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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시(Poem)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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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박성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07회 작성일 16-06-23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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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시(Poem)..

 

 

십 년 전 나의 구애를 단 칼에 잘라버린 이웃 가게 미스 K 에게서 저번 주 월요일 뜻 밖의 문자가 왔다. 내가 아프다는 소식을 듣고 걱정되서 연락했다고 한다. "또 뵈요.." 라는 문자로 인사를 하자 아쉽다는 이미지의 이모티콘으로 인사를 대신하는 그녀의 속마음이 나에게 손을 내 밀고 있다는 뜻이라 확신하고선 다음 날 바로 그녀의 가게에 찾아 갔다.

 

그녀의 옷수선 가게는 초여름에도 일이 많이 밀려 있었다. 우리 가게는 어머니가 신경통으로 아프시고 나도 손목통증이 있어서 한 달 간 문을 닫은 상태이다. 그러한 이유로 우리 손님들이 그녀의 가게로 몰릴 수 있다는 생각에 이르자 미안하여 도와 주겠다고 했다. 그러자 그녀는 나에게 단추 다는 일을 주었다. 자기는 단추 다는 것이 가장 힘들다는 것이다. 그렇게 나는 3일 연속으로 그녀의 일을 도와 주었다. 그러면서 서로 얘기도 나누는 가운데 나는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그 주가 지나고 나는 그녀에게 나의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 시를 써서 문자로 보냈다. 한 시간 후 그녀는 냉정한 어투로 예전이나 지금이나 나를 이성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다며 이미 만나고 있는 사람 있다고 나에게 보내왔다. 그럼 일주일 전 나에게 보내 온 그 친절한 문자는 무엇이었나. 나의 건강이 걱정된다며 보낸 그 문자는 무엇이었나. 설마 밀린 일감 도와 줄 사람 찾다가 우리 가게 문 닫은 거 알고 내 노동력이나 이용해 보자. 그런 계획으로 문자를 보낸 것인가?

 

어쨌든 나는 그런 그녀의 문자에 대한 답장으로 그래도 단추는 달아 주겠다고 써서 보냈다. 사실 나는 사심보다는 그녀도 또한 손이 아파서 단추 다는 것이 힘들기에 도와 주고 싶은 마음이 강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문자 이후로 답장이 없어 여기서 종을 치기로 했다

 

우리 가게는 7 18일에 다시 문을 연다고 써 붙였는데 최근 이 곳 내쉬빌에 한국타이어 본사가 이사를 해서 현지 인력을 채용 한다는 공고를 보았다. 그래서 당장 이력서를 보냈고 다음 날인 오늘 전화 연락이 왔다. 처음엔 영어로 인터뷰를 하더니 이제 한국말로 하자고 하여 편한 모국어로 이것 저것 묻고 답했다. 그쪽에서 본사에 나를 추천하겠다고 하며 전화 인터뷰는 마무리 됐다. 옷수선을 십 년 했지만 얻은 건 골병이고 잃은 건 결혼의 기회였다

 

아직까지 직업에 대한 편견이 있는 한인 사회에서 남자가 옷수선을 한다는 것에 콧방귀를 뀌는 여자들이 많다는 걸 난 안다. 그렇게 십 년 동안 열심히 일했지만 마흔 셋이 되도록 나에겐 그 흔한 연애의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오래 전 누군가의 말이 기억난다. "남자가 능력 없으면 소개할 생각 없어요." 그 당시 나는 청소업을 하며 대학 파트타임을 하고 있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에서 잘 풀리지 않아 부모님의 옷수선 가게에 합류한 이후 십 년이 지난 지금 그녀에게서 또 다시 외면 당하고 가게는 정리하려고 내 놓은 상태에 한국타이어 본사에서 면접 연락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면접에서 떨어 질 수 있다. 그녀에게서 뿐만 아니라 회사에서도 나를 외면할지 모른다. 하지만 나는 오랫동안 고2때 부터 고집스럽게 써 온 시가 있다. 시는 나를 외면 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어떠한 상황에서도 나는 그 모든 상황을 시로 승화시키고 말았던 근성이 있기 때문이다. 결혼도 부(money)도 나에겐 시 만큼 가치가 있지는 않을지 모른다. 여태까지 청소업을 하며 옷수선을 하며 나의 자존심 자존감을 지탱 해 준 친구는 바로 시였기 때문이다. 죽는 그 날 까지 나는 시를 쓸 것이다. 보잘 것 없는 시라 할지라도..  

 

 

2016. 6. 22 [23:21]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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