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최마하연5
페이지 정보
작성자 최마하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33회 작성일 18-08-22 23:47본문
2009년 8월 3일 월요일
12시 10분.
“♬어허라 디허라 쿵짜 어허라 디허라 쿵짜
어허라 디허라 쿵짜쿵짜 어허라 디허라 쿵짜~♬”
“♬월급은 몇 년째 제자리걸음 어허라 디허라 쿵짜쿵짜
물가는 껑충 잘도 뛰네 어허라 디허라 쿵짜쿵짜
~♬”
테이블에 놓인 난 화분 가지 위로 지나가는 고구마 이파리가 생생하다. 가까이 다가가보니 고구마가 담긴 머그잔에 물은 하나 없다. 종이컵에 남아있던 물을 그 머그잔에 부어주었다. 내가 처음 이곳에 오던 날부터서 그 사람의 책상위에 있던 거다.
“♬몇만원 드리는 용돈인데도 어허라 디허라 쿵짜쿵짜
기뻐서 춤추는 우리 엄니 어허라 디허라 쿵짜쿵짜
~♬”
2시 10분.
냉장고엔 물 하나 없고 음료수는 있지만 함부로 먹을 순 없는 일이다.
‘3시까진 해야 하는데’
“♬머리카락 떨어지면 좀 어때 좀 어때
대머리가 아니라서 천만다행(그래 그래 그래)
~♬”
“♬설거지 좀 쌓이면은 좀 어때 좀 어때
컵라면이 한번쯤은 맛은 별미
~♬”
책상위에는 슈퍼에서 500원가량 하는 생수가 하나 있다. 흔들어보니 한모금도 채 안 되는 물이 남아있을 뿐이다. 그것도 내가 처음 이곳에 오던 날부터서 있던 것이다. 그걸 마시고나니 아주 조금 나아졌다. 그리 오래가진 못했지만 말이다.
“♬비틀비틀 한잔하면 좀 어때 좀 어때
사람냄새 그런 것이 아니겠어(그래 그래 그래)
~♬”
“♬라라라라 라라라라라라라 라라라라 라라라라라라라~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어 봐요
우리 함께 우리 함께 사랑하며 삽시다
우리 함께 우리 함께 사랑하며 삽시다~♬”
냉장고 문을 몇 번이나 열었다 닫았다 했는지 모른다. 작은 유리병에 담긴 오렌지, 당근, 알로에주스.. 그리고 무슨 약인듯한 것이 담겨져 있는 물병.. 그 옆에 1.5리터짜리 먹다 남은 오렌지주스.. 그리고 캔 커피3개.. 그 중, 유리병에 담긴 오렌지주스를 하나 꺼내들고 뚜껑위에 덮인 비닐을 살짝 벗기려다 이내 만다.
‘아니야, 안돼’
‘아까 그, 물.. 고구마 주지 말고 그냥 둘 걸’
‘화장실에 가서 수돗물이라도 마실까?’
‘아니, 아니’
“♬고맙습니다 된장찌개 끓여주어서
고맙습니다 현관까지 배웅해줘서
~♬”
“♬고맙습니다 닭똥집에 소주 한 병도
고맙습니다 밤늦도록 기다려줘서
~♬”
“♬천번만번을 말한다 해도 해도 해도 부족한 그 말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너무너무 고맙습니다
너무 너무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잠깐만요, 너무 더워서”
3시가 되기 2-3분쯤 전에 그 사람이 왔다. 벗고 있던 가디건을 서둘러 입었다.
검은색 긴 바지에 목양말에 베이지색 운동화를 신고 5분도 쉬지 않고 노랠 하다보면 땀이 금방 송글 맺힌다.
“오후에 왔나 봐요?”
“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