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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트) 콩 심은 데 콩 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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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길벗514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53회 작성일 17-07-04 13:44

본문

그 남자가 직장에서 갖는 몇 안되는 모임 중 한 군데에 콩을 못먹는 여자가 속해 있다.
남자가 그 사실을 알게 된 것은 한 달쯤 전의 일이다.


등산을 마친 후 모임 일행은 주차장 근처에 '여름별미 콩국수 개시'라고 써붙인 칼국수집에 들어가게 되었다.
다들 콩국수를 주문했고, "땀도 흘렸는데 시원한 콩국수를 먹지?" 라는 일행들의 권유를 마다하고,

여자는 혼자만 칼국수를 시켰다.
남자는 '따뜻한 칼국수도 오히려 괜찮지요. 대신 이 콩국물좀 마셔 보십시오.'라며 콩국물을 한 컵 얻어서 여자에게 건네 주었다.
여자는 '고마워요.'라고 답은 했지만, 콩국물을 한 모금도 마시지는 않았다.
버스를 타는 길에 여자는 "사실은 제가 콩이 들어간 음식을 못먹어서요."라고 했다.
"네? 왜요?" 남자가 묻자 여자는 "그냥, 어려서부터 못먹어요."했다.


콩 밥에서 콩을 골라내는 아이들은 가끔 있겠지만,

콩이 들어간 음식을 전부 못먹는 성인이 있다는게 남자는 신기했다.
'어려서 생 콩을 씹어 먹다가 비린내 때문에 토했던 걸까?

아니면 두부를 먹다가 이빨을 부러뜨린 적이 있는 걸까?'

 

그 날부터 남자는 콩 생각이(혹은 그 여자 생각이) 날 때마다 여자에게 문자 톡을 보내기 시작했다.
'콩나물이나 송편은 먹어요?'
'콩나물은 최근에 먹기 시작했고요. 송편 속은 안먹어요. ㅠㅠ'

 

'땅콩은요? 아몬드도?'
'땅콩은 콩보다는 나아요. 그리고 아몬드는 콩이 아닌데...'


'콩하고 팥을 구별하는 방법을 아시는가요?'

'아주 신나셨네요.ㅠㅠ'

 

'콩쥐가 좋아요? 팥쥐가 좋아요?'
'팥쥐 좋아하는 사람도 있나 뭐'

 

남자의 문자는 좀 더 학문적으로 발전하였다.
'콩에 관한 속담 중에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말이 있는데,

 제가 주말 텃밭을 좀 해보니까,
 콩 심은 데 풀 나고 팥 심은 데도 풀 난다로 바꾸는 게 맞을거 같아요. '


'콩을 밭에서 나는 쇠고기라고들 하는데,

 저는 밭에서 나는 다랑어라고 하는게 더 괜찮은것 같아요.'

 

'옛날부터 콩 씨앗을 심을 때는 세 알 정도를 한 곳에 넣어서,

 한 알은 흙 속의 벌레가 먹고,
 또 한 알은 날아다니는 새가 먹고,

 마지막 한 알을 사람들이 거두어 먹었다고 하네요.'
 
'콩의 뿌리에는 뿌리혹박테리아라는 동그란게 달려 있어서

 흙 속의 질소 성분을 모아 저장한데요.
 콩 스스로가 거름을 만든다는 거지요. 참 착한 식물입니다.'


이 정도가 되었는데도 여자는,'늦었는데 그만 주무시죠.'등의 답장을 꾸준히 보내왔다.

그러다가, 어느 날은 여자가 먼저 남자에게 문자 톡을 날려왔다.
'주말에 뭐하세요? 저 팥빙수는 잘 먹거든요.'

 

둘이 마주 앉자 여자가 물었다.
"콩에 대해 더 얘기할 게 있으세요?"
"네. 저기 눈에 콩깍지가 씌었다는 말이 있는데,

 그 말이 어떻게 생겨났는지는 정확히 모르겠던데요.
 아무튼 제 눈에 콩깍지가 씌인건 맞나봐요."

 

콩 타령은 여기까지고,

두 사람이 알콩 달콩 잘 살다가 새콩까지 얻게 될지 어떨지는 두고봐야 알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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