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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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촌에살고싶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437회 작성일 16-06-14 15:40본문
나이가 들었어도 기술이 있어 아직도 주말부부로 지방에서 근무하고 있다. 매주 버스를 타고 화성과 전주를 오르내리면서 주위를 바라보노라면 계절의 변화에 신비로움을 느낀다. 6월로 접어들면서 모내기를 끝낸 논에는 파란물결로 뒤덮여 있다. 천안논산 고속도로는 밤 생산지로 유명한 정안을 통과하는데 요즈음 밤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다. 밤꽃이 피면 눈은 즐겁지만 비릿한 냄새로 코는 약간 괴롭다. 밤꽃의 냄새가 남성의 ㅇㅇ냄새와 비슷하여 부녀자들의 외출을 삼가고 과부들은 밤잠을 설쳤다는 이야기도 있다. 밤꽃은 꽃이라고 하기엔 적당하지 않지만 수정을 위하는 방법으로 하얀 수술을 뻗히고 달콤한 꿀을 간직하고 벌들을 유혹하고 있다. 특히 밤 꿀은 다른 꿀과 달리 항산화, 항균물질이 가장 뛰어나다고 한다.
밤은 적에게 자신을 보호하려고 뾰족한 가시로 무장하고 밤알도 딱딱한 껍질로 감싸고 있고 속 알맹이도 먹기에 좋지 않은 물질로 포장하고 있다. 밤이 익으면 스스로 겉옷을 터트리고 알밤이 되어 땅으로 떨어진다. 자손을 퍼뜨리기 위하여 한낱 식물들도 생존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다. 밤의 효능으로는 기력회복, 혈압강하작용, 체질개선, 배탈 및 설사에 효과, 소화개선, 피로회복 및 피부미용, 알콜 분해, 노화방지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옛날부터 각종 제사나 고사, 회갑 행사시 밤, 대추, 사과, 배를 놓는 것이 관습이다. 밤을 물에 불려 날선 칼로 밤을 치는 모습을 요즈음은 좀처럼 보기드믄 현상이다. 밤을 직접 까서 날로 먹거나 삶거나 구워서 먹기고 하는데 추운 겨울철 군밤은 간식거리로 제격이다. 밥 지을 때 넣기고 하고 삼계탕이나 보약을 지을 때 떡을 만들 때에도 요긴하게 쓰인다. 밤으로 묵도 만들고 막걸리도 빚고 있다. 제과, 제빵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밤의 종류도 많지만 크게 나누어 재래종과 개량종이 있는데 재래종이 크기는 작아도 맛은 있고 개량종을 크기는 크지만 맛은 재래종만 못한 것 같다. 어릴 적 풋밤을 따서 먹는 맛은 지금도 입안에 군침이 돈다. 밤은 저장하기 어려운 과일이었다. 부뚜막 옆 땔감을 저장하는 곳에 굴이나 옹기에 흙과 섞어서 보관하는 것을 많이 보아왔다. 최근엔 보관방법도 현대화 되어 냉장을 하면 장기적으로 보관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앞으로 3개월 정도 지나면 밤이 익어 알밤이 될 것이고 벼들도 영글어 고개를 숙이는 가을로 접어들 것이다. 봄에 꽃이 피고 여름에 성장하여 가을에 추수를 하고 겨울을 준비하는 모습이 마치 우리 인생의 삶과 닮은 것 같다. 계절의 변화를 느끼면서 가는 세월을 막을 수 없다고 언제까지 원망하고 불평만 하고 있을 수만은 없는 일이다. 사는 날 까지 건강하게 인생을 즐기는 노년을 맞고 싶다.
댓글목록
쇠비름님의 댓글
쇠비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강선생님!
오랜만에 시마을에 왔습니다.
저는 밤꽃 냄새를 모릅니다.
비염 때문에 꽃향기를 느끼지 못해요.
아직도 직장 생활을 하시다니 대단하세요.
기술이 참 좋으신가봅니다.
건강한 노년을 즐기시고 행복하세요!
강촌에살고싶네님의 댓글
강촌에살고싶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쇠비름님 더운데 어떻게 지내세요.
이곳 생활도 10월이면 끝납니다.
나이 제한이 없어 아직도 머슴살고 있지요.
결실의 계절이 왔네요.
벌써 밤이 영글어 가고 벼도 누렇게 익어가고 있네요.
나이가 들어가니 하루하루가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님도 좋은글을 많이 쓰셨는데 요즈음은 보기가 어렵네요.
항상 즐겁게 사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