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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사랑 짝사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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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양승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267회 작성일 16-07-1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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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사랑 짝사랑에-  

                                  仁楚 승만

 

 

 

짝사랑만 한 열병이 어디 있으랴! 이름만으로도 설레게 하는 여인이 있었다.

너무 깊이 빠졌던 긴 세월 마음 앓이가 마치 운명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철부지 사춘기 때이다.

밤낮없이 눈앞에 떠오르는 한 살 아래인 그녀의 모습을 지울 길 없어

회답 없는 편지를 밤새워 써 보내고, 

얼굴 없는 그의 집 앞 골목을 3년 넘게 방황하며 서성거렸으니- 

생각하면 상사병에 드러눕지 않은 것이 도리어 이상할 정도였다.

아니 미쳐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이때 택한 것이 학업마저 중단한 군 지원 입대였다.

그를 잊으려는 몸부림이었다.

그러나 혹독한 훈련에서도 그에 대한 상념은 지워지지 않았다. 보고 싶은 갈증만 더할 뿐이었다.

아무리 두드려도 열리지 않는 문 앞에서는, 그만 세상사 모두가 귀찮고 싫기만 했다.

그것은 실망이었다.

소용없고 부질없는 헛된 망상으로 내몰린

허탈과 좌절로 끝내는 대대로 살아온 고향을 뜨기에까지 이르렀다.

내 나이 22살 때인 1965년.

마침내 군용 GMC에 이삿짐을 실었던 것이다.

돌이켜 보니 이때가 내 인생의 분기점으로 도시 생활의 첩경이기도 하였다

어쨌든. 이날로부터 그를 단념하기에 이르렀다.

바보처럼 순진하기만 했던 그간의 내 흔적이며 끈질긴 미련.

이 모두를 깡그리 지우고서

자신을 묻어버린 지 어언 30년!

공직의 중간 간부로 굴곡 없는 평정된 일상의 그 어느 날.

지난 세월은 그리움의 끝을 잡고 놓지 않았는지? 

때 아니, 그녀를 만날 날이 찾아왔다.

급조된 자리가 아니었다면. 뒤돌아 후회할지언정 분명 나는 그와의 만남을 거절하였을 것이다.

그 장소에 다다랐어야 비로소

그녀를 만나는 자리임을 알게 되었다.

담 너머 하얀 목련이 바람 끝에 매달린 이른 봄 저녁나절

해변을 끼고 있는 

한 도시의 한적한 외곽에서였다.

온갖 감회로 점철된 너무도 뜻밖인 황당한 해후였다.

지난날 미안하다! 너무 잘 못했다!

네 소식은 빠트리지 않고 들어 죄다 알고 있다!

후회한다!

만감이 교차하는 어색한 침묵이 흐른 한참 뒤에야 정적을 깨고 흘러나온 그녀의 말이다. 

얼굴을 마주하기 난생처음인

그 얼굴 그 음성에 가슴을 요동치는 한동안의 격정에 멍하기조차 하였다.

마치 서로가 죄인이라도 된 양 조바심마저 생겼다.

유달리 수줍음이 많던 새싹 같든 여린 처녀가 기품이 엿보이는

여인으로 변해 있었고

상기된 얼굴에는 꽃그늘처럼 소박한 부끄러움이 지난날의 흔적을 말해주듯 짙게 배어 있었다.

그래! 반갑다. 많이 변했구나.

모든 것이 고운 모습으로 변해있어 더없이 반갑고 고맙다.

오늘 같은 날이 있으리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 는 말을 들려주었다. 

또한, 그는 용기가 없어

입대 후 먼발치에서 내 근무 모습을 바라만 보았고 어느 때는

만나자는 내 편지를 받고는 두려움에 망서리다가 늦게 약속장소를 나갔더니

메모만 남겨진 채

자리에 없어 되돌아왔다는 얘기며

보내온 내 편지에 회답을 하지 않는다고 그의 어머니로부터

숱한 꾸지람을 듣기도 했다는 말들을 들을 수 있었다.

하기야 그 시절에는 여자가 연애하다 들키면 온 가족이 동네를 쫓겨나기도 하던 때였으니-

그렇드라도 그렇지 모든 것이 어찌 이토록 철저하게 어긋나기만 했는지? 

듣고보니 만시지탄이었다.

그로부터 불과 얼마 후 그녀의 초대로 그의 집에서 둘만을 위한 

손수 차린 건사한 기막힌 성찬을 받았고 

추석이며 설에는 용상벼루며 18k 고급 만년필을 그리고

작품 활동(사진작가)에 필요한 카메라 렌즈며 플래시 등을 선물로 받기도 했다.

비로소 점화된 불꽃이라 해야 할까?

오늘을 기다려 간직해 온 마음이라 해야 할까?

아무튼, 한때 그토록 갈구 했던 그 사랑, 그 정을 원 없이 보내왔다. 

나 또한 그에 못잖게 귀중품을 비롯한, 영원히 기념할 장문(長文)의 한시(漢詩)를 

비단에 정성껏 써 보내기도 했다.

생각 못한 감격스러운 선물이라면서 비단은 속치마로 만들어

머잖은 훗날 저승길에 입고 갈 거라고 딸한테 유언해 두었다고 한다.

무엇이 어떻게 잘 못돼 가고 있는 것

같기도 했지만 우려했던 날은 비켜 갔고 둘의 인연은 오래지 않았다.

짙게 배인 그리움! 애절한 연민! 너무도 긴 그림자!

이 모두를 높은 장벽 앞에 

아낌없이 내려놓고는 마치 신기루가 사라지듯. 새벽달 져가는 창가에 별처럼 빛을 잃고 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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