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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데자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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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길벗514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33회 작성일 17-07-11 09:38

본문

데자뷰(기시감 旣視感)란 말 그대로 이미 보았다고 느끼는 것이다.

즉 어떤 장소나 물건, 혹은 사건이나 상황이 이미 보았던 것이거나 겪었던 것이라는 느낌을 말한다.

나는 유독 유년기에서 초등학교 때까지 데자뷔를 많이 경험했다.

몇 가지의 데자뷰는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다.
예로 들면, 아버지와 어머니는 밭을 메고 계시고 아직 학교에 입학하지 않은 나는 밭 가의 큰 바위 위에서 열심히 놀고 있었다.

그 순간 높은 하늘에 은빛을 반짝이며 제트기 한 대가 천천히 지나간다.

그 순간 나는 "아! 이거 분명히 전에도 분명히 이랬었는데..."하는 강한 느낌을 받는다.

어린 나에게 당혹스럽기도 하고 약간은 무서운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전에 분명히 겪었다는 그 느낌은, 몇 달이나 몇 년 전에 겪었던 게 다시 기억나는 차원이 아니었다.

그냥 순수하게 머릿속 깊은 곳에 저장되어 있다가 불현듯 생생하게 되살아나는 그런 느낌이었다.

나는 '데자뷰'란 말이 이미 있다는 사실에 안도감을 느꼈는데,

그것은 남들도 이런 경험들을 겪고 있구나 하는 다행감이었다.

데자뷰는 뭘까?
심리학자들은 '무의식에 의한 행동이나 망각된 기억이 뇌에 저장되어 있다가 그것이 유사한 경험을 만났을 때 되살아나는 것'이라고 설명 한다. 어렵다.

그리고 죄송스럽지만 심리학자들의 말은 믿을 게 많지 않다.
(내가 군에 입대하여 훈련 받던 시절, 인근 국립대 심리학과 교수께서 교양 특강을 하러 오셨다.

강당에는 훈련생들이 백명 이상 앉았는데, 대부분이 콜록콜곡 기침을 계속해 대는 바람에 강의 진행이 힘든 상황이었다.

약간 기분이 상한 교수님은,

 "여러분들은 군대에 와서 마음껏 누리던 자유를 억압당한 것에 대한 심리적 저항을 이렇게 기침을 통해 암묵적으로 표출하고 있군요.

마치 아우슈비츠의 수용자들이 알파벳 B 자를 꺼꾸로 붙여서 나치에 대한 저항심을 보여주는 것과 비슷한 상황으로 보입니다." 라고 하셨다. 우리는 그냥 웃고 말았다.

그 때는 3월 하순이라 날씨가 싸늘 했고, 연병장에는 거짓말 안 보태고 흙 먼지가 30센치 정도 쌓여 있었는데, 거기서 몇 시간 빡빡 구르다가 강당으로 들어와서 앉았으니 기침은 저절로 터져 나온 것 뿐이었다.)

심리학이란 그런 것이다. 말이 되는 사실들로부터 말이 안되는 이론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시감의 정체는 뭘까?
실제로 이미 보거나 경험한 것은 맞다. 
그런데 그것은 몇 달 전, 혹은 몇 년 전에 겪었던 일을 잊고 있다가 다시 떠올리는 것은 아니다.
그건 지난 생애의 기억들인 것이다.
그래서 어린 시절에는 기시감을 많이 느끼다가 나이가 들면서 사라지게 된다.

현재의 삶은-최소한 유년기 정도는- 전생의 반복이기 때문이다.
어른이 되어서도 데자뷰가 계속 보인다면? 그 때까지도 전생의 삶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건 나혼자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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