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답사 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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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답사 하는 사람들
봄햇살이 정오로 나아가고 담장 위로 소나무 새순이 보송보송 오르는 솟을 대문에 낯선 남녀 둘이서 서 있다. 사적 138호인 서출지 정자를 탐사하러 오셨다는 이들의 손에는 커다란 디치털 카메라가 들려 있었고 옆에 선 여손님의 손에는 서출지 안내 책자도 들려 있었다.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정자 대문과 속대문을 차례로 열어 대청마루로 안내를하니 이들은 어느새 나열되어 걸려있는 편액으로 시선을 옮긴다. 400년 흔적이 일순간에 깨어나고 흐르는 샤터소리는 고요한 공간을 마구 휘젖는다.退溪學脈의 寒綱鄭求선생의 門人이신 선조의 발자취가 오롯이 깨어나서 文香을 흠향하는 고귀한 공간에서 한 동안 말을 잊고 서로를 바라본다.
憑虛樓 난간에 서서 연못을 바라보는 그들의 눈동자엔 감탄이 어리고 허공에 기대어 바라 보는 세상은 무욕의 경지인 것을.삐걱이는 마루보다 마음은 더욱더 조심스럽고 선인들의 향기에 취한 나그네와 주인은 무언의 미소로 분위기를 품어 본다.
대청 3칸에 별저처럼 달린 또 다른 난간에 서면 신선이 따로 없다는 생각에 나마져 스르르 사라지는 환상에 젖어든다.수 백년 된 싸리나무기둥에 고정된 카메라는 일어설 줄 모르고 댓돌에 안고서야 시선을 마주친다. 연화석 옆 원추리가 연두의 향기를 뽐내고 연못에 잉어 잡아 퍼득이던 石槽는 임을 잃어 색갈이 바랬다.
갈 수록 봄은 짙어 물오리 자맥질은 느려지고 못가에 물풀이 참 상큼하다하고 생각에 잠겨 있을 때 스르륵 카메라 소리에 문득 고개를 돌린다.
만족한 모습으로 떠나는 손님들을 배웅하고 돌아 선 接賓의 마음은 봄햇살보다 따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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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에아이님의 댓글

아~
눈을 감고 붓 끝을 따라가 봅니다
환상의 세월이 펼쳐 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