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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조상이 되는 일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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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강현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267회 작성일 16-08-13 19:11

본문

마흔 한 살이라는 나이와 시는 백지영과 그녀의 젊은 남편처럼 조금은 불안한 결혼으로 보인다.

지금껏, 나처럼 혼자인 친구가 결혼 할 확률은 점점 희박해져 간다.

나처럼 혼자인 친구 역시 점점 희박해져 간다. 그는 온 세상 학위를 다 따려는지, 박사가 되느라

그 엄청난 탐식으로 채운 박식한 머리를 식힐 때만 나에게 전화를 한다.

나도 그도 결혼 생각은 없다. 나는 아예 없고 그는 대체로 없다.

내 뱃속에서 아이가 나올거라 생각하니, 내가 우주 영화에 나오는 외계인처럼 징그러운 생명체로

느껴진다. 아이는 독재자가 되어 내 안에 있는 아이들을 모두 질식 시킬 것 같다.

내 안의 아이들이 몽땅 사라져 아이가 되지 않으면 들어 갈 수 없다는 천국을 나는 잃어버릴 것 같다.

 

나에 대한 아버지의 모든 원조는 내가 행복한 무덤을 가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행복이 뭔지를 몰라서 나는 행복을 꿈 꿀 수도 없다.

그냥, 낮에는 방에 틀어 박혀 책을 읽고, 밤에는 친구들을 만나 술을 마시고

이것도 저것도 지겨우면 연고가 닿는 어린이 집에 취직을 해서 별로 귀엽지도 않은 아이들에게

과장된 목소리로 과장된 사랑을 쏟다, 과장에 지치면 벗은 가면을 내밀듯 사직서를 제출하고

몇 달 아이들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 어른들만 있는 세상에서 지내면 될 것이다.

나는 아이에 대해 일말의 환상도 가지고 있지 않다.

성악설이냐 성선설이냐는 한달만 아이들을 돌보는 직업을 가져 보면 논의의 가치가 없어진다.

아이는 인류의 모든 오류와 잔혹사와 피비린내 나는 증오의 축소판이다.

새끼 강아지를 귀여워하는 것은 사람으로 태어나 사람을 몇 년 동안 학습한 결과다.

무안한 인내심으로 내가 먼저 제채기를 참으며 강아지에 대한 사랑을 보여 주어야

오랜 반복 후에 하나의 공식처럼 사랑을 주입 받고는 강아지의 머리를 쓰다듬게 되는 것이다.

 

나는 평생 그 천진난만한 악마들에게 사랑의 교사로 살아가긴 싫다.

눈 앞에서 펼쳐지는 내 후손의 파노라마에 휩쓸려 허우적거리기 싫다.

만약 그가 나와 결혼 해 볼 엄두를 낸다면

그와 나의 공동의 후손을 염두에 둔 것이고,

내가 인류의 어린 후손들을 가르치는 직업을 가졌었다는 것을 염두에 둔 것이고

내가 표면상 그 어린 후손들의 귀감이 될 여자라고 판단 했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아이의 엄마가 되기 싫을 뿐더러

내가 엄마인 어떤 아이도 갖고 싶지 않다.

인생을 상속하는 것이 떳떳치 못하다.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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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몽진2님의 댓글

profile_image 몽진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엄마가 되는 것에 막연한 두려움은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수려한 문체와 송곳같은 지적은 가히 훌륭한 수필가로서
감탄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기왕에 이 세상에 태어났으니 가장 숭고한
의무 하나는 이루고 흙으로 돌아가는 것도 멋지지 않을까요?
엄마가 되는 것. 그래서 누군가의 조상이 되는 것~~~ 죽은 후에
작은 흔적이나마 남기는 것은 아픔과 괴로움보다 조금은
보람이 있을것 같아서요.
가뜩이나 저출산 시대에 애국자가 되고자하는 소아적 사고에서 드리는 말씀은 아닙니다.
결혼 4년차 제 며느리가 생각이 나서요.
그렇게 아이를 원하여 일곱차례 인공수정을 시도 했으나 이번에도 실패한
그 아이가 애처로와서 적어보았습니다.
실례가 아니길 바라며 실례라면 사과드리겠습니다.
    계영  이상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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