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프람드레스 (시즌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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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MouseBro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00회 작성일 16-04-15 18:28본문
공포의 프람드레스 (시즌 2)
올해는 과연 프람드레스의 컨셉이 무엇일까 올해 초부터 걱정이 좀 됐었다. 작년은 다행이 폭이 좁은 심플 드레스였는데 올해는 왠지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 빨리는 1월 말부터 프람드레스를 맡겨 4월이 되면 절정에 달한다. 프람 당일 며칠 전에 드래스를 가져오는 학생들은 생각이 부족한 애들이다. 또한 프람드레스를 맡기러 오면서 신발을 가져 오지 않는 학생도 종종 있다. 무엇보다 올해의 컨셉이 왕비 컨셉임을 알고 오마니와 나는 바짝 긴장했다.
드래스의 갯수도 작년같은 경우 44개 였는데 올해는 70여개에 달한다. 이 지역이 급속히 발전한 탓도 있다. 하여간 갯수도 많이 늘어난 데다가 서로 왕비가 되려는지 크게는 20 yards가 넘는 폭의 드래스가 있기도 했다. 이틀 전에는 19 yards 짜리 프람드레스를 찾아 갔는데 180불(+ 세금)이라는 액수에 궁시렁 거리며 딸과 함께 픽업해간 엄마가 있었다. 그 불만을 조금이라도 누그려 뜨리려 가게 문구가 새겨진 고급볼펜을 건넸는데 거절했다. 그 가격에 대해 딸은 수긍을 했는지 고개를 끄덕였으나 엄마는 불만이 잔뜩 낀 볼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다음 날인 어제 아침 한 통의 이메일이 왔다. 그 엄마의 이메일 이었다. 끝에 보험회사 사인이 있는걸 보니 글발 좀 되는듯 장황한 글이었다. 바쁜 와중에 찬찬히 읽어 내려갔다. 한마디로 너무 비싸서 Better Business Bureau(소비자 고발 센터?)에 file 접수했고 Refund 해 달라는 것이다. 그 드래스를 찾아 집으로 가면서 딸이 엄청 울고 불고 했다는 것이다. 알고보니 그 딸은 화난 엄마에게 서운해서 운 것이다. 어쨌든 그 장황한 그 이메일에 빨리 답장을 해야 해서 다음과 같이 답장을 써서 보냈다.
Ms. Blah Blah:
You are correct that I did not understand the calculation that is used to determine the hemming length for a formal dress. I did just measure the hem and came up with less than 10 yards which I would it expect it to be less now that the excess length has been removed. My mistake was not asking for a detailed expectation of cost at the time I brought the dress in for alterations. I want to pay you fairly for the work performed and I was not prepared for the size of the bill. I do not need a refund for the beads and I am sorry that a more satisfactory resolution was not achieved.
Thank you for your time.
마지막에 I am sorry라고 했길래 미안하다고 하는구나. 라고 대충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고 자기에게 만족스런 해결로 마무리 되지 못해서 유감이라는 의미였다. 어쨌든 그 엄마의 글발이 보통이 아니었는데 잘 마무리 되어 다행이었고 이번 계기로 가격 책정에 더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하게 되었다.
한창 프람시즌인 지금 앞으로 해야 할 많은 프람드레스 아무런 문제 없이 기쁘게 찾아가길 바란다. 대부분 딱 맞게 고친 프람드레스를 입어 보고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어린 학생들을 볼 때 우리 오마니는 더욱 덩달아 기뻐하신다. 이제 은퇴 나이도 훌쩍 넘으신 오마니 내년엔 가게를 팔고 나는 6개월 집중 코스 소프트웨어 학교에 들어가 직업을 바꿔 볼까 한다.
15년간 아부지 오마니 그리고 내가 일군 이 가게. 아부지는 2009년도에 가죽잠바 품 줄이신걸 끝으로 71세를 사시고 병환으로 돌아 가셨다. 72세 신 오마니가 지금은 그런대로 강건하시나 건강할 때 은퇴를 하시는게 좋겠다. 아무리 일 하는게 좋다고 하시는 오마니지만 요즘은 그 말씀이 100% 참말일까 의심케 되는 건 왜 일까.
박성춘 / 2016. 4. 15 [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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