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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에 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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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해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75회 작성일 18-08-12 07:00

본문

하루전부터 밑반찬을 만들고있다.

들깻잎 순 을 따서 팬에 볶고

감자를 깍뚜기처럼 썰어 맑은물에삶아 양념을한뒤 간장에조리고

오이지를썰어 물기를짜내 들기름에무치고

지난가을 김장김치에 참치통조림넣어 찌게를 끓이고

새참에 먹으라며 옥수수 쪄주고

풋고추따서 냉장고에 넣어두고

당일 아침에 사흘치 밥을지어 밥통에넣으면서

끼니 거르지말고 때맞춰 꼭 먹으라 하는


2박3일 여행 다녀오겠노라며 바쁜 아내에 뒷모습을 본다

그깟 사흘이 걱정이되어 이렇게까지 챙겨주는것이

내가 그동안 얼마나 아내에게 짐이되었었나하는 마음한켠에

이틀밤을 친구놈불러내어 술먹을생각만했던내가 부끄럽


밥통을 열어본다

밥이 하나 가득하다

이 밥을 사흘안에 다 먹어야한다

냉장고안에 반찬담은그릇이 여남은개가 넘는다

이것도 어느정도까진 비워야할게고

찌게솥은 때마다 데워 한여름더위에 상하지않게해야한다


밥해놓고 반찬만들어 놔둔게

내가 끼니거를까봐 그런것보담

이 인간이 당신없는동안에 개 싸다니듯할까봐서 

고도의 감시수단을 만들어놓은것만같다.

당신 여행다녀올시간 그동안에는

한끼도 거르지않고 먹어야만 

당신없는동안 아내에게 감사하며 

내가 정직하게 살아간다는것이 증명될터이니

이일을 어쩌면 좋으냐말이다.


그렇다고 달리 무슨 계획이있는것도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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