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심(4) > 소설·수필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소설·수필

  • HOME
  • 창작의 향기
  • 소설·수필

☞ 舊. 소설/수필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해당작가에게 있습니다.무단인용이나 표절을 금합니다

결심(4)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une pip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344회 작성일 16-08-29 19:17

본문


7

 Q는 가게의 마담을 찾아가 오늘밤 들장미를 통째로 빌리고 싶다고 
한다. ‘뭐, 우리야 돈만 받으면 되니까 괜찮아. 어지간히 마음에 
들었나봐? 싱싱한 애야.’ 다시 여동생 같은 여자의 방문을 열고, 
들어간다. 무방비하게 앉아 혼자서 다리를 주무르고 있는 모습이 
귀엽다. 너무 오래 베고 있었나. ‘정말? 그럼 오빠가 주물러줘.’ 

 Q는 종아리를 가볍게 쓸어 올리고 허벅지의 밴드를 잡아, 뱀처럼 
얇은 다리의 껍질을 스르륵 벗겨낸다. 허물은 잠시 저쪽에 놔두고. 
‘응? 이거 좋아하는 거 아니었어?’ ‘음, 하긴. 솔직히 말하면 조금 
답답하긴 해.’ 다시 처음처럼, 새살이 돋은 종아리를 쓸어 올리고, 
이번에는 허벅지 위, 더 위까지 올라간다. 다리가 끝나는 곳에 입을 
맞추고, 다시 위로, 작은 동산을 넘어 두 눈으로 사과의 베인 흔적을 
똑똑히 확인하고, 이번에는 남김없이 먹어치운다. 그리고 허겁지겁 
옷을 벗어던져 뒤에서 꼭. 끌어안는다. 

 ‘따뜻하지?’ 한손에 여전히 시향지를 든 모습이 어쩐지 사랑스러워서, 
단지 그뿐이라서 쇼핑백에 손이 간다. ‘응? 나 준다고?’ ‘내일 여자 
친구 주는 거 아니었어?’ ‘음……. 솔직히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어. 
어렸을 때부터 바보라는 말을 자주 들었거든.’ ‘음, 어쨌든 이걸 
내가 가졌으면 하는 거지?’ ‘오빠는 정말 이상해. 그리고 다정해.’ 
‘지금 풀어 봐도 돼?’

 여동생 같은 여자는 리본을 풀어 벗겨진 스타킹 위로 휙 던지고, 
뚜껑을 살며시 열고, 조심스럽게 안을 들여다본다. ‘와, 용기도 
예쁘네.’ ‘지금 뿌려도 되지?’ 손목 안쪽을 살짝 적시고 킁킁. 
그 손목을 Q에게 내밀고 Q도 킁킁. 탑노트는 베르가못, 바질, 
버베나 따위의 말이 떠오르지만 가느다란 손목에 나란히 코를 
박고 있는 사이 몽땅 잊어버린다. ‘이런 선물은 처음이야. 정말 
고마워.’ 

여전히 뒤에서 끌어안고 있는 Q는 좋은 냄새가 나는 머리칼에 
얼굴을 파묻고, 간지럼을 잘 타는 귀에 대고 속삭인다. 

 ‘이제 잘 살게.’
 여동생 같은 여자가 까르륵 웃는다.




-끝-
추천0

댓글목록

une pipe님의 댓글

profile_image une pip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안녕하세요, 처음에 1, 2부로 나눠서 올리려고 했는데 게시글당 데이터량이
따로 정해져 있는 것 같네요. 공지사항을 쭉 살펴보고 수위에 대한 기준은
따로 없어서 일단 올려봤습니다만...

혹시 외설적인 표현이 부담스럽고 삭제하는 편이 좋겠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부담 없이 말씀해주세요. 자진 삭제하겠습니다.

Total 1,668건 40 페이지
소설·수필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498 가을의 바다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7 0 09-08
497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7 0 09-04
496 가을의 바다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8 0 09-03
495 une pip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6 0 09-03
494 김광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5 0 09-01
493 une pip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2 0 08-31
492 양승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9 0 08-30
491 김광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6 0 08-30
열람중
결심(4) 댓글+ 1
une pip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5 0 08-29
489 une pip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2 0 08-29
488 une pip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9 0 08-29
487 une pip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2 0 08-29
486 김상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3 0 08-28
485 김광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7 0 08-26
484 시몬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4 0 08-26
483 박성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7 0 08-25
482 손계 차영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0 0 08-25
481 가을의 바다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9 0 08-23
480 지명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6 0 08-23
479 가을의 바다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8 0 08-22
478 몽진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8 0 08-19
477 가을의 바다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7 0 08-17
476 강현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8 0 08-17
475 가을의 바다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7 0 08-15
474 강현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8 0 08-15
473 바람고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1 0 08-14
472 김광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5 0 08-14
471 강현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7 0 08-13
470 가을의 바다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6 0 08-13
469 가을의 바다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4 0 08-11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