.
숲의 공존 속에 내 영혼이 이적을 마치는 날
나는 숲이 되어 있을까?
한 그루의 나무가 세월을 엮어 고목이 되겠지만
숲을 가지지 못한 외로운 고목이 된다면
나눔을 모르는 오만의 나무일뿐이다.
오리목 많은 숲에 들어가면
오리목이 되어야 할 것이고
참나무 많은 숲에 안주하려면
내가 참나무의 품성을 닮아가 야 할 것이다.
그것이 숲을 만드는 재료이며 공존의 법칙인 것이다.
숲을 그리워하다가 숲이었으면 하다가
마침내 숲이 되는 이치를 알아가는 것은
연륜의 부피 보다는 사유의 깊이가 더욱 필요할 것이다.
옆으로 키 높이를 맞추는 일,
그래서 햇살 골고루 나눠 먹는 일이 숲을 키워가고
숲을 이루며 오래도록 사는 길인 것을,
오늘도 숲을 가꾸는 마음으로 하루를 연다.
내 숲에 사는 작은 새들을 위하여,
댓글목록
박서아님의 댓글

숲을 가꾸는 마음으로 하루를 여는 마음은
이미 마음은 자연의 일부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되겠지요. 아름다운 마음이고 배우고 싶은 마음
입니다.
박용님의 댓글

늘 숲을 가꾸는마음으로 살고 있습니다만,
많이 부족한것 같아서 이제 숲으로 집을 옮겨왔습니다.
숲골정원이라는 자율공간으로요. 방문 감사합니다. 박서아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