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가 말하다(81회)ㅡㅡㅡ당파싸움의 희생자 이회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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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몽진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24회 작성일 16-06-24 09:06본문
억울한 희생의 주인공ㅡㅡ한마리 매도 슬퍼했다
계영 이상근
산성 중에 가장 아름다운 곳 중의 하나는 남장대 터 입니다. 누각은 소실되고 성벽만 남아 있지요. 참으로 예쁘다는 탄성이 나옵니다. 그런데 이곳에는 슬픈 전설이 내려옵니다.
가장 까다롭다는 동남쪽의 축성을 책임진 사람은 이회라는 장수였습니다. 전국에서 조달한 축성경비를 누군가 횡령을 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당쟁에 휘말린 조정은 그 당사자로 이회장군을 지목한 것이지요. 탄핵에 몰린 이회는 수차례 상소를 올려 무죄를 밝혔으나 결국 사형을 당하게 된 것입니다.
"내가 죄가 없다면 사형을 당할 때 반드시 매 한 마리가 날아와 지켜볼 것이다. 만일 그러하면 나는 억울한 죽음을 당하는 것이니 누명을 벗겨주기 바란다.“ 하면서 칼을 받았는데 정말 매 한 마리가 날아와 바위에 앉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았다고 합니다.
이회장군의 시신을 실은 상여가 뚝섬 부근을 지날 때였습니다. 갑자기 상여가 움직이지를 않았다는군요. 아무리 힘을 써도 꿈쩍을 하지 않아 고생하는데 갑자기 소복 입은 두 여인이 나타나 통곡을 했습니다. 한강에 투신하려하던 부인 송씨와 소실이었지요.
이 두 여인은 상여를 붙잡고 한동안 곡을 하고는 상여를 쓰다듬으며 애절하게 혼백을 달랬습니다. 그때서야 상여는 움직였다는 것입니다. 곧바로 두 여인은 한강에 투신해 생을 마감했습니다. 얼마나 억울했으면 그리 했을까요. 이 두 열녀를 모신 사당이 남한산성 수어장대 옆에 세워진 청량당입니다. 권세가들이 해먹은 자금을 감추기 위해 억울한 누명을 씌워 유능하나 힘없는 인재를 희생시키는 무모함은 역사의 일만은 아닙니다. 현재도 진행형이지요. 찹찹한 마음에 시조한 수 읊고갑니다.
청량당에서
계영 이상근
한 마리 매가 되어
날아 간 임을 기려
아리수 낙화처럼
흩날린 열녀의 한
천년송 솔잎마다에
이슬 되어 맺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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