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찾아서 > 소설·수필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소설·수필

  • HOME
  • 창작의 향기
  • 소설·수필

☞ 舊. 소설/수필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해당작가에게 있습니다.무단인용이나 표절을 금합니다

길을 찾아서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안나와야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498회 작성일 16-05-26 14:10

본문

                                          길을 찾아서 

 

우리에게 가르침을 주는 성경의 잠언 이라는 곳을 보면 귀여운 자식에게 매를 아끼지 말라

는 말이 있고 우리에게는 귀여운 자식 매 한차례 더 하라는 민담(民譚)이 있다. 하지만 일본

의 민담에는 귀여운 자식 여행 보내라는 말이 있다. 여행이란 때로는 책에서 주지 못하는

가르침을 주기도 하는 것이며 나이 들어가면서는 여행으로 길을 찾아간다는 것은 나를 찾

아 가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기도 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내 고향은 백마장이다. 지금은 마장이란 무슨 뜻인지? 하며 아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잘 사

용하지 않는 용어인데 마장이라는 것은 거리를 나타내는 단위로 예전 한양에서 백마장 거

리에 있는 곳이라 하여 이름 지어진 곳이 그곳이다. 안성 칠현산에서 시작되어 우리가 사

이곳에서 바라보이는 만월산을 지나 강화대교 못 미쳐 우측으로 문수 산성이 있는 곳까

지 한남 정맥이라는 이름으로 산줄기가 지나는 길 아래 자리한 곳이 내 고향 백마장이

. 나이어린 초등학교 시절에는 철마산너머 석남초등학교 뒤편 키가 크고 소나무가 많은

그늘 속으로 소풍을 자주 갔었고 멀리로는 철마산너머 만월산 약사사가 있는 곳 까지 오기

도 하였었다. 산마루에 송화(松花)가루 날리는 봄에는 동무들과 함께 소나무 새순의 껍질을

벗겨 먹기도 하고 잘 날지 못하는 이름 모를 새끼 새를 쫒아 다니기도 하며 여름 방학이면

철마산 너머 염전으로 수영을 하러가고 지팡이로 흠집을 낸듯한 갯벌에 구멍깊이 팔을 집

어넣어 조그만 참게도 잡으며 자라났기 때문일까? 나는 산과 여행을 무척 좋아하였다. 고교

시절과 입대 전에는 완행열차인 비들기호 라는 기차는 차표 없이 무임승차를 하기도 하였

고 버스에서는 연필과 수첩을 팔아가며 여행을 하기도 하였는데 어느 날에는 저녁 늦도록

하루 종일 먹은 것이 없었는데 인심 좋은 시골동네 주막에서 잠자리와 보리밥을 얻어먹기

도 했었는데 지금은 보리밥이 별식이 되기도 하지만 그 시절에는 가난한 사람들과 농촌에

서 사는 시골 사람들이나 먹는 맛없는 보리밥을 그릇도 없는 쟁반에 쌀 한 톨 없이 수북이

올려 된장국 한 그릇에 김치뿐이었으나 어찌나 맛있었던지 공즉시색(空卽是色)이라 하였는

데 이런 경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져보게 하는 경우가 있기도 하였다. ()생활을 마

치고 결혼 후에는 주로 천주교 성지를 찾아다녔는데 집사람은 버스 타는 것에 겁을 낼 정도

로 차멀미가 심해 교통이 불편한 곳에 숨어있는 듯한 성지를 늘 혼자 다녔다. 하지만 그 분

을 마음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곳이라면 바로 그곳이 성지가 아니가 하는 생각에 내가 좋아하

는 지리산과 설악산을 서른 번 정도 국내의 여기저기 그리고 많은 섬을 찾아다니기도 하였

. 어느 날에는 대자연에 겸손하지 못해 경기도와 강원도의 경계를 이루는 광주산맥인 광

덕산을 오른 후, 하산 길에서는 등산로가 눈에 파묻혀 길을 잃고 열 세 시간 동안이나 해매

이다 죽을 고비를 겪기도 하였었다. 언제나 떠나는 길에는 성지순례를 찾아가는 그때처럼

묵주기도를 하고 준주성범과 그레고리안 성음악(聖音樂)을 듣기도 하며 등산로를 벗어나

한적한 곳을 찾아서는 좋아하는 성가(聖歌)도 호칭기도도 소리 내어 불러보기도 하였는데

그럴 때면 마음 안에 가득이 차오르는 충만함을 느끼기도 하였었다. 나이 들면서 해외여행

을 적지 아니 다녔는데 해외여행을 하면서는 많은 것을 알게 되기도 하였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생각나는 것은 식사 때마다 신토불이가 헛말이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과 우리나라의

강산이 외국과 견주어도 뒤쳐짐임 없는 참! 아름다운 나라라는 것을 새삼스레 느끼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외국의 여행지 중에서도 특히 생각나는 곳이 있다면 모세가 이스라

엘 백성을 이끌고 이집트를 벗어나 요르단을 거쳐 이스라엘로 들어가던 그길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고 올라가셨다는 그 언덕길 하지만 우리에게는 사순절(四旬節)이 되면 그곳을

생각하며 십자가의 길이라는 기도를 하기도 하는 그곳인데, 아무리 예수님을 메시아로 인

정하지 않는 이스라엘 이라고 하지만 우리에게는 성로(聖路)인 그 길을 개미들의 시장인 뒷

골목처럼 작은 가게들이 빈틈없이 들어차 있는 그 곳. 그리고 시간관념이 전혀 없는 듯하고

우리가 이해하기 어려운 이상한 나라 인도와 네팔은 깊은 기억에 남아 다시 한 번 걸어보고

싶다.. , 그러나 이제는 아픈 다리를 끌며 살아가는 모두가 지나간 옛날... 요즘은 일주일에

한번 정도 가까운 곳으로 하루길 여행을 자주 가는데 주로 내가 가는 그곳은 이곳에서 멀지

않은 영종도의 삼목 이라는 곳에서 뱃길로 사십분 정도가 소요되는 장봉도라는 섬이다.

를 타고 신도라는 곳을 지나 장봉도로 가는데 가는 길에는 많은 괭이갈매기가 무리를 지어

우리를 쫒아오는데 하늘로 던져주는 새우깡을 받아먹는 모습이 참 귀엽기도 한다. 내가 좋

아하는 곳은 장봉도의 선착장에서 저 멀리 독() 바위라는 곳에서 작은여(사람이 살 수 없

는 작은 섬)쪽으로 걸쳐있는 구름다리가 있는 독()바위 뒤편 경사가 없어 걷기에 편하고

나무 그늘이 있는 바닷가 해변의 뒤 장술 이라는 곳이다. 이곳에서 바다를 보면 들물 중에

는 갯고랑부터 바닷물이 소리 없이 들어오다 파도라는 이름으로 수도 없이 갯바닥을 핥듯

이 앞으로 나왔다 뒤로 물러갔다하며 바다를 메우지만 어느 때는 노초(露礁.물결위에 들어

난 바위)의 뺨을 때리는가 하면 태풍으로 파도가 바다를 흔들 때면 삼킬 듯이 달려들기도

한다. 그러나 거의 들물 중에는 조용한 파도와 함께 수평선이 펼쳐지고 파도를 일으키며 들

어온 바다물이 드넓은 바다를 메운 후에는 잠시 쉼도 없이 저 멀리 되돌아가면 사막처럼 펼

쳐진 갯벌이 들어난다. 조용한 그곳의 나무 그늘이 있는 모래사장에 작은 자리 하나 깔고

바다와 푸른 하늘이 같은 모양으로 만나는 수평선을 바라보기도 하며수평선 위에 한가로

이 떠있는 뭉게구름과 함께 해무(海霧)가 오르며 하늘과 바다가 같은 모습으로 만나는 그곳

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사람들도 저처럼 푸르고 넓고 시원한 마음을 품을 수는 없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리고 그간 마음 안에 버려지지 못해 안고 있던 무엇이 있었다

면 일시적이나마 나도 모르는 사이 집착과 함께 모두를 벗어버리게 되어 참 좋다. 돌아보면

 하루에 다녀올 만하 곳도 우리주변에 많이 있다. 구름과 함께 하늘이 아름답고 시원한 푸

른 가을 이다. 모든 사람이 하늘아래 살아가고 있으나 어느 때 고개 들어 하늘 한번 여유로

운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었나? 여행길을 혼자 나선다는 것은 많은 사람에게 쉬운 일은 아

니지만 동행자가 있으면 자연과 나 사이의 교감은 그 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자연과의

교감을 느껴보고 싶다면 혼자 떠나기를 권하고 싶다. 내 나이 어언 칠십(從心)고개 시간이

란 피해 갈 수 없고 모든 이에게 공정하게 왔다가 지나간다. 인생의 여정(餘情)에 있어 제일

중요한 것은 하느님 안에서 자신의 삶을 깊이 사랑하고 감사하며 살아가는 것이리라. 한 걸

음 하 걸음 발자치도 남기지 않고 나를 찾아서 나와 내 안에 있는 내가 하나 되어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앞으로 앞으로...

                                                                                                                심 운섭

추천0

댓글목록

Total 6건 1 페이지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