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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짓존스의 베이비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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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구식석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97회 작성일 16-10-02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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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연휴의 첫날 토요일.

식구 셋이서 브리짓지존스의 베이비란 영화를 보았다.

영화는 48세의 노처녀인 브리짓존스가 (르네젤위그 분)가 일상을 벗어나 일탈을 꿈꾸며 파크랜드를 찾았다가 우연히 만난 낯선 남자와 잠자리를 같이 하고, 3일후 10년만에 다시 만난 첫사랑과 잠자리를 같이 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 후 여자는 임신이 되어 아이의 아빠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아이를 낳게 되고 그 과정에서 두 남자가 한 여자의 사랑을 얻기 위해 경쟁을 하지만, 여자는 아이의 진짜 아빠인 남자 대신에 자신이 사랑하고 있는 첫사랑과 결혼을 한다는 얘기다.

코믹멜로드라마인 이 영화를 보면서 장면 장면에서 웃기도 하였지만 내내 찝찝한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미국영화이고 지금의 시대가 자유연애의 거침 없는 시대라 하지만 결코 신세대라고는 할 수 없는 48세의 여자가 어느날 밤 우연히 만난 남자와 결코 사랑이라고는 할 수 없을 잠자리를 가진 후 3일만에 평생을 사랑해온 이루지 못한 첫사랑과 다시 만나 별 죄책감 없이 잠자리를 같이 하고 그런 사실을 알게 된 두 남자는 그런 여자의 사랑을 얻기 위해 별짓을 다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서로 경쟁을 하다 나중에는 친구가 된다는 설정이 아무리 시대가 바뀌고 자유로운 연애가 허용되는 시대라 하더라도 나로서는 틀을 넘어서는 낯 뜨거운 금기의 내용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까닭이었을 것이다.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영화를 즐겨 보아왔던 나는 사랑에 관한 영화의 바이블이랄 수 있는 '러브스토리'에서 부터 오늘 본 '브리짓존스의 베이비'란 영화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랑에 관한 영화를 보아오면서 영화속에 담긴 그 시대의 윤리의식의 변화 또한 함께 보아왔다.

어느 시대든 사랑에 관한 영화의 주된 내용은 남녀간에 처음 만남이 이루어지고 교제가 있은 후 결혼을 하거나 잠자리를 갖게 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대부분이며 이 영화 또한 마찬가지였다.

간혹 남녀간의 사랑에도 육체가 아닌 정신적인 사랑만을 나눈다는 플라토닉적인 사랑도 있다 하지만 일반적인 남녀간의 사랑은 정신과 육체를 함께 공유하는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남녀간의 사랑을 논할 때 육체적인 문제를 떠나서는 사랑을 논하기가 결코 쉽지는 않을 것이란 얘기다.

이쯤에서 50대인 내 나이쯤의 사람들을 구세대라 하고 10대나 20대를 신세대라고 하기로 하자

구세대들은 사랑과 결혼을 전제로 하지 않는 육체적인 관계는 결코 받아 들일 수 없는 비윤리적인 행위인 것으로 인정하며 살아 온 세대이다.

하지만 점점 시대가 흘러가면서 급기야 단순한 호감만으로도 잠자리를 같이 하는 시대에까지 도달하게 된 것 같다.

아마도 사랑과 육체적 관계를 일체적인 것으로 보는 구세대와는 달리 신세대들은 사랑과 육체적 관계는 별개라는 개념을 갖게 된 탓인 듯 하다.

구세대의 시각으로 보아서는 생전 모르던 사람을 단 하루 만나고서도 예사로이 잠자리를 나누거나, 파트너를 공개적으로 바꾸고 헤어지면서도 죄의식이나 부끄러움을 갖지 않는 듯 보이는 신세대들의 사랑을 결코 사랑이라고 인정을 할 수 없는 것이 당연한 입장일 것이다.

다시 말해 구세대들이 신세대들의 사랑을 눈쌀 찌뿌리며 보게 되는 것은 구세대들의 시각이 신세대들의 사랑에 대한 개념을 오해하고 있거나, 신세대들의 이성간의 정신적 교감의 흐름을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무지이거나, 구세대가 동시에 오직 한사람만을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데 반해 신세대들은 동시에 여러 이성들과 사랑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신세대의 사랑이 이것들 중 어떠한 경우에 해당하는 것인지 나로서는 도저히 알 수 없지만 구세대에서 정상적인 삶을 살아온 사람이라면 신세대의 이런 사랑의 방식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닐 것이다.

원칙 없는 기준으로 단지 야한 장면이 적나라하게 나오지 않는 코믹한 내용의 영화인 까닭에 15세 관람가 등급을 받았을 듯한 이 영화를 아이와 함께 보면서 부모인 나로서는 불편한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 기분이 든 데는 아마도 주인공들이 그럴 수 있는 신세대가 아니라 그렇게 해서는 안되는 주름이 쪼글한 적지 않은 나이인 중년의 인물들이었기 때문에 더욱 그랬을 것이다.

분명히 그런 윤리의 시대를 산 사람이 아닌데 마치 신세대인 것처럼 신세대의 윤리에 따라 살아가는 여인에 대한 배신감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고리타분하고 시대의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답답한 꼰대라는 말을 들을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구세대인 나로서는 그 여인의 행위는 올바른 사랑에 대한 배신적인 행위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왜냐하면 여자들의 적응력이 아무리 좋다해도 구세대인 영화의 여자가 구세대의 윤리를 모두 다 잊고 신세대의 윤리를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받아 들였다고 보지는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이런 내용의 영화가 엄연히 청소년관람가의 등급을 받고 아이들이 이런 영화를 보고 있는 것은 어김없는 현실이다.

트롯처럼 느린 리듬의 윤리의 시대에 살던 구세대로서는 랩처럼 빠른 흐름의 윤리의 시대를 사는 신세대를 완전히 이해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인 것이고 법이나 윤리의 개념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바뀌어 가는 것이니만큼 구세대의 사고방식만으로 신세대에게 구세대의 윤리의식을 강제할 수는 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교육이란 문제와는 별도로 신세대의 일반적인 윤리가 그 어떠한 것이든 미래세대의 삶을 대신 살 수 없는 구세대가 단지 오래 살았다고 하여 신세대의 윤리를 강제할 수는 없는 것이 아닐까 싶다.

결국 구세대는 신세대들의 바뀐 윤리의식에 따른 방식을 인정해주고 구세대는 구세대의 윤리의식에 따른 방식대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현실을 받아 들이는 것이 옳은 일일 것이다.

세대간의 호불호의 문제일 뿐 트롯이 느리다 하여 랩에 비하여 열등한 리듬이라 할 수 없을 것이고, 랩이 빠르다 하여 트롯과 완전히 다르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며, 구세대가 너무 신세대의 윤리에 따라 살게 되면 사람이 추잡해 질 것이고, 신세대가 구세대의 윤리에만 따라 살려고 하면 생존이 불가능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세대들이여. 너무 걱정하지 말고, 또 자책하지 말고, 신세대들은 도무지 이해하지 못할 존재들이라고는 생각지 말자.

리듬이 빠른 랩이란 신세대의 음악도 리듬이 느린 트롯이란 음악이 있었기에 생겨날 수 있었던 것처럼 신세대들의 속도 빠른 윤리도 구세대들의 속도 느린 윤리에서 탄생한 것이니까.

그리고 그들은 그들대로 잘해 나갈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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