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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가피를 입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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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양승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70회 작성일 16-10-04 00:04

본문

부처님 가피를 입은 사람  

                               仁楚 양승만

 

 

대략 한 30년 전의 일이다.

양봉업에 주(株)를 넣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 꿀 뜨러 온 한 인부의 인생사 이야기이다.

심성이 좋고 부지런하며 인정이 많은 상냥한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의 말에 의하면 태어날 때부터 복이라고는 지지리도 없어

조실부모하고 보육원이며, 곡마단에서 자라 그때의

고생으로 키가 크지 않아 이렇게 왜소한 몸뚱어리라고 하면서

직업으로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밑바닥 일은 안 해 본 것이 없을 정도라고 한다.

이때의 나이만도 50대 초반으로 

가계가 빈약하여 설상가상으로 슬하에 자식마저 없어 가정 또한 불안정한 상태였다.

 

이로부터 대략 5~6년도 훨씬 더 지난 어느 날,

사무실로 찾아온 그의 모습을 보고는 한동안 멍하니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그런 나를 보고는 멋쩍게 웃으면서 

샘요~! 제가 이번에는 삭발했습니다고 하면서 인사를 한다.

자리하고는 찻잔을 들면서 하는 사연인즉슨

어느 한 중이 높은 이자를 주겠다면서 돈을 빌려 달라기에

전재산이나 다름없는 피 같은 돈을 몽땅, 암자를 담보한다는 각서 한 장

받고 빌려주었는데, 그만 연락이 없어 몇 차례나 찾아가도 헛걸음만 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어떻게든 만나 요절을 내고 말 생각으로 

암자에 묵으며 나타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이것이 하나 세월이더란다. 

 

결국, 지칠 지경으로 당장 먹고 지낼 경비도 바닥이 났고

갈아입을 옷도 없어 살펴보니 법당에 헌 가사 장삼이 있어 우선 갈아입었단다. 

그때가 마침 초파일을 목전에 둔 시기였다고.

그날, 면도기로 산적처럼 수북이 자란 수염을 깎다 보니 불현듯

머리도 밀어버리고 싶은 충동이 생겨 에라~! 하고는 단번에 시원스럽게

싹싹 밀어버렸단다.

그리고는 카세트에 꽂혀있는 테이프를 틀었더니, 

산속 계곡으로 울려 퍼지는 염불 소리에

지금까지의 버려진 흉가 같던 이미지는 말끔히 사라져버리더라고 한다.

그해 초파일에 들어온 쌀이 자그마치 1가마가 넘고 돈이 30만 원가량

들어 왔는데 눈이 확 뜨이는 데다가 이렇게 쉬운 벌이는 난생처음이었다고 

하면서 그 길로 지금까지 주저앉아버렸다고 한다.

또한, 신기하게도 불전함에는 떨어질 만하면 단돈 얼마라도 들어 오더라고 한다.

 

이제야 사는 길이 열린 것 같다면서,

아마도 부처님께서 자기를 이리로(승려의 길) 보내려고 그토록 어려운

고난의 긴긴 세월을 안겨준 것 같다면서 은혜로 여긴다고 한다.

승려는 승적이 있어야 하고 염불도 할 줄 알아야 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만.

그게 뭐 그리 대수겠느냐면서

염불은 반야심경만 계속 외워도 되더라면서, 나쁜 짓 안 하고 사는데

죄라면 머리 깎고 승복 입은 죄밖에는 없을진대,

이것이 죄라면 벌을 받으면 될 것이고, 더는 잃을 것이 없으니

걱정될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한다.

만나는 사람마다 스님! ´이라고 깎듯이 예를 하며 스님 칭호를 써 주는데

이것이 어디냐고 감지덕지한다.

아직껏 단 한 사람도 자기더러 누구냐고 의심하여 묻는 사람 없고,

절 비워 달라는 말도 없다면서 설령,

앞서 중이 나타나면 떼였던 돈 받게 될 것이고

아니면 함께 살아도 될 터인 적

이제 가면 다시는 속세에 오지 않겠다고 하면서 돌아서 가는 뒷모습이 영락없는 도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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